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관할 구청으로부터 시설 폐쇄 결정을 받은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담임 전광훈 목사)가 22일 교회에서 대면예배를 진행할 수 없어 광화문 일대로 자리를 옮겨 예배를 진행했다. 사진은 이날 오전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의 모습. ⓒ천지일보 2021.8.22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관할 구청으로부터 시설 폐쇄 결정을 받은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담임 전광훈 목사)가 22일 교회에서 대면예배를 진행할 수 없어 광화문 일대로 자리를 옮겨 예배를 진행했다. 사진은 이날 오전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의 모습. ⓒ천지일보 2021.8.22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재개발 문제로 지역 조합과 갈등을 빚어온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를 둘러싸고 또다시 긴장이 커지고 있다. 최근 이 교회에 대한 5차 명도집행이 진행된 가운데 신도 등 약 500명의 교인들이 격렬하게 저항하고 나서면서다. 담임 전광훈 목사는 ‘순교’까지 언급하며 철거에 끝까지 맞서겠다고 엄포하는 등 충돌 우려가 적지 않은 상황이다. 

사랑제일교회에 대한 5차 철거 시도는 지난 5일 오후 2시부터 진행됐다. 교회 측은 유튜브 채널 너알아TV 등을 통해 신도들에게 ‘교회에 용역이 오고 있으니 지금 당장 집결해달라’는 긴급 요청을 내렸다.

5차 명도집행 시도로 아수라장이 된 사랑제일교회. (출처: 너알아TV캡처)
5차 명도집행 시도로 아수라장이 된 사랑제일교회. (출처: 너알아TV캡처)

교회엔 순식간에 수백명의 신도들이 모여들었다. 철거 작업을 위해 300여명의 집행인력과 경찰, 포크레인이 동원되자 교회 안팎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흥분한 일부 교인은 소화기나 페인트를 용역들에게 뿌리며 교회 접근을 막아섰고, 일부 교인은 ‘철수하지 않으면 투신자살을 하겠다’며 인근 건물 옥상에 오르거나 교회 종탑에 오르는 등 우려했던 일들이 벌어지기도 했다. 물리적 충돌도 벌어져 신도 5명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교회 철거를 반대하며 인근 건물 옥상에 오른 사랑제일교회 교인들.  조나단 목사는 확성기를 통해 “우리에게는 순교지만 국민이 떨어져 죽게생겼다”며 “철거하지 않으면 교회를 지키기 위해서 투신할 것”이라고 연신 경고했다. (출처: 유튜브 너만몰라TV 캡처)
교회 철거를 반대하며 인근 건물 옥상에 오른 사랑제일교회 교인들. 조나단 목사는 확성기를 통해 “우리에게는 순교지만 국민이 떨어져 죽게생겼다”며 “철수하지 않으면 교회를 지키기 위해서 투신할 것”이라고 연신 경고했다. (출처: 유튜브 너만몰라TV 캡처)

현장에는 교회를 지켜달라는 사랑제일교회 교인들의 통성기도가 울려퍼졌다. 용역을 향해 “하나님이 두렵지 않느냐” “하나님이 너희를 심판하신다” “철수하라” 등 고함도 곳곳에서 들렸다.  

이 교회 조나단 목사는 확성기를 통해 “우리에게는 순교지만 국민이 떨어져 죽게생겼다”며 “철수하지 않으면 교회를 지키기 위해서 투신할 것”이라고 연신 경고했다. 교인들의 반발이 지속되자 조합 측은 결국 물러났고 사랑제일교회는 “우리가 이겼다”고 환호했다. 

사랑제일교회는 강제 철거를 막기 위해 당분간 교회에서 집회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채널 관계자는 “사랑제일교회를 지키고자 엄청나게 많은 성도가 모였다”며 “지금부터 장기전에 돌입해서 조합 문제가 끝날 때까지 텐트를 치고 인근에 숙박을 하더라도 이 자리를 지키겠다고 결의를 다졌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전광훈 목사는 9일 기자회견을 열고 사랑제일교회 철거 시도를 규탄하며 인명피해를 불사하고 끝까지 철거에 저항하겠단 입장을 밝혔다.

그는 “우리 교회 성도 1만명 중 최후의 한 사람이 순교하면서까지도 우리는 복음의 자존심을 지켜낼 것”이라며 “2만 2000볼트가 흐르는 전봇대 위에 올라가서 순교하겠다고 하는 사람들 보지 않았냐. 한두 사람이 아니다. 다시 한번 (용역들을) 보내면 인류 역사 앞에 제대로 된 교훈을 보여 주겠다”고 말했다.  

교회 측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12월 동절기가 되면 원칙상 철거를 할 수 없긴 하지만 우선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번 철거 시도로 교인들도 많이 놀랐다. 숙식은 하지 않고 번갈아 가면서 교회를 지키는 상황이고 조합 측과는 계속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랑제일교회 측과 재개발 조합은 보상금 등을 문제로 갈등을 빚어왔다. 교회 측은 563억원의 보상금을 요구하며 강제집행에 저항해왔다. 이는 서울시 토지수용위원회가 감정한 보상금 82억원의 7배에 가까운 금액이다. 

조합 측은 사랑제일교회를 상대로 낸 명도소송에서 승소해 지난해부터 4차례 명도집행을 시도했으나 매번 신도와 용역 간 충돌이 발생해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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