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윤석열 ⓒ천지일보
이재명 윤석열 ⓒ천지일보

제20대 대선, 역대 최소 표차

수도권에도 尹·李 민심 촉각

민주당, 오세훈 대항마 고심

송영길 서울시장 차출론 ‘솔솔’

뜨거운 감자 ‘경기도지사 선거’

출마자들 연일 ‘이재명’ 거론

[천지일보=원민음 기자] 차기 정부 권력의 향배를 결정지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두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제20대 대통령선거는 국민의힘의 승리로 막을 내렸지만, 대선 후보였던 민주당 이재명 상임고문의 힘도 거셌다. 역대 최소 표차를 보인 민심이 이번 지선에선 어떨지 관심이 쏠린다.

이번 지선은 대선의 연장선에서 치러질 전망이다. 특히 ‘윤석열 후광’ 효과를 노리는 후보들이 계속해서 등장하는 가운데 민주당 측에선 ‘다시 이재명’을 외치며 설욕전을 준비하고 있다. 즉 ‘윤석열 대 이재명’ 구도가 재연되는 셈이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제20대 대통령선거일인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더불어민주당 개표상황실에서 송영길 상임선대위원장 등이 출구조사를 지켜보고 있다. ⓒ천지일보 2022.3.9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제20대 대통령선거일인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더불어민주당 개표상황실에서 송영길 상임선대위원장 등이 출구조사를 지켜보고 있다. ⓒ천지일보 2022.3.9

◆서울시장 선거, 오세훈 vs 송영길?

특히 수도권에선 이 구도가 더욱 관심거리다. 국민의힘은 윤 당선인의 승리로 ‘정권교체’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만큼 후광을 얻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윤 당선인의 취임식이 보여진 뒤 치러지는 선거이기에 그 효과는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민주당은 지도부가 이재명계로 바뀌었고 경기도지사 후보들이 연일 ‘다시 이재명’ ‘이재명 승계’를 외치며 등판하기에 이르렀다. 윤 당선인이 취임한 지 한 달도 안 돼 치러지는 선거를 역이용해 ‘견제론’을 부각시키겠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서울은 현재 4선 도전 의사를 굳힌 오세훈 서울시장을 제외하고는 아직까지 후보군 윤곽이 드러나진 않은 상태다. 민주당 측에선 현재 오 시장에 대한 대항마를 찾기 위해 고심중이다. 대선 과정에서 서울시장 출마 의지를 보였던 우상호 의원은 이번 대선에서 선거대책위원회 총괄선대본부장으로 대선을 진두지휘해 책임을 지겠다는 의미에서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지난해 재보궐선거에 출마했던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역시 아직은 출마 의사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18일 서울시청 브리핑실에서 서울시 1인가구 안심종합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제공: 서울시) ⓒ천지일보 2022.1.18
오세훈 서울시장이 18일 서울시청 브리핑실에서 서울시 1인가구 안심종합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제공: 서울시) ⓒ천지일보 2022.1.18

박주민 의원은 서울 은평을 지역위원장을 사퇴하면서 가능성을 열어뒀다. 40대인 박 의원은 젊은 서울시장으로 신선함을 줄 수 있는 카드로 여겨진다. 그러나 박 의원은 오히려 이 상임고문과의 연을 강조하면서 ‘송영길 차출론’을 말했다.

박주민 의원은 2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서울시장 선거는) 굉장히 어렵다”며 “송영길 전 대표가 나간다고 그러면 오히려 제가 또 한 번 과감하게 좀 붙어주면서 뭔가 세대교체론이라든지 이런 것들을 더 강하게 주장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내에선 이재명계 중심으로 송 전 대표를 서울시장 출마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분위기다. 당내에서는 송 전 대표를 ‘이재명계 사람’으로 본격 분류하기 시작했다고 할 수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전날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송 전 대표는 이 상임고문과 밀접하게 협력해왔다. 서울시장에 나선다면 이재명을 지지했던 세력을 흡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 전 대표의 차출론이 거세지는 이유로는 이 같은 민주당의 상황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민주당의 선택지가 매우 적다는 점을 확인시키면서 이재명계의 기반 확보를 위한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8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위기극복, 국민통합 특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2.3.8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8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위기극복, 국민통합 특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2.3.8

◆경기도지사 승부, 제2의 尹 vs 李

이번 지선에서 서울시장과 함께 최대 격전이 예상되는 경기도지사 자리도 역시 또 한 번의 ‘윤석열 대 이재명’ 간 승부의 장이 되고 있다.

민주당 주자들은 “이재명을 지키겠다”고 선언하며 출마 의지를 밝혔고 국민의힘 주자들은 “윤석열 정부와 함께하겠다”며, 소속 정당의 대선후보와 당선인을 언급함으로써 지지층 결집에 나서고 있다.

28일 국회에서 경기도지사 출마를 공식 선언한 5선 조정식 의원은 출마 선언 보도자료에서 자신을 ‘친이재명계 좌장’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경기도에서 이재명의 실용 진보와 과감한 도전을 계승·발전시키겠다”고 했다. 조 의원은 과거 이 전 지사의 성남시장·경기도지사 출마 당시 공천심사위원장과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다. 대선 경선캠프에서도 총괄본부장을 맡아 친이재명계의 핵심 중 한 명으로 분류됐다.

경기도지사 출마가 거론되는 새로운물결 김동연 대표는 이 전 지사와의 대선 단일화 과정을 연일 강조하고 있다. 김 대표는 이날도 라디오에서 “어제 이 전 지사와 통화를 하면서 (정치개혁 등) 가치를 함께 추진하는 데 뜻을 같이 했다”고 했다. 윤호중 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전체회의에서 “김동연 대표가 이끌고 있는 새로운물결에 제안한다”며 “양당의 통합 논의를 개시할 것을 정식으로 제안한다”고 했다. 합당이 이뤄질 경우 김 대표의 경기도지사 출마가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대선캠프 총괄특보단장을 지낸 5선의 안민석 의원도 이번 주 중 경기도지사 출마를 선언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안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서 “이번 지방선거의 시대정신은 경기도를 지켜 달라는 것”이라며 “경기도를 지켜야지 이재명, 문재인을 지킬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고문은 대선에서 졌지만 굉장히 큰 선물을 받았다. 백낙청 선생은 (이 전 지사를) DJ(김대중) 이후 가장 훌륭한 정치인으로 평가하지 않았나”라고 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2일 저녁 서울 여의도 KBS 본관에서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 초청 3차 법정 TV 토론회에서 토론을 준비하고 있다. (한국인터넷신문협회) ⓒ천지일보 2022.3.2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2일 저녁 서울 여의도 KBS 본관에서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 초청 3차 법정 TV 토론회에서 토론을 준비하고 있다. (한국인터넷신문협회) ⓒ천지일보 2022.3.2

국민의힘 소속으로 경기지사 선거에 나서는 이들은 윤석열 당선인과 함께 하겠다는 점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5선 국회부의장 출신인 심재철 전 의원은 지난 17일 출마 기자회견을 통해 윤석열 정부와 함께하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심 전 의원은 “이제 경기도는 새로운 시대, 새로운 리더십으로 거듭나야 한다. 화합과 개방을 통해 발전을 이룩하고, 세대와 지역 갈등을 해결해 기회와 희망의 경기도로 나아가야 한다”며 “저 심재철은 검증된 능력과 경륜, 새로운 비전으로 경기도를 위해 헌신하면서 1350만 경기도민이 자긍심을 가지는 새로운 희망 경기를 윤석열 정부와 함께 만들어 갈 것”임을 분명히 했다.

심 전 의원에 앞서 이달 13일 출마를 선언했던 함진규 전 의원도 윤 당선인과의 인연을 강조했다.

함 전 의원은 “윤석열 예비후보 수도권대책본부장, 본선에서는 중앙선거대책본부 국민동행본부 본부장 겸 경기도 공동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정권교체를 위해서 앞장서 왔다”며 “윤 당선자와의 각별한 인연으로 경기도에 대통령의 전폭적인 지지와 중앙정부의 협력을 그 어느 누구보다도 확실하게 이끌어낼 수 있다”고 자신했다.

한편 이번 지선은 8기 광역 및 기초자치단체장, 광역·기초의원, 교육감 등을 모두 선출한다. 전국 17개 시·도에서 일제히 치러지며 시·도지사 및 교육감 선거를 시작으로 예비 후보 등록을 진행하고 있다. 후보자 등록은 오는 5월 12∼13일 이뤄지고, 같은 달 19일부터 본격적인 선거기간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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