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제20대 대통령선거일인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더불어민주당 개표상황실에서 송영길 상임선대위원장 등이 출구조사를 지켜보고 있다. ⓒ천지일보 2022.3.9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제20대 대통령선거일인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더불어민주당 개표상황실에서 송영길 상임선대위원장 등이 출구조사를 지켜보고 있다. ⓒ천지일보 2022.3.9

오세훈 서울시장 대항마 없어 고심

출마 유력했던 우상호, 불출마 선회

박주민·임종석 출마설 가능성 있어

초선 전용기 “험지 출마자 안 보여”

김동연, 경기도지사 출마 가능성 커

안민석 “金, 민주당과 뿌리 다르다”

당 차원의 전략공천 가능성도 나와

[천지일보=이대경 기자] 6월 지방선거가 2달여밖에 남지 않은 가운데 인물난에 시달리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일각에서 송영길 전 대표의 서울시장 차출설이 고개를 들고 있다. 경기도지사 출마설이 나오고 있는 새로운물결 김동연 대표의 경우 민주당 의원들의 견제가 거세지고 있다.

◆지방선거 출마 인물 안 보이는 민주당

대선에서 패배한 민주당은 지방선거에서 분위기를 반전시키거나 박빙의 승부를 펼쳐야 하는 과제가 남은 상황이다. 그러나 국민의힘 소속 오세훈 서울시장에 대적할 정도로 인지도나 중량감 있는 인물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대선 과정에서 서울시장 출마 의지를 보였던 우상호 의원은 이번 대선에서 선거대책위원회 총괄선대본부장으로 대선을 진두지휘해 책임을 지겠다는 의미에서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지난해 재보궐선거에 출마했던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역시 아직은 출마 의사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보선에서 오 시장에게 큰 격차로 패배했던 박 전 장관이 다시 서울시장에 도전할 가능성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

박주민 의원은 서울 은평을 지역위원장을 사퇴하면서 가능성을 열어뒀다. 40대인 박 의원은 젊은 서울시장으로 신선함을 줄 수 있는 카드로 여겨진다. 반면 40대 기수론으로 대선에도 출마했던 박용진 의원은 지역위원장을 사퇴하지 않아 출마 의사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박주민 의원이 오 시장과 맞대결을 펼치기에는 인지도나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우려의 시각도 상당하다.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도 서울시장 출마 가능성이 있지만, 아직은 결단을 내리지 않고 있다.

부산시장 후보로는 최인호, 전재수 의원과 변성완 전 부산시장 대행 등의 출마 가능성이 점쳐진다. 유력한 후보였던 김영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최근 정계 은퇴를 선언한 바 있다.

송 전 대표의 차출론이 거세지는 이유로는 이 같은 민주당의 상황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지난해 재보선과 이번 대선으로 확인된 서울 민심으로는 민주당이 상당히 불리한 선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오 시장의 임기가 1년 정도밖에 지나지 않았다는 점도 민주당에는 악재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새로운물결 김동연 대선 후보가 1일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회동을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이날 두 후보는 분권형 대통령제, 책임총리, 실질적인 삼권분립의 내용이 ‘제7공화국 개헌안’을 만드는 것과 국정운영의 동반자로 국민통합정부 구성 등의 정치교체를 위한 공동선언을 발표했다. (제공: 민주당 선대위) ⓒ천지일보 2022.3.1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새로운물결 김동연 대선 후보가 1일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회동을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이날 두 후보는 분권형 대통령제, 책임총리, 실질적인 삼권분립의 내용이 ‘제7공화국 개헌안’을 만드는 것과 국정운영의 동반자로 국민통합정부 구성 등의 정치교체를 위한 공동선언을 발표했다. (제공: 민주당 선대위) ⓒ천지일보 2022.3.1

◆송영길 차출론 힘 실은 전용기

민주당 초선인 전용기 의원은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송 대표의 서울시장 차출에 찬성한다는 글을 올렸다. 전 의원은 “쇄신의 모습을 보여 달라진 민주당의 모습과 함께 선거에서 절실히 싸워줄 장수를 잘 선발해야 한다”며 “안타깝게도 서울·부산 등 주요 지역에 ‘내가 나서겠다’며 선뜻 출마하겠다고 나서는 선배 동료분들이 확 눈에 띄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의 깃발을 선봉에서 들고 뛸 중량감 있는 인물이 필요하다”며 “이번 지방선거는 매우 중요한 변곡점이다. 반성과 성찰, 변화한 민주당을 위해 다시 한번 국민께 선택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당 승리를 위한 결단이 필요하다”며 “586 용퇴론과 불출마 선언 등 정치쇄신을 위한 대표님의 결단을 존중하지만 오로지 당을 위해 민주당이 보여줄 수 있는 미래를 향해 마지막으로 헌신해 주시기를 희망한다”고 송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를 촉구했다. 아울러 “비상대책위원회도 송 전 대표 차출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일각, 당내 기반 약한 김동연 압박

서울시장 또는 경기도지사에 출마설이 불거진 새로운물결 김동연 대표의 경우 벌써부터 민주당 의원들의 견제를 받고 있다. 앞서 김 대표는 지난 15일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서 “정치권 안팎에서 저한테 연락을 주셔서 출마를 권유하신 분들이 제법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제가 아주대학교 총장을 했고, 경기도에서 거의 30년을 살았다”며 경기지사 출마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러자 경기지사 출마를 선언한 민주당 안민석 의원은 2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김 대표의 경기지사 후보 공천 가능성을 묻자 “김 대표는 민주당과 뿌리가 다르다”고 지적했다.

안 의원은 “단지 대선 때 저희 쪽과 연대했다는 이유로 이목이 집중되는, 또 민주당의 자존심이 걸린 경기지사 후보가 되는 게 적절한지에 대해 당원들의 의구심과 거부감이 있다”고 설명했다.

안 의원은 경기도 내 여러 시장들 사이에서 김 대표가 관료 출신이라 유약하다는 의견이 나왔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김 대표는 경기도에서 대학 총장 잠시 한 거 말고는 연이 없다”며 “당원들 사이에서 ‘내가 특정 후보를 위해 몸 바쳐서 선거 운동하겠다’는 열정이 나와야 하는데 그런 면에서 우리 내부의 경쟁력을 인정받을 만한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자칫하면 제2의 윤석열이 될 수도 있다’는 말을 누가 하셨다”며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고 심판하기 위해서 대선을 나왔던 분이지 않나. 막판에 이재명 전 대선 후보와 연대는 했지만 그런 면에서 자칫하면 이게 여우 피하려다가 호랑이 만나는 것이라는 말씀을 어느 시장님께서 하시더라”고 말했다. 다만, 안 의원은 “그분(김 대표)과의 선의의 경쟁, 공정한 경쟁은 마다하지 않겠다”며 “연대는 충분히 할 수 있다. 선의의 경쟁 가능하다”고 했다.

민주당 원내대표 출마를 선언한 안규백 의원 역시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김 대표에게 선택지가 있다기보다는 당에서 권유한 지역에 나가는 것이 합리적”이라며 “좋은 자리만 찾아가는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가 민주당 내 기반이 없는 만큼 경기지사 출마를 고집하기보다는 당이 권유하는 지역에 전략공천으로 출마하는 게 좋다는 것이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기자와 통화에서 “송 전 대표는 대선 패배를 책임지고 물러난 사람”이라며 “송 전 대표를 서울 시장 후보로 내세우는 것을 국민이 동의할지 의문이다. 잘못하면 정치생명이 끝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새로운물결 김동연 대표의 경우 민주당 내 경기지사 출마 후보군들이 견제를 하는데 대선에서 5.6%p차로 이재명 전 후보가 이겼기 때문에 자신이 나가도 이길 것이라 생각하는 것 같다”라면서도 “그러나 대선과 달리 지선은 투표율이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그러면 60대 이상의 ‘실버파워’로 인해 민주당이 어려운 선거가 될 수 있다. 민주당이 김 대표에게 개방적인 자세로 나아가야 한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전용기 의원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윤석열 후보 관련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천지일보 2021.11.5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전용기 의원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윤석열 후보 관련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천지일보 202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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