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매치’ 예고하는 경기지사 선거… 김동연·유승민 출격

[천지일보=원민음 기자]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경기지사 자리를 놓고 ‘빅매치’가 예고되고 있다. 새로운물결 김동연 대표와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 등 여야 대권주자로 나섰던 인물들이 연달아 경기지사 출마를 선언하면서 경기도가 지방선거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31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과 합당을 추진하고 있는 김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기지사 출마 선언을 했다.

김 대표는 “경기도를 대한민국의 변화를 이끌 새로운 중심으로 만들겠다”며 “경기도는 제게 기회를 열어줬고 이제는 제가 헌신해야 할 곳이다. 지금과는 전혀 다른 경기도를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내가 승리하면) 이재명이 함께한 경기도에서 김동연이 약속을 지키게 된다”며 “정치교체 실천을 위한 동력을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경기도를 제대로 운영하기 위해선 정치·행정 리더십이 모두 필요하다. 저는 대한민국 경제와 나라 살림을 책임졌던 국정운영 경험과 지난 대통령선거에서 정치교체와 국민통합을 핵심 의제로 만든 정치적 역량을 가졌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계속해서 자신이 경기지사의 적임자라는 점을 내세웠다. 그는 “청와대·행정부뿐만 아니라 국제기구에서도 일하면서 다양한 경험과 국제적 네트워크도 쌓았다. 아주대학교 총장으로 대학의 혁신을 주도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앞서 김 대표는 민주당과 합당 후 서울시장과 경기지사를 출마를 놓고 저울질하고 있다는 예측이 나온바 있다. 결국 서울보다 규모가 더 큰 경기도로 출마를 선택했다.

국민의힘에서도 대권주자였던 유 전 의원이 출사표를 던졌다. 유 전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가 가장 깊이 고민한 것은 저 유승민이 경기도행정의 책임자가 되는 것이 경기도민에게, 국민에게 그리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데 도움이 되느냐였다”며 “꼭 그렇게 하겠다고 결심했다. 꼭 그렇게 하겠다고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23년 정치의 한복판에서 바람과 서리를 맞으며 키운 제 모든 역량을 쏟아 경기도와 대한민국을 위해 저를 바치겠다는 약속을 드린다”며 “경기도는 인구 1400만명으로 대한민국 경제와 산업의 중심이고 국가안보의 보루이다. 경제와 안보에서 평생 고민하고 해법 찾아온 제 인생을 경기도발전을 위해 바치겠다”고 강조했다.

유 전 의원은 “일자리, 주택, 교통, 복지, 보육, 이 5개 분야에서 획기적 개혁을 단행할 것을 약속한다”며 “유승민의 경기 개혁으로 경기도민 모두가 평등한 자유와 공정한 기회를 가지고 모두가 인간의 존엄을 누리는 함께 행복한 경기도를 만들 것”이라고 약속했다.

또 “미국의 실리콘 밸리를 능가하는 4차산업혁명 1등 기지로 경기도산업과 과학기술을 발전시키고 규제를 풀고 인재양성하는 데 모든 지원을 하겠다”며 “좋은 일자리와 튼튼한 복지가 있는 경기도, 내집 마련의 꿈이 이뤄지는 경기도, 출퇴근 걱정없는 경기도, 생명 안전 소중히 지키는 경기, 그 꿈을 반드시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내에서는 그간 ‘유승민 경기도 차출론’이 꾸준히 제기됐었다. 경기도는 국민의힘이 불리할 것이라는 분석이 계속 제기됐다. 이번 제20대 대통령선거에서도 경기도민의 표심은 이 상임고문에게 더 기울었었다. 그렇기에 서울에 이어 수도권의 핵심인 경기도를 가져와야 차기 정부의 동력이 안정적이라는 것이다.

다만 김 대표와 유 전 의원의 빅매치가 성사되기 위해서는 모두 공천이라는 벽을 넘어야 한다.

현재 민주당에서는 조정식 의원과 안민석 의원 등 중진 의원들이 출사표를 던져놓은 상태로 이들과 경선을 치러야 한다. 안 의원 역시 이날 기자회견으로 출마를 공식 선언할 예정이다.

유 전 의원에 대한 당내 경쟁자들도 반발이 거셌다. 경기지사 예비후보인 심재철 전 국회 부의장은 자신의 페이스북 글을 통해 “대선에서 국민의힘은 경기도민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지도부가 뼈아프게 각성해야 된다”며 “그런데 당 일각에서는 경기도민의 기대를 저버리고 순전히 정치공학적인 낙하산 공천 간보기 발언이 나오고 있다”고 우회적으로 유 전 의원에 대한 출마론을 비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