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 정

차정숙

20년 전

“저는 노래 부르는 설운도라고 합니다….”

커피 속에 들려오는 젊은 청년의 목소리
황금찬 시인을 보고 점심을 대접하려 했지만
갑작스런 스케줄로 돌아가야겠기에 봉투를 건네준다
계산을 하니 얼마의 돈이 남았다

강산이 두 번 변한
낡고 삭아 누더기 되었을 시간
잊지 못해 가슴앓이 하는
1세기를 무너뜨리는 기개에도 순정이 날고 있었다
버려도 그만인데
수정 품 듯
가슴 한 켠에 숨겨 놓고
생각 날 때마다 하얀 봉투를 비벼본다
검은머리가 망각하는 세월 앞에
시각이 여삼추라
곧 만남은 다가오는데….

*황금찬 시인의 ‘감사했던 그 청년’ 중 인용

 
-약력-
문학광장주간
시낭송가
구로문화센타 시낭송 강사
웃음치료사
레크리에이션 강사
POP 강사
여성문학회 회원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