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안채린 기자]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인근에서 제1526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가 진행되고 있다. ⓒ천지일보 2022.1.12
[천지일보=안채린 기자]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인근에서 제1526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가 진행되고 있다. ⓒ천지일보 2022.1.12

올해로 30주년 맞은 수요시위

“일방적 한일합의 무효화 해야”

“재협상 없다”는 현 정부 지탄

소녀상서 50ⅿ 떨어진 채 진행

“‘인권위 진정’은 변화의 시작”

[천지일보=안채린 기자]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정의연)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수요시위에 대한 모욕과 폄훼를 멈추고 한일합의를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2일 정의연은 서울 종로구 주한 일본 대사관 앞 ‘평화로’에서 수요시위를 열고 “일부 우익 및 보수세력이 역사 왜곡과 혐오를 자행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지난 수요일 30주년을 맞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는 이날로 제1526차에 접어들었다.

이나영 정의연 이사장은 “이제 다시 30년, 아니 100년 역사를 여는 첫날을 맞았다”며 “수요시위를 방해하고 없애려는 자들, 역사적 진실을 외면하고 부정하며 왜곡하는 자들 등 반민족·반인권 세력들에 굴하지 않고 수요시위를 다시 반석 위에 올려놓고자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피해자가 모두 세상을 떠나면 이 문제가 영원히 사라질 것이라고 믿는 일본 정부와 역사부정 세력들이 역사의 법정에 세워질 때 어떤 결과가 초래될지 분명히 보여줄 것”이라며 “그들의 오판이 오만과 탐욕, 망상에 근거하고 있음을 분명히 드러내고자 한다”고 피력했다.

[천지일보=안채린 기자] 12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인근에서 정의기억연대 주최로 열린 제1526차 수요시위에서 참석자들이 일본 정부를 규탄하는 피켓을 들고있다. ⓒ천지일보 2022.1.12
[천지일보=안채린 기자] 12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인근에서 정의기억연대 주최로 열린 제1526차 수요시위에서 참석자들이 일본 정부를 규탄하는 피켓을 들고있다. ⓒ천지일보 2022.1.12

지난 2015년 12월 28일 박근혜 정부 당시 체결된 한일합의의 폐기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백지은 경기 평화나비 단국대지부장은 “박근혜 정부는 당사자인 할머니들을 무시한 채 일방적인 한일합의를 맺었고 국민들의 촛불로 당선된 문재인 정부는 화해치유재단 해산은 논의만 하고 할머니들의 재판을 기각했다”며 “참으로 절망적이고 화가 나는 정부 행태”라고 비판했다.

이어 “하지만 그저 분노하고 절망하는 것이 아니라 바꾸기 위해 우리가 행동해야 한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며 “언젠가 한일합의가 반드시 폐기되라라고 믿는다. 정부는 할머니들과 국민들의 편에 서서 이제라도 제대로 된 역할을 수행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단체 ‘함께 맞는 비’ 역시 “피해자의 동의 없는 협상을 체결한 박근혜 정부의 한일합의를 문재인 정부가 더 이상 재협상하지 않겠다고 한 것은 매우 실망스러운 일”이라며 “대한민국 정부는 나라를 빼앗기고 힘없이 끌려가 참혹한 일을 당할 수밖에 없었던 인권유린의 역사를 직시하고 한일 간의 이면 합의를 파기하는 등 보다 적극적인 외교적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수요시위는 ‘평화의 소녀상’에서 50m가량 떨어진 채 진행됐다. 자유연대 등 극우단체들이 평화의 소녀상 옆을 선점했기 때문이다. 수요시위를 재개한 지난해 11월 소녀상과 10m가량 떨어진 곳에서 진행했지만 또다시 멀어지게 됐다.  

[천지일보=안채린 기자]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인근에서 제1526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가 진행되고 있다. ⓒ천지일보 2022.1.12
[천지일보=안채린 기자]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인근에서 제1526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가 진행되고 있다. ⓒ천지일보 2022.1.12

수요집회가 진행되는 가운데 보수 성향 단체들은 “위안부 사기극 멈춰라” “정의연 해체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고 ‘소녀상 해체하라’ 등이 적힌 피켓을 흔들었다. 이들이 방송 스피커 음향을 크게 키우면서 수요집회 진행에 차질을 빚기도 했다.

이 이사장은 “수요시위 내용과 형식의 변화를 다각도로 고민하고 있다. 국내외 역사부정 세력에 대한 체계적 대응도 기획하고 있으며 지난 ‘수요시위 30년’ 아침에 진행한 국가인권위원회 진정은 그 시작이 될 것”이라며 연대를 호소했다.

정의연 등은 지난 5일 “일본군 성노예제를 부정하며 수요시위 장소를 선점하는 극우단체들의 행위를 국가공권력인 경찰이 제지하지 않고 있다”며 국가인권위원회의 현장 실태조사와 긴급구제조치를 요청한 바 있다.

참석자들은 “진실 왜곡과 혐오로 추운 겨울이지만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의 정의로운 해결을 외치는 대학생들과 수많은 시민의 힘으로 평화로를 지킬 것”이라며 “반드시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이 이뤄지는 따뜻한 봄을 맞이할 것이다. 우리는 이 땅에 평화가 오는 그날까지 함께 이 자리를 지킬 것”이라고 외쳤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