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픽션 연재] 평화대통령 한한국 (92)
[논픽션 연재] 평화대통령 한한국 (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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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시인, 내일은 가볼 데가 있습니다.”

한한국이 가려는 곳은 군대 있을 때 알게 된 곳으로 송추의 예맷골이란 유명한 레스토랑이었다. 이것이 그녀와의 실질적인 첫 데이트인 셈이었다.

이때부터 두 사람은 꼬박 사흘 동안 차 안에서 밤새도록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러나 두 사람 사이에 본격적인 연애감정이 싹트기 시작하자, 윤 시인의 집에서 반대가 극심했다.

글씨가 밥 먹이냐? 딴따라가 웬 말이냐?”

한한국은 장인장모 되실 분들을 만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 무렵에 그는 현실과는 반대의 꿈을 꾸었다.

? 장인이란 분은 나를 보면 밥그릇이라도 던질 터이데 왜 이리 반겨주시지?’

꿈에 한한국이 온양으로 처음 장인을 만나러 가자, 밥을 먹던 장인이 방문을 열고 반기며 어서 들어오라고 하는 것이었다.

잘 왔네. 어서 내 딸과 결혼해 주게.”

하지만 꿈속에서도 반대한 사실이 생각나서 ? 웬일이시지?’ 하며 기분 좋게 마루에 오르는 순간 잠에서 깨어났다. 새벽 3시였다.

, 참 이상한 일이다. 그토록 반대하신다는 장인 되실 분이 결혼을 허락하시다니…….’

이때까지만 해도 한한국은 윤 시인의 아버지가 돌아가신 줄 모르고 있었다. 너무도 생생한 꿈이어서 기쁜 마음에 윤 시인에게 전화를 하고 싶었다. 그러나 새벽시간에 전화를 걸기가 뭣해서 한참을 망설이다가 만약 전화벨이 두 번 울릴 때까지 받지 않으면 끊으리라 마음을 먹고 수화기를 들었다. 그런데 신호음이 두 번 울리기도 전에 그녀가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한한국입니다.”

, 이 밤에 무슨 일이세요?”

저 이상한 꿈을 꾸어서요.”

그가 자초지종을 설명하자 그녀가 깜짝 놀라며 대답했다.

세상에, 한 선생님! 저도 똑같은 꿈을 꾸었어요.”

윤 시인은 그녀의 집이 아닌 한한국의 집인 화순에 찾아가서 그의 아버지를 만났는데, 머리에서 발까지 이불 호청을 둘러쓰고 누워 계시던 아버지가 머리를 내밀고 아가야, 어서 오너라! 잘 왔다!” 하시면서 반기더라는 것이다. 이미 양가 아버지는 두 분 다 돌아가신 터인데, 이렇게 비슷한 꿈을 꾸다니 신기하면서도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이런 일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단 말인가.

윤 시인, 내일 아침 11시에 도봉산 입구 버스정류장에서 만나요.”

어디 가게요?”

그냥 나와요!”

도봉산에 무량도사란 철학관이 있는데 아주 용하다는 소리를 들었기 때문에 한번 꿈 해몽을 해보고 싶어서였다.

관세음아멘! 나무아미알라신!”

한참 주문을 외우던 무량도사가 꿈 풀이를 시작했다.

한 총각과 윤 낭자는 천상에 계신 양가 부친들께서 허락해 주신 천생연분이니 거두절미하고 나이도 환경도 초월해서 빨리 혼사 택일을 하시오.”

그때부터는 일사천리였다. 3개월 후인 1995618일 바로 한한국의 생일날에 두 사람은 결혼식을 올렸다.

하늘의 아버지들께서 허락하셨고, 점쟁이들도 예언했으며, 더구나 글씨를 쓰고 노래하고 시를 짓고 낭송을 하는 이 둘이 만났으니, 이보다 더 환상적인 인생의 동반자 또 있겠는가. 그런 생각에 두 사람은 오로지 기쁘고 고맙고 행복할 뿐이었다.

 

한한국이은집 공저

▲ ●작품명: 독도 ●작품크기: 가로 2m 80㎝ x 세로 1m 30㎝ ●제작년도: 20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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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영 2013-09-23 18:38:39
인연인란 윤시인과 한작가님 처럼 운명적으로 만나는 건가봐요
천생연분은 이럴때 쓰는 말인가봐요

강철민 2013-09-22 17:22:43
이 분은 인생 자체가 특이하네요. 평범하지 않다는것은 알겠는데.. 저렇게 꿈까지 똑같이 꾸웠다는것은 저로서는 믿기기 좀 힘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