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공수작전으로 아프간을 탈출한 샤나즈 바티 수녀. (출처: 미국 크리스천투데이)
이탈리아 공수작전으로 아프간을 탈출한 샤나즈 바티 수녀. (출처: 미국 크리스천투데이)

아프간 잔류 크리스천들은 ‘카타콤’ 신앙 

“숨어서 예배 드려… 상황 더 악화할 것”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탈레반은 서방의 모든 외국인을 기독교인으로 간주합니다. 우리는 끊임없이 감시를 받고 있었고 종교를 드러내는 것이 허용되지 않았습니다.”

파키스탄 출신의 샤나즈 바티 수녀는 이탈리아 공수작전을 통해 가까스로 아프간을 탈출했다. 2019년부터 수도 카불에서 다운 증후군과 기타 학습 장애를 앓고 있는 아이들을 돌봐온 그는 최근 ‘에이드 투더 처치 인 니드’와의 인터뷰에서 아프간 탈출 당시의 긴박한 상황과 아프간 내 기독교인들이 받는 대우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고 미국 크리스천투데이가 보도했다.

그는 탈출 당시 긴박했던 상황에 대해 “탈레반이 도시를 장악하기 시작했을 때 건물에 숨어 있어야 했다”며 “어려운 시간이었다. 우리는 두려웠고 집안에 갇힐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바티 수녀가 아프간에서 지내면서 가장 힘들었던 일은 여성이라면 반드시 남자와 함께여야 한다는 요구 때문이었다. 그는 “여성들은 마치 물건으로 취급받고 있었다”며 “젊은 여성이 자신의 의사 상관없이 가장이 선택한 남자와 결혼하는 것을 볼 때 말할 수 없이 고통스러웠다”고 밝혔다.

그는 인근 자선 선교사들과 그들의 보살핌을 받고 있던 장애아동들과 함께 이탈리아로 가는 마지막 피난 비행에 탑승할수 있었다. 그가 돌보던 아이들은 현재 이탈리아의 한 종교 단체가 돌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바티 수녀는 아프간에 있는 기독교인들이 큰 위험에 처해 있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샤리아법을 따르며 반기독교 이념이 매우 강한 탈레반이 아프간을 통치하면서 아프간 내 수많은 기독교인들은 공포에 떨고 있다. 샤리아법 상 아프간 내 기독교인들은 이슬람에서 배교한 배교자에 해당, 참수형에 처해지기 때문이다. 

더욱이 최근 파키스탄과 이란 등 아프간 접경 국가들이 일제히 국경을 폐쇄하면서 발이 묶인 아프간 기독교인들은 도시를 벗어나 외딴 곳에 숨어서 지내며 신앙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프간에서 기독교 미디어 사역을 하고 있는 SAT-7 파스 전무이사 파나이오티스 키넌은 릴리즈 인터내셔널과의 인터뷰에서 “탈레반의 통치 이후 우리는 아프간에서 (대면) 신앙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많은 메시지를 받고 있다”며 “아프간 기독교인들은 매일 우리에게 연락해 상황이 얼마나 어려운지 설명하고 있다. 그들은 현재 비밀 장소에서 숨어서 예배를 드리지만 상황은 더욱 악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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