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의 패러다임 바꿀 제3차 산업혁명

석호익 통일IT포럼 회장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초빙연구원

 
최근 CAD(컴퓨터 이용 설계) 프로그램으로 설계한 컴퓨터 파일에서 입체로 된 물체를 인쇄하듯 실물 모형을 만드는 3D프린터의 발전과 확산이 주요화두로 등장하고 있다. 세계경제포럼(WEF)은 금년 2월 미래 10대 기술을 발표하면서 3D프린터를 두 번째로 포함시키고 있으며 포린 폴리시(Foreign Policy)지는 2013년에 주목받을 10대 뉴스로 선정했으며 이코노미스트(Economist)지는 “3차원 인쇄는 100년 전 포드가 자동차 대량생산을 시작한 것과 맞먹는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3D프린트는 1980년대에 처음 도입된 이 미래 장비 가격도 워낙 비쌀 뿐만 아니라 용도도 주로 기업용 프로토타입 제작 등에 제한적으로 사용됐으나 최근에는 저가 보급형 제품이 등장하면서 본격적인 상용화 단계에 진입했고 용도도 자동차, 항공‧우주, 방위산업, 가전제품, 인공 치아나 인공 뼈와 관절 등 보형물, 의료장비 등과 수술 등 의료, 건축, 교육, 애니메이션, 엔터테인먼트, 완구류, 패션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제품개발과 활용 범위를 확대해 가고 있다. 또한 시장조사 기관인 Wohlers&Associates에 따르면 세계시장 규모도 지난 2011년 17억$ 규모에서 2019년에는 65억$ 규모로 연평균 18%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따라서 3D프린터는 아직도 시작단계에 불과하지만 급격히 발전하고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가까운 미래에 제조업은 물론 우리의 삶과 사회 전반에 큰 변화와 혁신을 유도하고 근본을 바꾸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미국 오바마 대통령은 올해 초 첫 국정연설에서 3D프린터 기술을 ‘제3의 산업혁명’이라 언급하면서 “3D컴퓨팅은 거의 모든 제품의 제작방식을 혁신할 잠재력이 있다. 3D프린터를 통해 미국제조업을 부흥시키겠다”고 공언했다. 오바마 정부는 이미 2012년에 민관공동혁신재단으로 3D프린팅 관련 연구소인 NAMII(National Additive Manufacturing Innovation Institute)를 설립했고 정부 3000만$, 참여 컨소시엄 4000만$를 투자해 3D프린터를 통해 미국 산업을 부흥시키겠다는 목표로 관련 연구를 전개하고 있다.

EU도 2010년 영국 노팅엄대와 세필드대 등 3D프린터 연구센터를 만들어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있고 독일의 프라운호퍼 연구소는 20여 대의 3D프린터를 설치해 기술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중국도 2012년에 베이징에 주요 교육기관, 협회, 기업 등이 참여한 ‘3D프린터 기술산업연맹’을 설립해 산관학 협력으로 산업표준을 제정하고자 노력하고 정부도 정책적 지원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시장환경과 활용은 증가하고 있으나 제품개발은 아직 미약하고 외국제품이 국내시장을 장악하고 있으나 일부 의료 분야에서는 선진국을 앞지르고 있다는 보도도 있다.

3D프린팅 기술의 중요성을 고려할 때 우리나라에서도 적극적인 투자확대와 기술개발 및 산업육성을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최근 우리 정부도 금년 6월 초 3D프린팅산업 발전전략 포럼을 열고 3분기까지 3D프린터 산업육성을 위한 구체적인 정책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하니 다행한 일이자 그 기대가 크다 하겠다. 그러나 3D프린트 기술에도 빛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그림자도 있다. 불법복제가 늘어날 우려가 그것이다. 최근 미국의 디펜스 디스트리뷰티라는 단체의 3D프린터를 이용한 총기 제조, 레이(Ray)라는 해커가 수갑열쇠를 대량 복제할 수 있는 방법의 유출 등의 인쇄복제 범죄와 특허전쟁 등의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이 또한 국내에서 대책도 필요하지만 국제 간 공조체제를 구축해 꾸준히 해결책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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