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10년 8월 27일 인천 송도 센트럴 공원에 개장한 ‘더바이블엑스포2010’ 전시장에 세워진 바벨탑이 일주일 뒤 불어 닥친 태풍 ‘곤파스’에 의해 처참히 무너졌다.

협의회 “재개장 안돼”
대책휘 “재개장 해야”
IFEZ “7월 철거할 것”

[천지일보=최유라 기자] 인천 송도 센트럴 공원에 세워진 ‘더바이블엑스포2010’ 전시장 재개 여부를 놓고 피해자들의 입장이 갈라지고 있다.

사기혐의와 자연재해로 무산된 더바이블엑스포2010 전시장이 문을 닫으면서 막대한 재정 피해를 입은 이들이 바이블엑스포피해자협의회(협의회)와 바이블엑스포피해자대책위원회(대책위)로 나누어졌다.

두 단체 모두 피해자지만 협의회는 전시장이 재개되면
안 된다는 입장이며 대책위는 전시장을 재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 사기혐의 및 태풍으로 무산된 더바이블엑스포

지난해 8월 27일 더바이블엔터테인먼트는 인천 송도에 ‘더바이블엑스포2010’ 전시장을 개막했지만 일주일 뒤 태풍 ‘곤파스’가 불어 닥쳐 기물이 심각하게 파손됐다. 사기혐의와 재정난에 시달린 주최 측은 더바이블미션(대표이사 조성훈 목사)을 새로운 사업주체로 변경했다.

그러나 새 대표이사인 조성훈 목사가 전시장에 들어간 공사대금 및 시설물 대여비용을 지급 체납 업체에 대물로 갚으면서 사태는 더욱 심각해졌다.

조 목사가 내놓은 대물은 자신이 이사장으로 있는 대한예수교장로회연합회 소유의 추모관 ‘크리스챤골드파크’ 봉안당 안치증서다. 조 목사는 이 안치증서와 관련 ‘위조증서 발행’ ‘불법이중판매행위’ 등의 의혹을 받고 있다.

이로 인해 많은 사업자가 막대한 손해를 입었다. 대책위에 따르면 200여 개 회사가 파산에 이르렀고 피해자 2천여 명은 150여 억 원의 물질적 피해를 당했다.

◆ 피해자들, 전시장 재개 여부로 갈등

피해 업체는 용역 식비로 제공된 김밥을 납품한 식당, 관광버스 대절 업체, 전시관 티켓을 발행한 인쇄소, 나무 자재를 유통한 건축자재 업체 등 다양한 업종으로 구성돼 있다.

대책위 회원 김진형(강산우드컴) 실장은 “보증금도 못 받았다. 현실적으로 피해금액을 보상받을 수는 없지만 재개장되면 조금이라도 금전적인 보상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재개장을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달 30일 전시장을 철거하겠다고 나선 인천경제자유구역청(IFEZ)을 향해 무산된 바이블엑스포 전시에 행정적 지원을 요청하고 행사를 재개해 달라며 촉구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반면 협의회 측은 반대 입장이다. 협의회는 태풍 ‘곤파스’가 오기 전 이미 더바이블엔터테인먼트가 사기행각을 벌인 것을 알고 만들어진 단체다.

협의회 김선환 대표는 “이미 사기행각으로 번져 회복이 불가능하다”며 “전시장이 재개되면 시중에 깔린 180만 장 이상의 전시장 티켓이 재활용된다. 이로 인해 사기당할 이들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아울러 김 대표는 “주최 측이 전시장 사업에 개신교 유명 지도자를 앞세웠다고 해서 이번 사태를 종교적인 논리로 봐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들은 3~5년마다 행사를 전문적으로 투어하면서 기획서를 만드는 사기꾼”이라며 “다시 재개되면 이들은 다단계 투자자를 모아 또 사기 칠 빌미를 얻을 것”이라고 강력히 주장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 환경녹지과 최성현 실무관은 “바이블엑스포 관련 사업자도 피해자지만 우리도 피해자”라며 “지난해 12월 말까지 공원 대여 허가가 만류됐음에도 불법점유를 하고 있어 재정적인 피해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또 최 실무관은 “공원은 시민을 위한 공간이다. 작년 곤파스로 인해 망가진 전시장이 복구되지 않고 있어 시민들로부터 많은 민원이 들어오고 있다”며 “7월 안에 강제철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대부분의 유명 목사들은 이 사업에 손을 뗀 것으로 알려졌다. 조 목사는 피해자들에 의해 고발당한 상태다. 바이블엑스포 불법행태는 지난해 11월 15일 KBS 9시 뉴스 <현장추적>에서 ‘바이블엑스포 불법 투성이’라는 제목으로 고발 방영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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