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이현주 세월호참사 진상규명 특별검사가 13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빌딩에 마련된 특검 사무실 앞에서 열린 4.16 세월호 참사 특검 사무소 현판식에서 현판을 제막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5.13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이현주 세월호참사 진상규명 특별검사가 13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빌딩에 마련된 특검 사무실 앞에서 열린 4.16 세월호 참사 특검 사무소 현판식에서 현판을 제막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5.13

DVR 바꿔치기-CCTV 조작 등 의혹 모두 기소 않기로

특검 “바꿔치기나 가짜 의혹 뒷받침 증거 찾을 수 없어”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이현주 특별검사(세월호 특검)팀이 90일 간 수사한 끝에 모든 의혹에 대해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보고 기소하지 않기로 했다.

세월호 특검은 10일 해군 및 해경의 ‘세월호 DVR(Digital Video Recorder, 영상저장장치)’ 수거 과정 및 인수인계 과정에 대한 의혹, 수거된 DVR이 ‘가짜’라는 의혹, ‘세월호 폐쇄회로(CC)TV’ 데이터 조작이 있었다는 의혹, DVR 관련 청와대 등 정부 대응의 적정성에 대한 의혹에 대해 이를 뒷받침만한 증거가 없어 공소를 제기하지 않기로 했다고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먼저 세월호 DVR이 지난 2014년 6월 22일 이전에 은밀하게 수거됐고, 당일 수거된 DVR은 가짜이며, 그 이후 두 개의 DVR이 바꿔치기 됐다는 의혹에 대해 특검은 “2014년 4월 16일부터 6월 23일까지 해군·해경이 교신한 음성파일 약 4000시간 분량을 확보해 내용을 검토하고, 해군 문자 정보망, 해경 메신저 기록 등 해군·해경·해양수산부의 세월호참사 관련자료, 세월호참사 관련 대통령기록물 등 여러 서류를 압수수색해 꼼꼼히 살펴본 결과 세월호 DVR이 2014년 6월 22일 이전에 수거됐다는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DVR이 가짜라는 의혹에 대해서도 “세월호 선체를 직접 방문해 검증조사를 실시하고 DVR 수거 당시 촬영된 수중영상 및 4.16기록단 촬영영상 등에 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분석을 의뢰하고, 해경·해군 관계자, 민간잠수사, 희생자 가족 및 실종자 가족, 영상분석전문가 등 에 대한 전방위적 조사 결과 가짜가 존재한다는 근거도, DVR이 바꿔치기 됐다고 볼만한 증거도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오히려 특검은 “자체 검증 및 국과수 감정 결과와 관련자 진술 등을 면밀히 검토한 끝에 처음 수거된 DVR은 가짜가 아니라 원래의 세월호 DVR이라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오후 청와대에서 이현주 변호사에게 세월호참사 진상규명 특별검사 임명장을 수여한 후 환담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제공: 청와대) ⓒ천지일보 2021.4.23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오후 청와대에서 이현주 변호사에게 세월호참사 진상규명 특별검사 임명장을 수여한 후 환담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제공: 청와대) ⓒ천지일보 2021.4.23

세월호 CCTV 데이터 조작 의혹에 관해서도 불기소 결정했다.

앞서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사참위)는 세월호 참사 당시 해군이 DVR 수거 과정에서 찍은 영상 속 DVR과 법원에 제출된 DVR이 서로 다르다며 바꿔치기 의혹을 제기했다.

특검은 먼저 법원에 제출된 관련 데이터는 사참위가 분석한 ‘복원데이터’의 일부분인 점을 짚었다.

그러면서 이 복원데이터가 2014년 법원의 CCTV 검증 절차가 종료된 이후 복원촉탁인이 개인적으로 자신의 작업용 하드디스크에 보관해오던 것이었고, 그 과정에서 오염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특검은 “복원촉탁인이 개인적으로 자료를 보관하던 과정에서 노트북에 저장돼 있던 MP3 음악파일, 예능프로그램 편집 영상 등이 세월호 DVR의 ‘복원데이터’에 들어간 것으로 추정된다”며 “원본과의 동일성이 담보되지 않는 ‘복원데이터’를 비교군으로 해 법원에 제출된 CCTV 데이터가 조작됐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박병우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사참위) 세월호 진상규명국장이 13일 오전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 사참위 대회의실에서 열린 ‘4.16 7주기 사참위 세월호참사 진상규명 조사 현황 기자간담회’에서 참사 당일 ‘0차 항적’을 세월호 항적으로 설명하는 해수부 관계자의 모습이 담긴 영상을 공개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4.13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박병우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사참위) 세월호 진상규명국장이 13일 오전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 사참위 대회의실에서 열린 ‘4.16 7주기 사참위 세월호참사 진상규명 조사 현황 기자간담회’에서 참사 당일 ‘0차 항적’을 세월호 항적으로 설명하는 해수부 관계자의 모습이 담긴 영상을 공개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4.13

또 사참위는 2014년 법원에 제출된 데이터에 나타나는 ‘배드섹터 특이현상’ ‘페이지파일 특이현상’ 등이 조작의 흔적에 해당하고, 복원 작업 과정에서 CCTV 데이터가 조작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서도 특검은 데이터 복원 과정을 재연하고 특이현상에 대한 국과수 분석, 복원 작업실을 촬영한 CCTV를 분석한 결과 “데이터 복원 과정에서 일반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현상임을 확인했다”며 조작의 근거고 보기 어렵다고 결론 내렸다.

대통령기록물 및 해군·해경의 통신자료를 포함한 제반 증거들을 검토하고 수사한 결과, DVR 관련 박근혜정부의 대응의 적정성에 대해서도 범죄혐의를 발견하지 못해 공소를 제기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특검은 “‘증거가 가리키는 대로 따라가다 보면 진실에 도달할 것’이라는 믿음을 바탕으로 수사를 개시했다”며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 부디 이번 수사로 관련 의혹이 해소됐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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