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7월 27일, 이 날은 정전 60주년을 맞는 날이다. 동족상잔의 상흔(傷痕)을 안은 채 60년이란 긴 세월을 감내(堪耐)해야 했다.

지난 21일에는 경기도 파주시 적성면 답곡리에서 아주 특이한 행사가 진행됐다. 6․25전쟁 당시 북한군과 중국군 등 전사한 군인들의 넋을 기리고 영혼의 화해를 통해 평화와 통일 그리고 상생을 기원하는 ‘북ㆍ중군묘지평화포럼임진평화제’가 ‘북ㆍ중군묘지평화포럼’ 주최로 열린 것이다.

소위 적군묘지라 불리는 이 북ㆍ중군묘지를 조성할 때, 6․25 참전 전우회 등 일부 단체의 북ㆍ중군 묘지 단장 추진 반발에 부딪힐 때, 오늘까지 이 묘지를 조성해 온 묵개(黙介, 서상욱)선생은 “자신과 싸우다가 죽은 적에게 정중하게 경의를 표하는 게 진정한 용사다”라고 하자, 그 말에 그들의 마음이 움직이기 시작했다고 한다. 60년 전 소년 또는 청년의 나이로 영문도 모르는 채 서로 전쟁터로 끌려와 이름 모를 산야에서 조우한 산자와 망자, 이제 한 쪽은 살아서, 한 쪽은 유해가 돼 서로 만났다. 작은 유골 단지를 잡은 80대 노병의 손은 떨리고 있었다. “친구야, 잘 가, 저 세상에선 싸우지 말자.” 진정한 화해와 평화가 이루어지는 극적인 순간이다. 어쩌면 “원수도 사랑하라”는 성서의 가르침을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기도 하니, 결과적으로 종교의 궁극적 이념인 평화를 총부리를 겨눴던 원수를 사랑함으로 실현해 냈다.

이 북ㆍ중군 묘지는 6․25전쟁 때 전사한 북한군과 중국군의 유해를 안장한 곳이며, 서부전선 최전방이었던 경기도 파주시 적성면에 위치해 있다. 제네바 협정과 인도주의 정신에 따라 지난 1996년 6월 1차 조성됐으며, 총면적 6099평방미터(약 1845평)인 이곳엔 총 1102구의 북ㆍ중군 유해가 묻혀 있다. 물론 무장공비나 수해 때 떠내려 온 북한인도 포함돼 있으며, 이들의 묘비는 북한 개성 송악산 쪽을 바라보고 있다. 이들은 안타깝게도 북한 중국 모두 유해 인수(引受)를 꺼리고 있기에 고향으로 돌아갈 수 없는 망자의 신세다.

그러나 이들 민간단체의 이 작은 운동이 이미 영혼의 화해와 평화를 가져왔으니 평화는 시작된 것이며, 그들의 소망도 곧 이루어지리라 믿는다.

오늘날은 시대분별이 요구되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반목과 질시, 분열과 분쟁 그리고 폭력과 전쟁이 판을 치는 세상 같지만, 서서히 위력은 구시대의 유물이 되어가고 도의로 인한 평화가 세상을 뒤덮을 것이다.

일제 강점기를 보내면서 김구 선생은 민족의 미래를 ‘나의 소원’이란 글을 통해 “나는 진정한 평화가 우리나라로부터 우리나라로 말미암아 실현되기를 원한다”고 예단해 놨다. 이루어지지 않을 것 같은 통일 그리고 평화, 그러나 이 한반도에서 극적인 반전의 역사로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확신할 수 있는 것은 때가 되어 있어지는 징조들이다. 그리고 평화는 언급한 바와 같이 종교의 궁극적 이념이다. 따라서 신의 섭리 가운데 있어지는 신의 역사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관심이 가는 것은 60여 년 전 동족상잔이라는 이 비극의 현장에 소년병으로 참여했던 한 노병이 있다. 그는 지금 지구를 몇 바퀴 돌며 세계평화를 실현시키기 위해 불철주야 뛰고 있는 평화 운동가 이만희 회장이다. 이름 모를 산야에서 영문도 모른 채 불려 와 북ㆍ중군묘지에 유해로 안치된 적군과 싸워야 했고, 또 전우들의 시체를 넘어야 했던 소년병은 죽어가는 전우들과 전쟁이 없는 평화의 세상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그리고 그는 지금 그 약속을 이루어가고 있다.

각국 대통령을 만나 각국 젊은이들이 전쟁에 참여하지 못하게 하기 위한 수단으로 전쟁종식이라는 국제법 제정과 함께 그 국제법에 각국 지도자가 서명할 것을 제안하고, 제안을 받은 지도자들은 한결같이 동조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또 세계평화광복을 위해 국제청년평화그룹에 세계청년들이 가입함으로써 전쟁에 참여할 청년들은 이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게 되니 전쟁은 종식되고 평화는 오게 된다는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을 세계 각국 언론은 적극 보도해 평화의 세계를 하루라도 앞당길 것을 강력히 주문하고 호소하고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지난 5월 25일 평화의 문에서 ‘2013 세계평화광복 국제청년평화그룹 걷기대회’와 함께 ‘평화선언문’을 선포함으로써 사실상 세계평화는 시작됐다.

정전 60주년, 어둡고 긴 터널을 뚫고 나와 이제 온 세계가 주목하는 나라로 비상하고 있다. 거기에 통일과 평화의 징조들이 우리를 고무시키고 있다.

“그 등불 다시 켜지는 날에 너는 동방의 밝은 빛이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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