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참밍 김정영 대표 인터뷰

▲  ⓒ천지일보(뉴스천지)

위안부 할머니들 만나고 ‘전쟁’ ‘평화’ 의식 재고해
참회의 200만배 운동 “일본에서도 평화선언할 것”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전쟁을 겪어보지 않은 우리 세대는 평화에 대해 방관했고, 무관심했습니다. 그러나 전쟁은 우리 모두의 책임이며 평화를 만들어내는 것 또한 우리 모두의 몫이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신체적으론 연약한 여성이지만 마음은 대장부다. 그는 앞으로 세계가 ‘평화’를 누릴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을 해보겠다고 다짐한다. (사)참밍 김정영 대표다.

봄을 시샘하듯 꽃샘추위로 기승을 부리며 손발을 얼어붙게 한 4월 중순 그를 만났다.

김 대표는 오는 6월 8일 광화문서 개최할 ‘2013 평화선언식 및 참회 200만 배 힐링 콘서트’의 홍보격 행사로 추위를 이기고 있었다.

위안부 할머니들을 만나며 기획하게 된 행사다. 그는 위안부 문제가 비단 피해 할머니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세계여성인권의 문제라고 봤다. 아울러 평화를 위한 도움닫기 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처음부터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한 캠페인을 벌인 것은 아니에요. 작년 4월 케이블 TV 관계자로부터 경기도 광주의 ‘나눔의 집’을 소개받았어요. 조계종에서 운영하고 있는 위안부 할머니들을 모시고 있는 시설이었어요.”

참밍은 외교통상부 산하 비영리 법인으로 원래는 청소년과 여성, 봉사자들을 위한 교육 등을 주로 하고 있었다. 하지만 나눔의집을 방문하며 생각이 바뀌었다. 지나간 역사라고 덮고 넘어가기엔 위안부 할머니들의 사연이 안타까워 그냥 있을 수가 없었다.

“할머니들을 만나고 진심으로 사죄하고 참회했어요. 일본에 대한 할머니들의 마음이 어떤지 알았기 때문만은 아니었어요. 우리가 그동안 너무도 이분들에게 무관심했다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할머니들은 용기를 내서 사회에 위안부의 진실을 밝혔지만 돌아오는 것은 국민의 방관이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할머니들은 더 큰 상처를 받고 있었어요.”

경기도 광주 나눔의집에는 제2차 세계대전 때 일제에 의해 성적 희생을 한 생존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 7명이 살고 있다. 1992년 조계종을 주축으로 할머니들을 위한 모금 운동이 벌어졌고, 마포구 서교동에 처음 개관했다. 이후 명륜동과 혜화동을 거쳐 경기도 광주로 이주했다. 이곳에서는 매주 할머니들을 대상으로 한글수업과 그림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할머니들에게 봉사하며 전쟁에 대한 경각심과 평화를 위한 갈망이 생겨났고, 결국 김 대표를 비롯한 참밍 봉사단은 구체적인 실천을 위해 계획을 짰다. 위안부 할머니들도 함께했다.

“이 할머니들은 전쟁의 아픔이 어떤 것인지를 알고 계세요. 그래서 ‘다시는 자신과 같은 피해자가 나와서는 안 된다’ ‘전쟁은 가해자 피해자 모두가 다 피해자다’라면서 평화운동을 하고 있어요.”

그 첫발이 지난 2012년 8월 참밍은 위안부에서 희생된 20만 명의 영혼을 위해 제주도 성산일출봉에서 20만 배 참회 운동을 시작했다. 이 자리에는 위안부 할머니를 비롯해 10대 청소년들이 참석해 의미를 더했다.

“제주도에서 시작한 이유는 하나에요. 제주도가 평화의 섬이기 때문이에요. 일본에도 비슷한 섬이 있는데 오키나와에요. 그래서 제주도에서 한 번 행사를 개최하고 일본으로 가서 행사를 또 개최할 계획을 하고 있어요.”

그는 제2차 세계대전 전범들을 합사한 야스쿠니 신사에 일본 아베 내각이 각료들이 버젓이 참배하는 등 상황에서 이러한 활동은 마치 계란으로 바위치기 격이 될지도 모른다고 걱정했다.

하지만 우리 국민들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일본에 간다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란 희망을 갖고 있다. 그래서 홍대, 서울 상암 월드컵경기장 등에서 먼저 200만 배 운동과 힐링 콘서트를 진행했다. 6월 8일에는 광화문에서 대대적인 행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사단법인 참밍(참ing)은 기아와 빈곤, 인권 유린, 교육의 부재, 가치관의 혼란으로 고통을 당하고 있는 지구촌의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에게 국경과 종교와 인종을 초월해 참된 봉사를 실천하고자 하는 NGO 단체이다.

2008년 8월 국내 20대 청년 10명이 아시아, 아프리카 어린들을 돕기 위해 뜻을 모아 설립했다. 참밍은 라이베리아 식수펌프 사업과 교육지원, 캄보디아의 장학지원 사업을 비롯한 국외봉사를 활발히 진행해오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청소년 교육봉사, 시설 방문 봉사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또 인권운동 교육부분, 의료복지부분 등 다양한 봉사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참밍은 단순히 도움을 주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도움을 받은 청소년들을 이 세계를 살리는 참 지도자로 육성하는 것을 최종 목표로 삼고 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