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지난해 12월1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한 모습. (출처: 뉴시스)
미국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지난해 12월1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한 모습. (출처: 뉴시스)

비트코인 결별 트윗에 이어 음란 트윗 올려

성인물 거래에 활용되는 가상화폐 가격 띄워

네티즌, 머스크에 야유… “비윤리적 쓰레기”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남성 체액을 상징하는 트윗을 올리면서 성인물 콘텐츠 거래에 사용되는 가상화폐 ‘컴로켓(cumrocket)’ 가격이 폭등했다.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경제 전문 매체 벤징가에 따르면 머스크는 트위터에 남성 체액을 상징하는 이모지(그림문자)와 단어를 올렸다. 해당 트윗의 영향으로 이와 연관된 컴로켓이라는 가상화폐 가격이 무려 350% 넘게 치솟았다.

머스크는 4일 밤 자신의 트위터에 캐나다(Canada), 미국(USA), 멕시코(Mexico)의 영문 단어를 위에서부터 아래로 배열하는 방식으로 트위터에 올렸다. 이를 두고 트위터 사용자와 현지 언론들은 머스크가 남성 체액을 의미하는 단어의 앞글자를 따서 세 나라 이름을 의도적으로 배치한 것이라는 해석을 내놨다.

이후 머스크는 남성 체액을 묘사한 것으로 보이는 그림문자와 로켓, 달 이모지를 트위터에 올렸다. 컴로켓이 달로 간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달은 가상화폐 시장에서 가격 급등을 의미한다.

일론 머스크가 ‘컴로켓’을 상징하는 트윗을 올렸다. (일론 머스크 트위터 캡처) ⓒ천지일보 2021.6.6
일론 머스크가 ‘컴로켓’을 상징하는 트윗을 올렸다. (일론 머스크 트위터 캡처) ⓒ천지일보 2021.6.6

이러한 머스크의 트윗에 가상화폐 컴로켓은 0.0548달러에서 400% 가까이 폭등했다. 이에 컴로켓 운영진은 트위터에 글을 올려 “땡큐 일론, 컴로켓이 폭발한다”며 즉각 홍보에 활용했다.

벤징가는 “머스크의 트윗은 가상화폐 시장에서 ‘컴로켓이 달로 간다’는 의미로 해석됐다”며 “머스크가 명백하게 컴로켓을 홍보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도 “머스크가 노골적인 이모지의 트윗으로 성인물 테마의 가상화폐 가격을 달로 보냈다”고 전했다.

컴로켓은 영국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만든 알트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대안 가상화폐)이다. 사용자들이 18세 이상 성인 콘텐츠를 구매, 판매, 교환, 수집할 수 있는 NFT(대체불가토큰) 플랫폼을 만드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컴로켓 가격을 띄운 머스크의 트윗에는 욕설과 함께 “시장 조작 트윗을 중단하라” “비윤리적인 쓰레기” “최고의 광대: 엘론”이라는 네티즌의 항의 댓글이 줄줄이 달렸다.

지난 24시간 기준 컴로켓 시세 차트 (코인마켓캡 캡처) ⓒ천지일보 2021.6.6
지난 24시간 기준 컴로켓 시세 차트 (코인마켓캡 캡처) ⓒ천지일보 2021.6.6

그간 머스크의 트윗으로 가상화폐의 가격이 급등락하는 현상이 반복됐기 때문이다.

머스크는 지난 3일 ‘#비트코인’이라는 해시태그와 깨진 하트 모양의 이모지, 이별하는 남녀의 대화를 담은 이미지를 올렸다.

머스크가 비트코인과 결별한다는 의미로 해석되면서 5일 오전 9시 15분(한국시간) 비트코인은 글로벌 코인시황 중계사이트 코인마켓캡에서 24시간 전보다 5.20% 하락한 3만 6937달러를 기록했다. 비트코인은 수 시간 전 3만 5000달러대까지 급락했다. 시가총액은 6917억 1742만 달러로 집계됐다.

해당 트윗은 서로 다른 곳을 응시하는 남녀가 이별하는 내용의 대화가 이미지로 담겨있다. 사진 속 여자는 “네가 린킨파크 노래를 인용한다면 우리 사이가 끝난 것이란 걸 알지만 나는 (대체할) 다른 사람을 찾았다”고 말한다. 남자는 “결국 그건 중요하지도 않았던 거야?”라고 답한다.

남자의 말(In the end, it didn't even matter)은 미국 록밴드 린킨 파크의 노래 ‘In the end’의 후렴구다. 이 노래는 믿었던 누군가에게 배신당한 후, 함께 했던 시간을 후회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비트코인과 결별을 암시하는 일론 머스크의 트윗 (일론 머스크 트위터 캡처) ⓒ천지일보 2021.6.5
비트코인과 결별을 암시하는 일론 머스크의 트윗 (일론 머스크 트위터 캡처) ⓒ천지일보 2021.6.5

이 트윗의 의미는 무엇인지 불분명하다. 그러나 CNBC는 “머스크가 세계 최대 가상화폐와의 사랑을 끝냈다는 것을 암시한다”고 풀이했다.

머스크가 이 같은 트윗을 올린 직후 비트코인의 가격은 급락했다. 트윗 전 비트코인은 3만 9000달러 선에 머물렀다. 트윗 직후 비트코인은 3만 5000달러대까지 내려간 이후 낙폭을 회복, 3만 6000달러선에서 거래됐다.

머스크는 이 트윗을 올린 뒤 한 여성이 침대에 누운 채 역시 침대에 누워 있는 노트북 화면 속 남성을 쳐다보며 “네가 그리워”라고 말하는 만화 이미지도 올렸다.

이미지에서는 노트북 화면 속 남자가 눈물을 흘리자 여성이 “왜 우는 거야?”라고 묻자 남성은 떨어지는 가상화폐의 가격을 표시하는 그래프를 보며 “네가 그리워서”라고 말하는 내용이 담겼다.

비트코인과 결별을 암시하는 트윗 이후 올린 일론 머스크의 트윗 (일론 머스크 트위터 캡처) ⓒ천지일보 2021.6.5
비트코인과 결별을 암시하는 트윗 이후 올린 일론 머스크의 트윗 (일론 머스크 트위터 캡처) ⓒ천지일보 2021.6.5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의 CEO 장펑차오는 이 트윗 뒤 머스크를 비판했다. 그는 “다른 사람의 재정에 손실을 끼치는 트윗은 웃기지 않으며 무책임하다”는 트윗을 올렸다.

가상화폐 시장 유명 온라인 분석가 ‘미스터 웨일’은 이번 머스크의 트위터 입방정과 이에 따른 가격 급등 현상과 관련해 “컴로켓은 머스크의 트윗 이후 85% 이상 급등했다. 우리는 확실히 시뮬레이션(가상 현실)에 살고 있다”고 한탄했다.

그러자 머스크는 해당 트윗에 “훌륭한 게시글”이라고 조롱하듯 댓글을 단 뒤 눈물을 흘리며 웃는 모습의 그림 문자를 함께 올렸다.

(일론 머스크 트위터 캡처) ⓒ천지일보 2021.6.6
(일론 머스크 트위터 캡처) ⓒ천지일보 2021.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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