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제공: 한국위원회) ⓒ천지일보 2021.4.14
가계대출 (제공: 한국위원회) ⓒ천지일보 2021.4.14

신용대출 8000억 증가

중기·개인 대출 7.3조↑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이 6조 5000억 늘어나면서 또 다시 1000조원대에 달했다. ‘빚투(빚내서 투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 열풍으로 전세담보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이 상당폭 늘고, 코로나19 사태로 자금이 궁한 중소기업 대출이 높은 증가세를 지속한 영향을 받았다. 신용대출 급증세는 멈췄지만, 여전히 전체 가계대출 증가 속도는 여전하다.

한국은행이 14일 발표한 ‘2021년 3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3월 중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전월(1003조 1000억원)보다 6조 5000억원 늘어난 1009조 5000억원이다. 지난달 첫 1000조원을 돌파한 이후 비슷한 규모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3월 증가 폭으로는 지난해 3월(9조 6000억원)에 이어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04년 이후 두 번째로 큰 기록이다.

은행 가계대출은 주담대와 기타대출로 구성된다. 이 중 주담대를 중심으로 가계대출이 대폭 늘었다. 지난해 말 기준 전세자금 대출을 포함한 주담대 잔액은 739조원으로 전월 대비 5조 7000억원 늘었다. 증가액이 전월(6조 5000억원)보다 줄었으나 3월 기준으로는 지난해(6조 3000억원) 다음으로 많았다. 전세자금 대출 증가 폭은 한 달 새 3조 4000억원에서 2조 8000억원으로 6000억원 줄었다.

신용대출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기타대출(잔액 269조 6000억원)은 2월 말보다 8000억원 늘었다. 전월(3000억원)보다는 증가 폭이 커졌지만, 지난해와 올해 1월까지 달마다 2조∼3조원씩 불었던 것과 비교하면 증가 속도가 한풀 꺾였다.

한은은 “지난해 4분기 늘어난 주택매매와 전세거래의 영향이 3개월 정도의 시차를 두고 지난 3월 주택담보대출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번 달에 늘어난 주택담보대출에는 규제 이전에 늘어났던 비규제 지역 등의 주택 거래가 상당히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은행뿐만 아니라 전 금융권의 가계대출도 올랐다.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의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은 9조 1000억원 늘었다. 전월(9조 7000억원)보다 증가폭이 6000억원 축소된 규모다. 주택거래 둔화에 따라 주담대 증가폭이 전월 대비 소폭 줄어든 영향을 받았다. 다만 집값 상승 등으로 주담대 증가폭은 예년 대비로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종류별로 주담대는 전월보다 6조 5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전월(7조 8000억원)에 비해 축소한 것이나, 지난 2019년(1조 2000억원), 2020년(5조 2000억원)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전세자금대출은 2조 8000억원 증가했다. 금융권의 적극적인 관리노력과 주식투자 수요감소 등으로 인해 증가폭이 크게 줄어든 것이다.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 대출은 2조 6000억원 늘면서 전년 동월(3조 9000억원)보다 증가폭이 크게 줄었다. 올해 금융권의 적극적인 관리노력과 주식투자 수요 감소 등으로 지난해 말에 비해 신용대출 증가폭이 크게 줄어든 것이다.

3월 말 기업의 은행 원화 대출 잔액은 1000조원(9999조709억원 반올림)으로 전월보다 4조 6000억원 증가했다. 계절 요인 등으로 전월보다 증가규모가 축소됐다. 3월 증가액으로는 지난해(18조 7000억원) 이후 두 번째로 많다.

이는 코로나19 관련 자금 수요 등으로 개인사업자 대출(3조 6000억원)을 포함한 중소기업 대출이 한 달 새 7조 3000억원 증가한 영향을 받은 것이다. 3월 기준 역대 2위 기록이다.

대기업의 경우 분기말 재무비율 관리를 위한 일시 상환, 회사채·주식 발행 등 직접금융을 통한 재원 조달 확대 등으로 2월보다 은행 대출 잔액이 2조 7000억원 오히려 줄었다.

대한항공(3조 3000억원), 한화솔루션(1조 3000억원), SK바이오사이언스(1조 5000억원) 등 일부 대기업의 유상증자, 기업 공개 등에 따라 3월 주식발행 규모는 6조 6000억원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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