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방송문화교류협회 임철식 회장

▲  한일방송문화교류협회 임철식 회장이 12년째 순수 민간단체로 문화예술 활동을 펼쳐오고 있는 협회를 소개하고 있다. 임 회장은 문화예술 교류를 통해 마음의 교감을 함께할 수 있다고 말한다. ⓒ천지일보(뉴스천지)

한국 전통문화 공연으로 일본과 마음의 교감 펼칠 것
孝 알리기 위해 조기교육 필요… 본지 ‘효캠페인’ 추천

한일 월드컵이 한창 열리던 2002년 한일 양국 간 문화 교감의 필요성을 위해 첫발을 내딛은 사람이 있다. 12년째 순수 민간단체로 문화예술 활동을 담당해오고 있는 ‘한일방송문화교류협회’의 임철식 회장이다.

협회를 소개해 달라는 질문에 그는 “순수민간 단체로서 문화예술을 통해 마음의 교감을 함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협회는 공연, 전시회, 이벤트 기획과 언어연수 및 세미나, 각종 문화사업 등으로 한일 간 소통에 역점을 두고 활동하고 있다.

◆양국의 생활 알려주는 가교역할

임 회장의 설명처럼 협회는 정치적 이슈를 벗어나 순수민간차원의 문화교류를 진행해오고 있다.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해 문화 전반에 이르기까지 양국의 생활을 알려주는 가교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문화교류에 대해 “한일 전통문화를 대표하는 공연을 통해 양국 문화를 이해하고 좋은 점은 수용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렇게 될 때에 서로 소통하는 계기가 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임 회장은 “비록 언어, 생활습관, 인식의 차이가 있지만 문화공연을 통해 조금씩 그 차이가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서로 동등한 입장에서 협력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마음의 교감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물론 임 회장도 처음에는 일본에 대해 거리감을 느꼈었다고 한다. 어딘가 차가워 보이기도 하고 알지 못할 거리감이 있었지만 문화예술 교류를 통해 점차 그들의 문화를 이해하게 됐다고 한다.

이에 임 회장은 ‘K-POP’ ‘J-POP’ 공연과 한복 페스티벌을 통해 양국의 문화를 알려주는 행사를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3년째 펼쳐오고 있다.

그동안 활동해 오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으로 임 회장은 도쿄 지바현의 작은 마음 야치요시 향토박물관에서 열린 무료 공연을 꼽았다.

임 회장은 “당시 일본인 약 240명의 관객을 무료로 초대해 한‧일 문화예술 공연을 펼쳤었다”며 “한국의 가야금으로 일본민요 사쿠라(벚꽃)를 연주하고 일본의 코토(가야금)로 한국의 아리랑을 연주할 때 보람을 느꼈다. 합주로 한국의 전통음악(강원도 아리랑, 진도 아리랑)을 연주할 때 관객들이 감동에 젖어 눈물을 흘리는 것을 보고 무엇인가 형용할 수 없는 감동과 보람을 느꼈다”고 회상했다.

▲ 한일방송문화교류협회가 한국전통예술을 일본 현지에서 공연을 펼치고 있다. (사진제공: 한일방송문화교류협회

◆“한국 문화, 국적 잃어가고 있어”

임 회장은 우리 문화에 대해 “한국 문화가 국적을 잃어가고 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외래문화의 무분별한 수용으로 우리 문화의 가치가 떨어지고 있으며, 심지어는 그 뿌리를 잃어가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이러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조기 교육이 시행돼야 한다고 그는 말한다. 그 좋은 예로 본지에서 진행하고 있는 ‘효캠페인’ 행사를 추천했다.

외국에서는 한국의 효(孝) 문화에 대해 관심이 많다고 한다. 임 회장은 “효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해서는 이벤트성이 아닌 의식과 마음에서 효를 행할 수 있는 조기교육이 자연학습처럼 전문적으로 진행됐으면 좋겠다”며 “경제가 어려워도 마음이 따뜻한 우리만의 올바른 말과 예의 있는 말을 하게 되면 마음이 다스려지고 예절이 저절로 형성돼 사회가 변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 회장은 국민이 효의 가치성에 동참하고 함께할 수 있도록 흥미 있는 프로그램을 포함해 생활습관에 반영해 지속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 국어사랑실천회(임철식 회장)가 지난 2월 28일 ‘제19회 우리말 바르게 말하기 대회’ 행사후 이현복 서울대 명예교수 등 수상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 한일방송문화교류협회)

◆“문화예술 통해 이해·교류할 수 있어”

임 회장은 보다 살기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다시 한번 ‘문화예술’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현재도 많은 뮤지컬과 공연이 있지만 감동을 줄 수 있는 한국적 이미지를 고취해 한국의 문화를 전달하고 외래 문화의 장점은 우리 정서에 맞게 받아들여 교감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 예로 외국인은 처음 만나도 미소를 지으며 ‘안녕(Hi)’이라는 표현을 잘하는데 이는 그러한 습관이 몸에 배어있기 때문이다. 반면 한국인은 밝은 표정보다는 무표정이고 화난 사람처럼 보일 때가 많다며 인사습관도 배웠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의 장점은 전통적으로 따뜻함과 정을 나누는 민족이라는 것”이라며 “지나가는 사람이 물을 달라 하면 선뜻 물을 주는 민족이 바로 우리 민족”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이름표 나라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명품 브랜드의 옷을 입어야지만, 외제차를 타야지만 인격이 존중받는 나라가 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임 회장은 일본인 사토 마이미 씨가 70년간 헤어져 있던 가족을 한국에서 만나게 된 사연을 소개했다. 어느 날, 사토 마이미 씨가 이름 석 자와 ‘서울 복숭아골에 산다’는 정보만 들고 임 회장을 찾아왔다. 부친의 가족을 찾아달라는 것이다.

임 회장은 민간교류 차원에서 할 수 있다고 판단해 허락했고 종친과 인맥을 동원해 안산에서 2주 만에 가족을 찾아줬다. 지금 다시 회상해도 가슴이 뭉클하다는 임 회장. 그 사건은 평생 잊힐 것 같지 않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현재 서울대학교 음성언어학회 연구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는 임 회장은 “비록 언어는 다르지만 언어가 갖고 있는 의미를 통해 서로 이해할 수 있는 것처럼 문화예술 분야 또한 공연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서로 이해하고 하나 될 수 있는 발판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래서 한국 전통 문화예술이 일본 사회에 널리 알려져 한국 문화를 이해하고 양국간 소통하는 데 기여할 수 있는 문화공연을 계속 만들어가고 싶다고 임 회장은 전했다.

◆약력

현 한일방송문화교류협회 회장
중앙대학교 신문방송대학원 졸업
서울대학교 음성언어학회 연구위원
다문화 한국어 지도교수
국어사랑실천회 중앙회장
저서 ‘여자 같은 여자, 여자 같지 않은 여자’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