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원자가 올린 탈모된 남편의 머리 모습. (캡쳐: 유튜브). ⓒ천지일보 2021.10.8
세종시의 한 50대 남성이 모더나 백신 접종 후 탈모를 겪고 있다는 글이 지난 7일 국민 청원에 올라왔다. 사진은  탈모된 머리 모습. (캡쳐: 유튜브). ⓒ천지일보 2021.10.8

극소수지만 코로나 백신 접종 후 탈모 현상 발생 공통점

전문가 “백신과 연관성 있게 보기엔 아직 자료가 부족”

확진자 중에서도 탈모 증상… 조사대상 965명 중 153명

[천지일보=홍보영 기자]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맞고 부작용으로 탈모를 겪고 있다는 사례가 잇따라 발생하는 가운데 백신과의 인과성이 주목된다.

정밀하게 분석하고 연구하면서 데이터를 충분히 더 모아야 알 수 있다는 게 중론이지만 전문가들은 개인차에 따라 탈모와 백신과의 연관성이 있을 수 있다는 견해와 관련성이 부족하다는 의견으로 엇갈렸다.

13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따르면 백신 접종 후 부작용으로 탈모를 겪고 있다는 사례가 2건 발생했다. 국민청원에는 지난 7일 세종시에 거주하는 50대 한 남성이 모더나 백신을 맞고 심각한 탈모가 발생했다는 청원글과 지난 11일 화이자 백신을 맞고 머리카락 5분의 1도 안 남았다는 청원글이 게시됐다. 모두 mRNA 계열의 백신을 맞고 탈모를 겪었다는 사례다.

이외에도 바이러스 벡터 계열인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고 난 뒤 탈모를 겪었다는 사례도 있었다. 지난 7월 12일 개인 블로그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부작용인가 탈모’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 글의 작성자인 A씨는 아스트라제네카 1차 접종 후에 머리숱이 3분의 1 토막 났다고 하소연했다.

국내뿐만 아니라 일본에서도 모더나 백신을 접종받고 탈모 증상을 겪고 있다는 20대 여성의 사례가 있었다.

일본인 B(28, 여)씨는 지난 7월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평소에 건강했고 혈액검사 등 각종 검사에서 탈모증이 될 수 있는 원인이 확인되지 않았다”며 “백신 접종 직후부터 머리가 빠지기 시작했고 대머리가 됐다. 백신이 원인”이라고 하소연했다.

일본의 한 20대 여성이 모더나 백신을 맞고 탈모증에 걸렸다고 주장했다. 사진은 탈모된 머리 모습. (캡쳐: 블로그) ⓒ천지일보 2021.10.13
일본의 한 20대 여성이 모더나 백신을 맞고 탈모증에 걸렸다고 주장했다. 사진은 탈모된 머리 모습. (캡쳐: 블로그) ⓒ천지일보 2021.10.13

백신 접종자 수에 비해 탈모를 겪고 있다는 사례는 극소수지만, 백신 접종 직후부터 증상이 발생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전문가들은 백신과 탈모와의 연관성에 대해 의견이 분분했다.

권이승 가톨릭관동대학교 의료경영학과 교수는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백신과 탈모와의 연관성에 대해 “역학적인 정밀 분석과 연구를 해야 정확히 알 수 있다”면서도 “관련이 있을 것이라 추정한다. 백신이나 병원체로 인해 각 신경에 장애를 일으켜 신체균형을 깨뜨리고 탈모도 발생시킬 수도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와 달리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 감염에서 나오는 증상이라고 해도 백신 접종에서 나오는 증상에는 성립하지 않는다”며 “코로나19는 전신에 염증을 일으킬 수 있어 탈모를 일으킬 수 있다. 하지만 mRNA백신의 경우 코로나바이러스를 전체 투입시키는 것이 아니라 스파이크 단백질을 합성하는 RNA 핵산만 주입하기 때문에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탈모는 평상시 자연현상인 집안내력으로 생길 수 있으며, 스트레스로 인한 것일 수도 있다. 또한 탈모라면 모근이 공격받아야 하는데 (바이러스) 항체가 모근을 공격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김 교수는 “전 세계에 코로나19 백신이 65억 4000만도즈가 사용된 가운데 탈모가 관련성이 있었으면 얘기가 먼저 나왔을 것”이라며 “미국이나 유럽은 백신 접종 후 안전성 감시를 주기적으로 모니터링을 한다. 탈모의 경우 내막을 봐야겠지만 백신 접종과 연관성 있게 보기엔 아직 자료가 부족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에 확진된 후 후유증으로 탈모를 겪는 사람들이 다수 있다. 1차 대유행이 발생한 대구지역 코로나19 확진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후유증 설문 조사 결과, 응답한 965명 중 탈모가 15.9%를 차지했고 완치 후 4개월 기준 지속된 주요 증상으로 꼽혔다.

아울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확진된 입원 성인 환자 40명을 대상으로 임상적 후유증을 조사한 결과, 증상발현 평균 3개월 이후 탈모는 23%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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