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상욱 역사 칼럼니스트그러나 비가 내리기 전에 개미들은 먼저처럼 움직이면서 같은 짓을 반복한다. 사실 여부가 무엇이 중요하겠는가? 노인의 마음속에는 이 개미들도 땅속으로 들어가 안전하게 지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개미는 오랜 중국사를 말없이 지켜온 무명의 백성들이다. 두보(杜甫)가 ‘춘망(春望)’에서 ‘국파산하재(國破山河在), 성춘초목심(城春草木深)’이라고 한 것처럼 나라는 말해도 산하는 그대로, 성에 봄이 오면 초목이 짙어진다. 개미와 노인은 왕조의 흥망과 무관한 산하와 초목이다. 그저 묵묵히 주어진 삶을
이문성 전 명지전문대 겸임교수/법학박사정치에 있어서 프레임은 수많은 현안을 어느 각도에서 바라보고 어떤 틀에서 논의하며 어느 방향으로 여론을 이끌어가느냐에 관한 일종의 ‘구도’라고 할 수 있다. 정치는 일방적일 수 없고 쌍방향 속에서 진행된다. 그래서 정치에 참여한 진영 간의 논쟁을 담을 수 있는 일정한 프레임이라는 틀을 만들어야 한다. 다만 프레임의 성질과 성격에 따라 최초 프레임을 설정한 진영에 유리할 수도 있고 불리할 수도 있다.프레임을 둘러싼 진영 간의 신경전은 씨름의 샅바싸움과 비교할 수 있다. 씨름의 샅바싸움은 두 선수
이원석 검찰총장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측근인 이화영 경기도 전 평화부지사의 ‘검찰청 술자리 회유 의혹’에 대해 “이 전 부지사가 법원과 검찰을 흔들어 사법 시스템을 공격한다고 해서 있는 죄가 없어지지 않고 죄가 줄어들지도 않는다”고 비판했다.이어 “이 전 부지사가 처음에는 특정 날짜를 언급했다가 검찰이 명확한 증거를 제시하자 다시 계속 말을 바꾸고 있다”며 “중대 범죄자가 1심 선고를 앞두고 허위 주장을 하면서 사법 시스템을 무너뜨리려는 시도에 대해 끌려다녀서는 안 되며 (이 전 부지사는) 이 같은 주장을 그만둬야 한다”고 말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국민의힘 정진석 의원을 대통령실 비서실장에, 홍철호 전 의원을 정무수석에 임명했다. 4.10 총선에서 여당의 참패 이후 국정 쇄신을 위한 인적 개편의 첫 단추를 꿴 것이다. 윤 대통령은 2번 출입 기자단 앞에 나서 인선 배경을 설명하고 문답의 시간도 가졌다.윤 대통령이 출근길 문답인 도어스테핑을 중단한 지 1년 5개월 만에 언론과 직접 소통을 재개한 것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특히 기자들 앞에서 직접 인사를 발표한 것은 취임 후 처음이다.윤 대통령은 “지금부터는 국민들께 더 다가가고 야당과의 관계도
김상겸 동국대 법학과 교수총선이 끝난 지 시간이 꽤 흘렀지만, 정치권의 혼란은 정리되지 않고 있다. 총선에 패배한 여당은 여전히 혼란 속에 있고, 승리한 야당 역시 정치적인 발언만 하고 있다. 이번 선거는 국회를 구성하는 선거인 총선이고, 국가권력의 한 축인 입법권에 관한 선거이다. 총선의 결과에 대하여 국민의 뜻을 헤아려 향후 국정운영에 입법권이 어떤 방향으로 갈 것인지 제시하지 않고 정치 놀음에만 몰입해서는 안 된다.선거에서 승리하면 기쁘고 지면 슬프다는 것은, 선거도 경쟁인 이상 어쩔 수 없는 인간 감정의 발로라고 볼 수 있지
정부의 의료개혁을 구체화하는 역할을 하게 될 의료개혁특별위원회의 위원장에 노연홍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21일 정부와 의료계 등에 따르면 정부는 노 회장을 다음주 출범하는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위의 위원장으로 낙점했다. 공무원 출신으로 대통령실 수석 비서관을 맡았고 의과대학에서 부총장으로 일한 바 있어 의료개혁과 관련해 정부와 정치권, 의료계 등 각계의 의견을 조율할 적임자라는 평가받았다.복지부 관계자는 “의료 현안에 대한 전문성이 높고 디테일까지 꼼꼼하게 따지며 일을 추진한다는 평가를 받았다”며 “대인 관계가
대통령실은 20일 윤석열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회담과 관련, “아직 만남의 날짜, 형식 등은 정해지지 않았다”며 “윤 대통령과 이 대표가 만나는 날짜가 정해졌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윤 대통령은 전날 이 대표와 통화를 하면서 “다음 주에 형편이 된다면 용산에서 만나자”고 제안했다. 이에 이 대표는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만나자”고 화답했다.양측은 만남의 날짜나 형식, 의제에 대해 조율에 들어간 상황이다. 대통령실은 아직 구체적인 형식을 언급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만남 제
장순휘 정치학박사/ KMA역사포럼 부회장아시아 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Asia-Pacific Economic Cooperation)는 환태평양 연안국가들의 경제적 결합을 강화하고자 만든 국제기구이며, 싱가포르에 사무국을 두고있고, 총 20개 국가들과 1개 특별행정구가 참여하고 있다.1989년 밥 호크 호주총리의 제안으로 검토돼 1989년 11월 대한민국, 미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인도네시아, 필리핀, 브루나이,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태국이 참여한 각료협의체로 출발했다. 이후 중국, 대만, 홍콩이 참여했고 빌
이문성 전 명지전문대 겸임교수/법학박사대통령을 행정의 수반으로 한 정부 조직은 그 특성상 대통령이 가지는 정치적 명분과 대중의 지지도에 상당한 영향을 받는다. 대통령 임기 2년 차에 치러진 지난 제22대 총선은 남은 임기 3년 동안 국정운영의 추진력 확보를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었다.대통령이 정치적 힘을 가질 때 야당이 존재하더라도 대통령이 원하는 인사를 임명할 수 있고, 국민이 수고를 감당해야 할 과제이더라도 정부 사업을 원활히 추진할 수 있다. 한국이 처한 지정학적 위치를 고려하면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지지와 신임은 강력한
서상욱 역사 칼럼니스트북송 흠종 시기에 금군이 남하하여 동경 개봉부를 포위했다. 조구는 인질이 되어 금군의 병영으로 갔다. 여진인들은 그가 진짜 왕이라고 믿지 않았다.당연히 그를 돌려보내고 인질을 바꾸라고 요구했다. 강왕은 잽싸게 도망쳤다. 언제 여진인의 생각이 바뀔지 모른다. 다급하게 도망치던 그는 길가에서 주인이 없는 말을 발견했다. 말을 타고 강을 건너려고 하는데 말이 움직이지 않았다. 자세히 보니 진흙으로 만든 가짜 말이었다. 강왕이 진흙으로 만든 말을 타고 강을 건넜다는 전설은 관이 비었다는 전설과 잘 어울리는 황당한 스토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는 22대 국회 상임위원장 배분과 관련해 “법사위와 운영위는 이번에는 꼭 민주당이 갖는 게 맞다”며 “현재와 같은 상임위 구조라면 법사위원장을 다수 의석을 가진 민주당이 맡는 게 맞고 그게 이번 총선의 민심이다. 운영위도 역시 국회 운영은 다수당이 책임지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대행은 이에 대해 “협치와 의회 정치를 복원하는 데 있어서 법사위원장과 운영위원장을 야당이 차지하겠다는 것은 폭주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그동안 법안 상정권을 가진 국회의장은 원내
전경우 칼럼니스트벚꽃 핀다고 난리더니, 순식간에 벚꽃 엔딩이다. 여의도에도 벚꽃이 피고지면서 상춘객들이 모여들었다. 벚꽃, 하면 여의도 윤중로를 먼저 떠올리게 된다.윤중로(輪中路)는 여의2교 북단부터 국회의사당 주변을 돌아 서강대교 남단까지 이어지는 길로, 1.7㎞쯤 된다. 1968년 홍수 예방을 위해 밤섬을 폭파해 거기서 나온 골재로 윤중제(輪中堤)라는 제방을 쌓았다. 윤중제는 강섬을 둘러쌓은 방죽의 일본어표기를 그대로 옮겨 쓴 것이다. 윤중제를 따라 만들어진 길이 윤중로다.여의도에는 원래 양마산(養馬山)이 있었다. 양마산은 조선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후 맞이하는 총선에서 국민의힘은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형사재판 3건)을 집중 공략하면서 윤정부의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위해 금번 22대 국회의원선거에서 과반의 의석을 달라며 한 목소리를 내면서 인재를 공천하고 선거에 임하였다.반면에 윤정부의 정책 실책을 거론하며 윤정부를 견제하기 위해서는 국회의 과반의석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지역구 주민들에게 한 표를 찍어 달라고 선거기간 길거리 유세와 언론플레이를 펼쳤다.특히 윤석열 대통령이 가장 아끼는 검찰후배 한동훈 법무장관을 사직시키면서 집권여당인 국민
최병용 칼럼니스트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끝났다. 유권자들은 각자의 판단과 결정으로 지지하는 후보에게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이번 국회의원 선거 출마자 중 1/3 가량이 전과자였고, 그들 중 상당수가 당선까지 됐다. 심지어 법원에서 유죄 판결받은 후보자도 국회의원이 됐다. 매번 국회의원 선거를 보며 느끼는 건 후보자의 자질이 교육적으로 볼 때 청소년에게 미치는 악영향이 크다.전과자, 범죄자라도 대중의 인기에 영합하면 국회의원이 되고, 국회의원 배지를 자신의 범죄를 막는 방탄 도구로 사용하려는 목적이 뻔히 보여도 당선된다. 문제
윤석열 대통령은 16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연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더 낮은 자세와 더 유연한 태도로 보다 많이 소통하고, 저부터 민심을 경청하겠다”며 “이번 총선을 통해 나타난 민심을 우리 모두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했다.이어 “취임 이후 지난 2년 동안, 국민만 바라보며 국익을 위한 길을 걸어왔지만, 국민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며 “올바른 국정의 방향을 잡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음에도, 국민들께서 체감하실 만큼의 변화를 만드는 데 모자랐다. 큰 틀에서 국민을 위한 정책이라 해도 세심한 영역에서 부족했다”고 했
김상겸 동국대 법학과 교수제22대 총선이 끝나고 정치권에는 희비가 갈리고 있다. 절대적 다수의 의석을 차지한 야당은 4년 동안 입법부인 국회를 장악하게 되어 승자로서 여유를 갖게 되었고, 여당은 1/3을 간신히 넘는 의석으로 힘겨운 싸움을 벌이게 되었다. 선거의 결과가 극명하게 갈리면서 벌써 그동안 감정의 대립을 의식한 발언이 난무하고 있어서 21대 국회의 전철을 밟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된다.선거의 결과에 대하여 사람들은 민심의 결과라고 말한다. 국민은 투표로 의사를 표명하는 것이기 때문에 선거의 결과는 국민이 정치를 바라보고 내
이재준 역사연구가/칼럼니스트‘민심이 천심’이라고 했다. 이번 대선에서 참패한 국민의힘에는 봄은 왔으나 따뜻함을 느끼지 못하는 형국이 됐다. 민심이 ‘추상(秋霜)’같이 와닿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총선에서 승리했다고는 하지만 지역구마다 호남 지역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근소한 차로 이겼다. 여당을 지지하는 투표자 수도 45%나 된다.승리한 야당도 겸허한 자세로 국민의 뜻이 무엇인가를 알아야 한다. 또다시 다수당이 됐다고 사사건건 국정을 혼란에 빠뜨리면 국민은 언제고 돌아선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반이나 되는 국민들
4.10 총선에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직능대표 추천으로 전문성을 강화하고 소수의 목소리를 반영한다는 제도 취지가 크게 훼손됐음을 드러냈다. 이번 총선 비례대표 투표에서 소수 정당으로 조국혁신당과 개혁신당 두 곳만 선택받았다.특히 조국혁신당은 소수 정당이라 말하기 곤란하다.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등의 몫을 배정한 더불어민주당 주축의 더불어민주연합도 마찬가지였다. 자기 정파의 입맛에 맞는 비례정당의 원내 입성에 안전판을 마련해 줬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이다.조국혁신당은 창당 한 달만에 제 3당이 됐다. 비례대표만 노린
4.10 총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비상대책위원장에서 물러난 국민의힘 한동훈 전 위원장은 13일 당직자들에게 “결과에 대해 충분히 실망합시다”라며 “내가 부족했다”고 말했다.한 전 위원장은 국민의힘 당직자와 보좌진에게 보낸 작별 인사 메시지에서 “무엇을 고쳐야 할지 알아내 고치고, 그래도 힘내자”며 “우리가 국민의 사랑을 더 받을 길을 찾게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이어 “사랑하는 동료 당직자, 보좌진의 노고가 컸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안다”며 “여러분의 헌신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 마지막까지 나라와 당을 지킨 힘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박희제 언론인마구잡이 개발로 국토가 성치 않다. 영화 ‘파묘’에서 호랑이 척추에 해당하는 한반도 허리를 훼손한 자리에 매국노 영가가 묻혀 있어 후손들에게 우환이 끊이지 않는다. 무당과 풍수사의 도움으로 파묘하고, 상처받은 땅을 치유한다. 영화에 등장하는 당대 최고의 풍수사는 목숨을 걸고 최후 순간까지 파묘의 근간인 땅을 지켜낸다.그는 “금(金)과 상극인 것이 목(木)이고, 물을 머금은 목은 능히 불에 달궈진 금을 이긴다”고 음양오행의 원리를 되뇐다. 그리곤 물기 머금은 나무로 금기 강한 일본 귀신(정령)을 때려잡는 장면이 생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