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민속박물관 ‘쉼’ 특별전

▲ 왼쪽 위부터 자리와 등(하지훈 작), 죽부인(조선 후기), 괴나리봇짐과 짚신, 금강산도(일부)와 담뱃대-봇짐 메고 담뱃대 입에 물고 금강산에 오르는 모습, 호박저고리(금기숙 작품)와 모시저고리, 두루마기(조선 후기) (사진제공: 국립민속박물관)

국립민속박물관 ‘쉼’ 특별전
민속자료와 현대 기술 접목
증강현실 도입해 이색 체험
‘한여름 밤 꿈’ 애니 상영

[천지일보=박선혜 기자] 무더운 여름, 바쁜 일상을 탈피해 박물관에서 피서 한 번 제대로 즐겨보자.

국립민속박물관이 24일부터 9월 23일까지 여는 ‘쉼’ 특별전에는 ‘쉼’과 ‘여유’를 주제로 한 다양한 유물의 민속자료들이 전시된다. 또 단순히 전시뿐만 아니라 신기술이 접목된 실험 공간에서 특별한 체험도 할 수 있다.

전시에는 금강산을 담은 ‘금강산도’, 단출하게 먼 길 떠나는 나그네 여행품인 ‘괴나리봇짐과 짚신’, 엘리자베스 키스의 ‘장기두기’, 보기만 해도 시원스러운 ‘등등거리’ 그리고 ‘표주박’ 등을 비롯한 민속자료와 전통을 재해석한 ‘호박저고리(금기숙 作)’ ‘jari’ ‘larva lamp(하지훈 作)’을 비롯한 현대 작품 등 총 118점이 선보인다. 또 ‘노 저어 배 타고 금강산 유람하기’ ‘연꽃과 모란의 만개(증강현실)’ 같은 새로운 매체를 통한 체험 기법 6종이 소개된다.

특히 이번 전시는 서서, 앉아서, 누워서, 보고 듣고 느껴보는 전시를 구현해 눈길을 끈다. 관람객은 금강산을 유람하고, 대청에 앉아 자연의 풍경과 소리를 느끼고, 잠자리에 누워 꿈속 여행을 떠나본다. 연꽃과 모란, 나리꽃이 봉우리에서 만개하는 모습의 증강현실(AR: Augmented Reality)도 체험해 볼 수 있다.

박물관은 이번 전시를 통해 ‘관람’이라는 관람객의 고정 패턴을 탈피해 ‘체험’과 ‘쉼’을 통한 ‘쉼터’로서의 박물관으로 다가가고자 했다.

전시장은 전통건축의 미감과 공간을 현대적으로 해석해 연출했고, 투과하는 재료들로 각 부를 구획하고 연결하며 다음 장면에 대해 호기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도록 조성했다.

박물관 민속자료가 현대 신기술과 접목된 코너는 번잡한 일상에서 벗어나 자연으로 돌아가 쉬라고 손짓하는 영상으로 시작된다.

1부 ‘푸른 그늘 실바람에 새소리 들레어라’는 가벼운 차림으로 금강산과 명승지 여행을 떠나 본 자연과 그 속에서의 ‘쉼’을 느끼는 공간으로, ‘금강산도’ ‘백자금강산형연적’ ‘괴나리봇짐’ 등을 소개한다.

2부 ‘홑적삼에 부채 들고 정자관 내려놓고 있자니’에서는 모시 적삼 속에 등거리를 걸치고 대청에 앉아 자연의 풍광과 소리를 보고 들으며 쉬는 공간이다. ‘등등거리’ ‘모시 적삼’ ‘거문고’ ‘바둑’과 전통을 재해석한 작품도 선보인다.

3부 ‘한여름 밤 꿈, 속세를 벗어나니’는 편안하게 누워서 밤하늘 별빛을 감상하고 금강산 여행길에서 만난 이들을 꿈에서 재회하며 몸과 마음의 ‘쉼’을 가져오는 공간으로 구성됐다. 애니메이션 ‘한여름 밤 꿈’이 상영된다.

국립민속박물관은 “관람객은 자연으로 들어가 여행객이 되고, 대청마루 위 주인이 돼 낮잠을 즐기며, 바쁜 일상을 벗어나 무더위와 생업을 잊고 ‘나’를 발견하면서 진정한 ‘쉼’이 무엇인지 고민하게 될 것”이라며 “유물에 담긴 지식 습득과 이해에 얽매이기보다는 편안한 마음으로 영상물과 전시자료를 둘러보는 ‘쉼’을 통해 몸과 마음의 치유가 이뤄지는 박물관에서의 새로운 경험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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