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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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대 순익… 배당금 전년比↓

배당축소에 “관치금융” 지적 나와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금융위원회가 지난해 말 은행권에 배당성향을 20%로 축소할 것을 권고한 가운데 금융지주사들이 당국의 권고안을 수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최근 금융감독원이 보험사들에도 배당성향을 최근 3년 평균 수준으로 유지할 것을 권고한 것이 알려져 일각에서 관치금융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주요 금융지주의 배당성향은 대부분 20%로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2019년 배당성향에 비하면 5~7%p 낮아진 수준이다.

배당성향은 기업이 번 순이익 중 주주들에게 배당금을 얼마나 지급하는지 나타내는 수치다. 금융주는 전통적 ‘고배당주’로 분류돼왔다. 그러나 지난해 높은 실적에도 불구하고 금융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이유로 배당자제를 권고했다. 불확실성에 대비해 상반기까지 돈을 쌓아두라는 이유다.

지난해 KB·신한·하나 등 금융지주사들은 각각 3조 4552억원, 3조 4146억원, 2조 6372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이는 2019년 대비 5.7%, 0.3%, 10.3% 증가한 수준이다. 4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순이익이 감소한 우리금융을 제외하면 4대 금융지주 중 3곳이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반면 주주들이 받게 될 배당금은 2019년보다 줄었다. KB·하나금융은 지난 4일과 5일 2020년도 배당성향을 6%p 낮춘 20%로 확정했다. 주당배당금은 KB가 1770원, 하나는 1850원으로 각각 전년대비 20%, 12% 감소했다. 두 회사 모두 지난해 최대 실적을 기록한 점을 고려하면 주주 입장에선 실망스러운 결과다.

신한금융과 우리금융은 배당성향 발표를 3월로 미뤘지만 금융당국의 권고안을 무시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노용훈 신한금융 부사장(CFO)은 지난 5일 컨퍼런스콜에서 “(당국 권고가) 법적인 구속력은 없지만 많이 벗어나면 어려울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금융주의 최고매력인 높은 배당비율이 사라지면서 일각에서는 ‘관치금융’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2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상장 금융회사들에 대한 관치금융을 중단해야 합니다’는 제목의 청원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코로나로 인한 금융안정을 위해 배당을 제한하는 것은 금융당국의 일반적인 행보”라며 “불필요한 배당제한 요구는 금융의 안정성을 뿌리 뽑고 말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반발에 금융지주들이 일제히 주주 달래기에 나서고 있다. 지난 4일 컨퍼런스 콜을 통해 이환주 KB금융 CFO는 “자본 관리 권고안이 6월 말까지인 만큼 (하반기에) 경제 상황이 나아지면 적극적인 자본정책으로 주주 환원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나금융도 비슷한 입장이다. 지난 5일 이후승 하나금융 CFO는 “배당(축소)은 이번에 한시적으로 적용되는 것”이라며 주주의 양해를 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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