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동네’ 권법인 대표

 

▲ 카페 ‘동네’ 권법인 대표 ⓒ천지일보(뉴스천지)


“형식적인 서비스 아닌 마음 전하는 것이 중요”
“새로운 커피·아이템 연구하려 사무실까지 차려”

[천지일보=이옥미 기자] “카페 ‘동네’를 체인점으로 운영할 생각이 있냐고 묻는 다면 나는 ‘노’라고 대답 할 거예요. 돈을 많이 벌 목적이었다면 압구정이나 강남에서 카페운영을 했겠죠. 나만이 운영하는 카페를 만들고 싶어요.”

▲ ‘동네카페 무작정 따라하기’
‘동네카페 무작정 따라하기’의 저자이자 부천에서 카페 ‘동네’를 운영하고 있는 권법인 대표의 말이다.

권 대표는 부천에서 작은 동네에 아담한 카페 ‘동네’를 운영하고 있다. 카페를 운영한 지 6개월 만에 그는 월매출 3천만 원의 수익을 창출했다. 또 여기에 책까지 냈으니 승승장구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권 대표는 손사래를 친다. 권 대표는 “카페 창업을 준비하는 이들과 카페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동네카페 무작정 따라하기’ 책을 펴냈다”며 “이 책을 통해 창업을 준비하는 이들이 성공하길 바랄 뿐”이라고 속내를 전했다.

다부진 체격에 여유 있는 웃음, 소심하지만 다정한 말투. 무엇보다도 회사에서 인정받고 잘나가던 권 대표였다. 그런 그가 회사를 그만 둔 것이 사실 이해가 가지 않는다. 그러나 권 대표는 그가 5년차 직장생활에 종지부를 찍고 창업을 선택한 것은 사람 만나는 게 좋아 시작하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전공을 살려 건축분야의 일을 하면서 사람을 많이 만나다 보니 그 일에 보람도 느끼고 성취감도 생겼어요. 그때 깨달았어요. 제가 사람만나는 것을 좋아한다는 것을요. 그래서 창업을 생각하게 됐죠. ‘나는 술도 담배도 음식도 못하는데 어떤 창업을 해야 할까.’ 문뜩 떠오른 것이 카페였어요.”

그래서 권 대표는 직장을 다니면서 무려 2년 동안 창업을 준비해 맛좋고 인심 좋은 카페 ‘동네’를 탄생시켰다.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주인정신으로 열심히 준비했다. 그만큼 그는 카페에 애정을 많이 쏟는다.

셀프서비스가 대세인 시대에 그는 직접 주문을 받고 음료수를 제공하는 후불제 서비스를 고집하고 있다.
이는 방문하는 손님에게 눈을 맞춰 인사하고 메뉴를 설명하는 등 고객 중심의 맞춤 서비스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카페 ‘동네’가 손님과 소통하는 방법이다. 이러한 권 대표의 마음이 손님들에게 전해졌는지 상권이 좋지 않은 지역이지만 손님이 끊이지 않고 점점 늘어나고 있다.

권 대표는 다른 카페보다 직원을 1.5배가량 채용한다. 처음에는 카페 식구가 권 대표와 아내, 단 둘이었지만 지금은 6명으로 늘었다. 하지만 직원이 늘어난 만큼 고민도 생겼다. “내가 만족할 수 있는 서비스를 직원들이 잘 따라 올지 고민이 된다”며 조심스레 말하는 권 대표다.

“단골손님이 많다 보니 (직원들이 못하는 건 아닌데) 아무래도 주인 입장에서 신경이 더 쓰이죠”라며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형식적인 서비스가 아닌, 마음과 마음을 나누는 것이 제가 생각하는 우리 카페 마인드예요. 예를 들면 어떤 손님이 커피가 맛이 없다고 다시 달라고 하면 저는 군말 없이 다시 커피 한 잔을 드릴겁니다. 또 어떤 손님이 맛이 없다고 두 잔을 원했을 때 저는 두 잔을 드릴 거예요. 왜냐면 내가 한 잔을 베풀면 내게는 두 잔이 돌아올 것이고 내가 두 잔을 베풀면 그건 배가 돼서 네 잔이 되돌아 올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죠.”

카페에 있을 동안만큼은 손님이 최대한 만족할 수 있게 하는 것이 그가 추구하는 카페 운영의 철칙이다.

◆“카페엔 커피향기가 나야죠”

▲ 카페 ‘동네’ 권법인 대표 ⓒ천지일보(뉴스천지)
최근 권 대표는 뿌듯한 광경을 봤다. 그가 말하지 않아도 직원들이 손님을 배려하는 모습 보게 된 것이다.
“얼마 전 카페에 손님이 들어왔어요. 그 손님은 커피를 주문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앉아있던 자리가 불편했는지 다른 자리로 옮기고 있었는데 그 때 직원이 손님의 가방과 옷을 옮겨 주고 있는 모습을 봤어요. 작은 일이지만 저는 그 모습에 반해버렸어요.” 그는 이렇게 말하며 흐뭇해했다.

이어 그는 카페에 노부부가 찾아와 고맙다며 집에서 직접 구운 빵을 들고 직원을 찾아온 이야기를 전했다. 직원이 창가에 앉아서 커피를 마시지 않고 울고 있는 손님을 발견하고는 휴지만 들고 가져다주면 손님이 창피해 할까봐 다른 손님들이 알지 못하게 쟁반에 따뜻한 물 한잔과 휴지를 함께 가져다 준 것. 그는 직원이 손님을 배려하는 마음이 전해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말하지 않아도 알아서 척척해준다며 직원 자랑을 늘어놓았다.

2년 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카페 운영에 심혈을 기울인 권 대표는 힘들거나 후회한 적이 없다. 하지만 그는 압구정이나 강남 쪽에 유행하는 메뉴보다 뒤떨어질까봐 노심초사한다. 그래서 권 대표는 시간 날 때마다 직원에게도 유명한 카페에 가서 커피를 마시고 감상문을 작성하라는 미션을 주고 그도 유명한 카페를 찾아가 커피맛과 분위기를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홍대에 있는 유명한 카페에 가면 컵라면 등 음식 냄새가 진동한다”며 “장소에 따라 배어있는 향이 달라야 한다”고 말했다. 다시말해 카페엔 커피향기가, 화장실엔 방향제향이 나야 한다는 것이다.
권 대표가 카페에서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화장실이다.

“청소 중에 가장 신경 쓰이는 곳이 화장실이에요. 그렇기에 화장실 청소만큼은 직접 하려고 노력해요. 화장실 청소가 끝나면 저는 테이블에 앉아 시선이 닿는 곳에 휴지가 떨어져 있는지, 테이블이나 의자에 손이 닿았을 때 먼지가 묻어나는지 살펴봅니다. 손님 입장에서 눈에 거슬리고 불편한 부분을 파악하는 것이죠.”
권 대표는 카페 동네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다고 생각한다며 새로운 커피메뉴와 여러 가지 아이템 등 메뉴 개발에 집중할 수 있도록 카페 근처에 ‘신 메뉴 연구 사무실’을 차렸다.

이처럼 카페에 올인한 그는 올해 여름, ‘동네’ 2호점 문을 열 계획이다.

“카페 이름과 로고는 그대로 가는 대신에 다른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도록 구상 중이에요. 그리고 카페 동네를 운영하면서 부족했던 부분과 손님들이 지금보다 더 편하게 카페 분위기를 즐기면서 차를 마실 수 있도록 보완할 겁니다.”

◆“그래도 평생 일자리 찾았잖아”

▲ 권법인 대표가 운영하고 있는 카페 ‘동네’ 내부에 테이블이 깔끔히 정리돼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하지만 아내는 카페 운영하는 것을 마땅치 않게 여기는 눈치다.
“아내는 제가 회사 다닐 때가 제일 좋았다고 말해요. 지금도 회사를 다시 다닌다고 말하면 좋아할 거예요.”
그렇지만 권 대표는 아내에게 “그래도 평생 일자리 찾았잖아”라며 당당하게 말한다. 사실 아내한테는 늘 미안한 그다. 그래서 바쁘지만 최근엔 출근시간을 조금 늦추고 퇴근시간을 조금 앞당겨 가족과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었다.

그는 “아내는 가족 나들이가 꿈이래요. 생각해 보니 가족과 오붓한 시간을 보낸 적이 없었어요. 그래서 날씨가 따뜻해지면 아기와 함께 봄나들이를 갈 생각입니다”라며 아내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권 대표에게 창업하려는 이들을 위한 조언을 부탁했다.

“돈을 벌고 싶은지 커피가 좋은지, 막연한 호기심인지, 생계로 창업을 하려는 것인지 등을 먼저 생각해 봤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하면서 그는 제일 먼저 카페가 적성에 맞는지부터 신중하게 생각해보라고 전했다. ‘동네카페 무작정 따라하기’의 저자다운 조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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