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제공: 국민의힘) ⓒ천지일보 2021.7.8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제공: 국민의힘) ⓒ천지일보 2021.7.8

[천지일보=이대경 기자]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여성가족부에 이어 통일부 폐지론을 거듭 주장하자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직접 받아치며 설전이 벌어졌다.

이 대표는 10일 SNS를 통해 “미수복 대륙영토를 이야기하는 대만에 통일‘부’와 같은 조직이 있습니까? 대륙‘위원회’”라며 “북한에서 통일부를 상대하는 조직이 ‘부’입니까? 조국평화통일‘위원회’지요. 심지어 조평통은 원래 내각이 아니라 조선노동당 산하의 조직이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여성가족부가 존재하는 동안 젠더갈등은 심해졌고, 이번 정부 들어서 통일부가 무엇을 적극적으로 했는지 모르겠지만, 통일부가 관리하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는 폭파됐다”고 지적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을 향해서도 날을 세웠다.

그는 “저는 업무분장이 불확실한 부처이기 때문에 일을 못하고 있다고 생각해서 차기 정부에서 정부조직법 개정을 해야 된다고 생각하는 것인데, 이인영 장관께서는 ‘필요한 부처’라고 생각하신다면 ‘필요한 부처’에서 장관이 제대로 일을 안 하고 있는 거고 장관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성과와 업무영역이 없는 조직이 관성에 의해서 수십 년간 유지되어야 하는 것이 공공과 정부의 방만이고 혈세의 낭비”라며 “농담이지만 심지어 통일부는 유튜브 채널도 재미없다. 장관이 직원에게 꽃 주는 영상 편집할 돈 이거 다 국민의 세금”이라고 비판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천지일보 2020.10.8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천지일보DB

이에 이 장관은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저도 남북관계 개선 성과를 만들기 위해 장관 일을 더 열심히 하겠다”며 “하지만 이 대표도 통일부를 폐지하라는 부족한 역사의식과 사회인식에 대한 과시를 멈추라”고 비판했다.

또한 그는 “3.8 여성의 날에 통일부 여성들과 꽃을 나눈 것이 재미없다는 건지 무의미하다는 건지, 여전히 이 대표의 젠더 감수성은 이상하다”고 했다.

여당 의원들도 나서 이 대표를 비판했다. 민주당 김진욱 대편인은 구두논평을 통해 “통일부는 통일에 대한 우리의 의지이며, 통일을 준비하고 앞당기기 위한 토대”라며 “남북관계에 대한 이 대표의 일천한 의식은 우려스럽다. 또 통일부 폐지 주장의 바탕에 깔린 통일에 대한 의지 박약은 더욱 유감스럽다”고 직격했다.

강병원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통일부 있다고 통일 오냐’는 이준석 대표의 용감한 무지. ‘국방부 있다고 국방 되냐’, ‘경찰 있다고 치안 되냐’고 말하면 뭐라 하겠나”라며 “박근혜씨의 ‘해경 해체’ 정신이 국민의힘 모토라는 사실, 이준석의 정치는 분열과 포퓰리즘이 원동력을 확실히 인증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전용기 의원은 페이스북에 “서독이 내독관계‘부’(내독관계성)를 설치해 통일에 대응했다는 진실은 어디로 갔나. 왜 절반의 진실만 보여주는 겁니까”라며 “서독 당시 내독관계부가 ▲동서독 관계 개선 ▲동방정책의 총괄 ▲정치범의 협상 등 핵심 역할을 했다는 사실은 이미 역사에 박혀 있는 내용이다. 서독의 성공 사례는 슬그머니 뒤로 숨기고 본인 주장 강화하겠다고 통일 안 된 나라의 이야기만 다루는 건 너무 비겁한 자세 아닙니까”라고 질타했다.

김남국 의원은 “그냥 깊이 생각하고 한 말은 아닌 것 같다. ‘여가부 폐지론’에 여론에 여론이 뜨겁게 반응하니까 거기에 묻어서 평소에 가볍게 생각하던 것을 그냥 불쑥 던진 것으로 생각된다”며 “너무 경솔하고 신중하지 못한 발언이고, 이 대표는 더이상 정치평론가가 아니다. MZ세대에 걸맞은 통일론에 대해 함께 고민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전혜숙 최고위원은 ‘여가부 폐지’ 입장을 두고 “성차별이 엄연히 존재하는 현실을 왜곡하고 ‘이대남의 분노’를 정략적으로 이용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고민정 의원은 “(이 대표가) 무엇인가를 덮고 싶었던 것이라고 본다”며 “윤 전 총장의 아내 김건희 씨를 둘러싼 각종 의혹들이 고구마 줄기처럼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슈를 이슈로 덮으려는 수가 보인다”라고 의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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