[논픽션 연재] 평화대통령 한한국 (89)
[논픽션 연재] 평화대통령 한한국 (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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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한국 작가의 아내 윤소천 시인은 점쟁이가 예언하고 하늘에 계신 양가의 아버지가 허락하신 천생연분이었다. 그러나 부부의 인생길은 파란만장한 고난과 역경의 비탈길이었다. 그토록 어려웠어도 “15년간 어떤 일이 있어도 관에는 한글 평화지도를 무료로 기증하라!”는 계시를 실천해 왔는데, 2012년이 바로 15년이 되는 해이다. 한한국이 붓을 버리고 가수로 데뷔하자 아내 윤소천 시인은 만삭 매니저로 뒷바라지를 했다. 하지만 하늘의 엄중한 경고로 한한국은 다시 붓을 잡게 되었는데, 쓰나미처럼 밀어닥치는 역경에 두 번이나 자살 시도를 했다. 그럼에도 아내 윤소천 시인은 식물인간이 된 시어머니를 모시고, 한한국 역시 더욱 <평화지도>에 매진하여 오늘날 세계가 인정하는 세계평화작가로 우뚝 서게 된다.

파란만장한 젊은 날을 보낸 한한국은 10대를 지나 20대가 거의 끝나가는 27세가 되도록 여전히 무엇 하나 풀리는 일이 없었다. 이젠 군대까지 다녀왔으니 글씨를 쓰든 사업으로 성공하든, 자신만의 길을 확실히 열어가야 하는데 그냥 이리 갔다 저리 갔다 방황만 하는 심정이었다.

정말 이번 녹음실 사업은 꼭 성공을 해야 하는데…….’

그 무렵 밤무대 가수로 뛰던 한한국은 있는 돈 없는 돈 다 끌어 모으고 빚까지 내어 수유리에 동양녹음실을 차렸다. 고달픈 밤무대 가수보다는 차라리, 노래로 봉사하는 사람들의 데뷔 음반이나 노래를 좋아해서 자신의 노래를 기념 음반으로 내고자 하는 사람들을 타깃으로 녹음실을 차리는 것이 더 실속 있겠다는 생각에서였다. 당시에는 그런 바람이 불고 있었으므로 잘만 하면 녹음사업에 성공할 것 같았다. 그동안 다섯 개의 메들리 테이프를 만들면서 콘솔이나 릴 테이프도 다룰 줄 알게 되었고, 원래 기계를 다루는 눈썰미도 남달랐던 그였기 때문에 자신도 있었다.

하지만 사업의 성공 여부는 하늘도 잘 모르는 일! 답답한 그에게 누가 신림동에 아주 용한 점쟁이가 있다고 알려주었다. 그래서 찾아가니 골목 안에 대나무와 깃발이 걸린 점쟁이 집이 나타났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고개를 흔들며 방울을 요란하게 흔들던 점쟁이가 그를 보고 소리쳤다.

앉을 필요도 없으니 그냥 가!”

? 왜요? 점 보러 왔는데요.”

그럴 시간 없다고!”

찾아온 손님에게 이러시면 어떡합니까?"

화도 났지만 가라는 이유가 궁금해서 한한국이 강경하게 나가자 그제야 점쟁이도 조금 누그러졌다.

첫째, 타고난 재주가 따로 있는데 지금 헛짓을 하고 있어! 둘째, 내년 1월까지 귀인이 나타나는데 그 귀인을 못 잡으면 40이 넘어도 장가를 못 가!”

한한국은 너무나 기가 막혔다. 점쟁이 말대로라면 사업도 안 되고 마흔이 넘도록 장가도 못 간다니 큰일 났다 싶었다. 그래서 재차 물었다.

귀인은 언제 어디서 만납니까? 지금 사업은 잘 될까요?”

귀인이나 빨리 만나도록 해! 사업? 그게 문제냐! 어서 진짜 해야 할 일이나 하라고!”

그러고는 돈도 안 받고 점쟁이가 그를 내쫓아 버렸다. 전철을 타고 돌아오면서 한한국은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나이가 많든 적든 눈이 마주치는 여자가 인연이 아닐까 싶어 살펴보았지만 헛수고였다.

 

한한국이은집 공저

▲ ●작품명: 코리아 ●제작년도: 20011년 ●작품크기: 가로 1m 80㎝x세로 2m 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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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경 2013-09-11 11:28:06
점쟁이도 그 사람의 타고난 재주를 아나봐요. 헉~ 읽으면서 소름이 돋는군요. 한작가님이 할 일이 있는데 다른것을 하고 있다고 얘기한 것도 참 신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