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찬일 (사)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

 
2010년 중단되었던 이산가족 상봉이 다시 재개될 전망이다. 개성공단 문제 해결에 진전을 본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8.15 경축사를 통해 추석을 전후해 이산가족 상봉을 재개할 것을 북한에 정중하게 제의하였다. 이산가족, 그들은 누구인가. 분단시대 이산가족들처럼 원한의 상처를 지니고 사는 사람들이 또 있을까. 이산가족들이 헤어진 혈육들을 다시 만나고 고향땅을 밟아보게 만들기 위해 우리는 오늘도 ‘우리의 소원은 통일’ 노래를 부르고 있는 것이다.

남북 분단으로 인해 1000만 정도의 이산가족이 발생했으며, 남북 적십자사 간 이산가족 상봉에 대한 논의가 1973년부터 진행되어 왔으나 실행되지 못해 왔다. 그러다가 1985년 <남북이산가족 고향방문단 및 예술공연단>으로 역사적인 첫 상봉이 이루어졌다. 당시 남측 35명과 북측 30명만이 가족을 만났다. 제1차 고향방문단 교환 후 2차 방문단에 대한 협의가 있었으나 이루어지지는 못했다.첫 상봉 이후 15년이 지난 2000년, 6.15 남북정상회담 결과가 발표된 ‘6.15 남북공동선언’에서 이산가족문제 등 인도적 문제를 조속히 해결하기로 합의했고, 이후 남북적십자회담이 개최되어 이산가족방문단 교환, 생사·주소 확인, 서신교환 등 시범적 사업이 논의되었다. 그리고 2000년 8월 역사적인 제1차 이산가족방문단 교환이 성사되었다. 그리고 2005년 8월 15일에는 분단 후 처음으로 서울과 평양, 그리고 평양과 인천·수원·대전·대구·광주·부산 등 남쪽 도시를 서로 연결한 화상상봉이 이루어졌다. 남쪽에서 상봉자 20명과 그 동반가족 57명이 북쪽 가족 50명을, 북쪽에서는 상봉자 20명이 남쪽 가족 79명을 각각 화상으로 상봉해, 모두 226명이 참여했다.

2013년 1월 현재까지 총 18차의 방문상봉이 이루어졌고, 2010년 제18차 방문상봉 1차 행사 때는 북측의 상봉 신청자 97명과 남측 가족 436명, 총 533명의 이산가족이 재회하였고, 제18차 방문상봉 2차 행사 때는 남측의 상봉 신청자 96명이 북측 가족 207명을 만났다. 그리고 화상상봉은 총 7차까지 이루어졌다. 2007년 11월에 열린 제7차 화상상봉 행사에는 남ㆍ북 39가족씩 모두 78가족 500여 명이 참가해 남북을 광 전용망으로 연결한 화상회의 시스템을 통해 만남을 가졌다. 그러나 남북 이산가족 상봉은 2010년 말 터진 북한의 연평도 포격 사건 이후 중단된 상태이다.

5.24조치로 북한에 대한 억제정책이 실시되면서, 또한 금강산 이산가족 면회소가 문을 닫다보니 자연 이산가족 상봉은 중단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통일부와 대한적십자사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이산가족정보통합시스템에 따르면 2013년 7월 31일 현재 이산가족 신청자는 12만 8842명이며, 이 가운데 생존자는 7만 2882명이다. 또, 70살 이상 고령자가 80%를 차지하고 있다. 헤어진 혈육들의 얼굴이라도 한 번 보고 죽고 싶어 하는 이산가족들의 한도 풀어주지 못한다면 과연 남과 북 당국은 무슨 정권이랍시고 간판을 달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북한 당국은 여기서 더 깊은 책임을 느껴야 할 것이다. 이산가족들이 모두 상봉하는 날이 바로 통일의 완성이라고 할 수 있다. 역사는 기록할 것이다. 남과 북 어느 정권이 이 시대 분단의 상처를 치유하고 통일을 위해 열정과 노력을 기울였는지를….

현재 남북관계는 대단히 희망적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박근혜 정부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에 따른 원칙과 신뢰의 바탕 위에 개성공단 문제가 해결의 장도에 들어가고 DMZ세계평화공원 건립도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분단체제를 끝내는 일은 분단의 물리적 공간부터 없애는 것이 출발이라고 할 때 비무장지대의 평화공원화는 일대 혁명이 될 것이다. 여기에 이산가족 상봉 등이 순리적으로 진행된다면 우리 민족의 통일프로세스는 더욱 가속화되게 될 것이다. 이산가족들의 기쁨의 눈물이 바다를 이루고 비무장지대가 총검의 숲에서 평화의 꽃마을로 변해가는 그림이 상상되지 않는가. 한민족의 통일은 21세기 문명사적 기적으로 남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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