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사랑제일교회에 대한 관할구청의 시설폐쇄 명령이 내려진 가운데 28일 오후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주변에 예배 콘서트 안내 현수막이 걸려 있다. ⓒ천지일보 2021.7.28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사랑제일교회에 대한 관할구청의 시설폐쇄 명령이 내려진 가운데 28일 오후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주변에 예배 콘서트 안내 현수막이 걸려 있다. ⓒ천지일보 2021.7.28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오늘 예배 진행합니다… 폐쇄하면 광화문으로 가면 되지. 겁날 줄 아나.” 28일 오후 5시경.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골목 입구에서 만난 한 교회 관계자는 이같이 말했다.

사랑제일교회 측은 수차례 대면 예배 전면 금지 조치를 위반한 혐의로 서울시로부터 교회 운영중단 명령을 받았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예배를 이어가고 있다. 결국 시는 사랑제일교회의 시설폐쇄 조치를 결정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교회 측은 “대면 예배를 멈추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충돌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 송은철 방역관은 28일 코로나19 온라인 브리핑에서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성북구가 사랑제일교회 폐쇄 조치를 위해 청문 등 관련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사랑제일교회는 지난 18일 150명이 모인 가운데 대면 예배를 강행해 관할구청인 성북구청으로부터 운영중단 명령과 과태료 150만원 처분을 받았다. 그러나 사랑제일교회 측은 지난 25일에도 100~200명가량이 모인 예배를 강행했다.

시는 감염병예방법 49조 3항, 운영중단 명령을 받은 자가 운영중단 기간에 운영을 계속할 경우 관할 구청장이 시설폐쇄를 명령할 수 있는 조항을 근거로 폐쇄 조치에 착수했다. 성북구는 금주 안에 교회에 폐쇄 절차를 고지할 것으로 전해졌다.

시설폐쇄 결정이 알려진 이날 오후 8시 30분경, 평소 교회 관계자들로 삼엄한 경비가 이뤄지던 사랑제일교회 골목은 적막과 어둠이 흘렀다. 교회가 문을 닫았기 때문이 아니었다. 교회 내부에서는 수요 예배가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환한 교회 내부에서는 희미하게 찬송가 소리가 흘러나왔다. 오후 9시가 넘어서자 교인들은 하나둘씩 골목에 모습을 드러냈다.

수요예배 설교자로 나선 목회자는 어김없이 문재인 정부에 대한 비판을 쏟아내면서, 방역 지침을 준수하고 있는 교회들을 향해서 ‘교단 총회장들이 정부에 꼼짝도 못한다’ ‘같은 교회를 지켜줘야지 공격을 하냐’며 맹비난했다. 그리고 신도들을 향해선 담대하게 예배를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모 목사는 “따지지 말고 일단 모이고 후에 (하나님의) 평가를 받자”며 “교회가 담대하게 예배할 때 오히려 믿지 않는 사람들이 회개하고 돌아오게 돼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한국교회가 예배해야 한다”며 “하나님은 두눈 번쩍 뜨고 지켜보고 계신다. 어디다가 함부로 교회 문을 닫으라 마냐 하냐. 교회가 (문재인) 니꺼냐”고 비난했다. 교인들 사이에선 큰 환호성 소리와 함께 “아멘” 소리가 들렸다.

전광훈 목사도 이날 유튜브 실시간 온라인 방송을 통해 현장 예배를 강행하겠단 입장을 재차 밝혔다. 그는 “나를 탄압하기 위해 사랑제일교회 예배현장을 폐쇄하기로 했는데 우리는 예배를 계속한다”며 “만약 우리 교회 문을 닫으면 바로 광화문으로 나간다. 그전까지는 수요예배라던지 새벽기도라던지 모든 집회를 정상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 목사 발언에 실시간 채팅창은 “아멘 할렐루야” “전 목사님 따라가겠습니다” “8월 15일 광화문광장으로” “비대면 예배는 신사참배” 등 지지자들 글이 쏟아졌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사랑제일교회에 대한 관할구청의 시설폐쇄 명령이 내려진 가운데 28일 오후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주변에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라’고 적힌 현수막이 걸려 있다. ⓒ천지일보 2021.7.28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사랑제일교회에 대한 관할구청의 시설폐쇄 명령이 내려진 가운데 28일 오후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주변에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라’고 적힌 현수막이 걸려 있다. ⓒ천지일보 2021.7.28

사랑제일교회가 현장 예배를 계속 강행할 방침인 가운데 교회 주변 주민들은 불안한 기색이 역력했다. 사랑제일교회와 200m정도 떨어진 빌라에 사는 윤모(80, 남)씨는 “누가 좀 말려줬으면 좋겠다”면서 “교회 예배 소리가 집안까지 울릴 정도로 크다”며 한숨을 지었다. 그는 “시끄러운 것도 시끄러운 건데 언제 집단감염이 터질지 모르니 불안하다”며 “주민들이 뭐라 하든 저 사람들은 신경도 안쓴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한편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사랑제일교회 관계자들의 향후 판결에 대면 예배 강행이 영향을 미칠수도 있다는 견해가 나온다. 같은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비슷한 혐의로 또다시 조사를 받는 것은 재판부가 싫어하는 행위로 죄가 인정되면 가중처벌이 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감염병의예방및관리에관한법률위반(감염병예방법) 혐의로 기소된 김문수 전 경기도 지사를 비롯한 사랑제일교회 관계자 등 8명의 공판은 오는 9월 열릴 예정이다.

또 최근 전 목사는 개신교 시민단체 평화나무로부터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당한 상태다. 평화나무는 “전 목사가 고의로 정부 방역을 방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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