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잎새

佳詠 김옥자
 

하나 건너 하나씩 매단 차이나 간판
달빛에 만조를 띄우다
그리니치 빌리지에의 가난한 촌을 걷는다.

오 헨리, 잔시 삶의 마지막 잎새로
이 거리를 남게 해주소서

골목 처마밑에 웅크린 한동안 익숙했을
두서넛 값싼 소문들과
연변 교포 아가씨
엉덩이 물오른 달밤

불켜진 창 기웃대는 진돗개 컹컹 짖는 소리
돛대 달고 서녘에서 바람불다

재개발 투기꾼들 벌건 눈에 감기는 태엽의
참혹한 속도에 땅거미도 숨을 죽인다

집 몇 채쯤 통째로 집어삼킬듯
무리 지어 아귀다툼하다

총총 달무리로 넘어가는 마을 담장에
흑백 판염으로 찍히는 마지막 잎새

 

 
-약력-
現 문학광장 발행인
前 둥지문학 詩 심사위원
前 서정문학 詩 심사위원
UN 백서 작가
서정문학상 본상 수상
국가상훈 현대시 주역들에 등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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