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방역 조치로 살처분한 산란계(계란을 낳는 닭) 수가 1000만 마리를 넘어서며 계란값이 급등한 가운데 26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농수산물시장의 한 가게에서 시민이 계란 2판을 구입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1.26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농수산물시장의 한 가게에서 시민이 계란 2판을 구입하고 있다. ⓒ천지일보DB

2분기 가축동향조사 발표

산란계 전년대비 12.1%↓

AI여파로 905만마리 감소

홍남기 “대책 강구해야”

[천지일보=황해연 기자]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 여파로 닭과 오리의 가축 사육 마릿수가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감소세를 보이며 예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통계청의 ‘2021년 2분기 가축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2분기(6월 1일 기준) 산란계 마릿수는 전년 동기 대비 905만 마리(12.1%) 감소한 6587만 1000마리다. 지난 1분기와 비교하면 376만 1000마리(6.1%) 증가했지만 7000만 마리를 밑돌고 있다. 이는 지난 2017년 3분기 이후 처음이다.

2분기 오리의 사육 마릿수는 전년 동기 대비 177만 5000마리(19.1%) 줄어든 752만 8000마리다. 육용오리(45일 미만)는 169만 5000마리(19.7%) 감소한 692만 2000마리, 종오리(6개월 이상)는 8만 마리 감소한 36만 8000마리다.

앞서 통계청이 발표한 ‘6월 소비자물가동향’을 살펴보면 지난달 달걀 가격은 전월 대비 4.5%, 전년 동기 대비 54.9% 폭등한 바 있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16일 계란 한 판(특란 30개)의 가격은 7531원이다. 지난 1월 달걀 한 판의 산지 가격은 4726원에서 이후 6월에는 29.2% 상승한 6017원, 동기간 도매가격은 5022원에서 27.3% 오른 6392원이었다.

지난해 11월 28일 가금농장에서 고병원성 AI 확진 판정이 나온 뒤 올해 4월 7일 전남 장흥의 육용오리 농장을 마지막으로 고병원성 AI가 더 발생하지는 않았다. 다만 고병원성 AI 발생 후 살처분된 산란계가 1600만 마리를 넘어섰고 5000원대 중반이었던 달걀 가격은 급상승했다. 이후 고병원성 AI가 달걀 가격이 오른 가장 큰 요인으로 지적되면서 현재까지 계란 값은 7000원대에 머물고 있다.

이에 정부는 신선란과 달걀 가공품에 한시적으로 관세를 면제해주고 올해 상반기에만 2억개의 물량이 넘는 달걀을 수입하며 공급을 늘렸지만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외출 및 외식이 제한되고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집밥의 수요가 늘어남과 동시에 달걀 수요가 많아진 것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9일 확대간부회의에서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는 계란 값과 관련해 계란 한 판 가격이 적어도 6000원대가 될 수 있도록 수입 물량 확대 등 임팩트 있는 선제 대책을 강구하고 시행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향후 하반기에는 산란계 사육 마릿수가 평년 수준을 웃돌면서 점차 달걀 가격이 안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농촌관측본부가 지난달 내놓은 ‘산란계 관측’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산란계 사육 마릿수는 평년보다는 1.9% 늘어난 7023만 마리다.

또한 해당 자료에서는 오는 9월 산란계 사육 마릿수는 전년 동기 대비 0.5% 줄어들지만 평년보다는 4.0%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달걀 생산량은 지난달 1일 기준으로 전월 대비 3.0% 증가한 4050만개, 이달은 4299만개, 다음 달은 4441만개로 늘어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오는 9~12월 산란계 사육 마릿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한우나 육우의 경우에는 송아지 산지 가격 상승으로 인해 전년 동기 대비 12만 5000마리(3.7%) 오른 350만 8000마리로 집계됐다.

돼지는 사육 마릿수는 전년 대비 6만 2000마리(0.6%) 증가한 1115만 마리다. 전분기와 비교해 4000마리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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