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진주=최혜인 기자]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밤새 서부경남 지역에 최고 300㎜가 넘는 집중호우가 내린 가운데 8일 진주시 남강변 둔치공원 일대가 물에 잠겨 있다.한국수자원공사 남강지사는 8일 새벽 4시경부터 진주 본류 방면으로 남강댐 수문 3개소에서 초당 600톤을, 사천만 방면으로 수문 12개소에서 초당 5400톤을 방류중이다. ⓒ천지일보 2020.8.8
[천지일보 진주=최혜인 기자]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밤새 서부경남 지역에 최고 300㎜가 넘는 집중호우가 내린 가운데 8일 진주시 남강변 둔치공원 일대가 물에 잠겨 있다. 한국수자원공사 남강지사는 8일 새벽 4시경부터 진주 본류 방면으로 남강댐 수문 3개소에서 초당 600톤을, 사천만 방면으로 수문 12개소에서 초당 5400톤을 방류중이다. ⓒ천지일보 2020.8.8

‘방류량 2배 증대’ 추진 중

현 방류량에도 26가구 침수

“남강유역 106만 인명 우선”

市 “재난관리 기본 고려해야”

[천지일보 진주=최혜인 기자] 진주시가 서부경남 7개 시군에 젖줄 역할을 하는 진양호의 ‘남강댐 치수능력증대 사업’에 대한 재검토를 요구하고 나섰다.

한국수자원공사는 댐 붕괴라는 국가재난사태와 홍수 등의 재난에 대비하기 위해 진주와 사천 양 방면 모두 기존 대비 2배 규모의 방류량 증대를 추진 중이다.

이 사업은 남강댐 높이 상향(1.9m 파라펫벽 설치), 진주 방면 직경 11m, 길이 700m 규모의 터널형 여수로(초당 1000톤)와 사천 방면 제수문 4문(초당 3000톤) 설치 등의 계획안을 담고 있다. 이 사업은 오는 2025년까지 3800억에 달하는 예산이 투입된다.

현재 남강댐은 진주 본류 방면의 수문 3개소와 사천만 방면의 수문 12개소에서 물을 방류하고 있다. 현재 계획홍수량은 각각 초당 800톤, 3250톤이지만, 기본계획안대로 추진하면 방류량은 기존 4050톤에서 8000톤으로 2배가량 증가하게 된다.

하지만 현재의 방류량으로도 이미 지난여름 태풍과 집중호우의 영향으로 진주시 내동면 일대와 주택 26가구가 침수되는 사태가 벌어진 바 있다. 이에 진주시는 남강·가화천 방류량 증설에 따른 비율 배분(1:6)에 대해 ‘절대 수용 불가’라는 의견을 밝혔다.

[천지일보 진주=최혜인 기자] 경남 진주시에 내린 집중호우의 영향으로 내동면 일대가 물에 잠겨 있다. (독자 제공) ⓒ천지일보 2020.8.12
[천지일보 진주=최혜인 기자] 경남 진주시에 내린 집중호우의 영향으로 내동면 일대가 물에 잠겨 있다. (독자 제공) ⓒ천지일보 2020.8.12

남강댐 바로 아래에는 주택 단지를 포함한 시가지가 밀집해 있는 데다 급증한 본류 방면 남강이 낙동강과 합류·범람하게 되면 주변 시군까지 광범위한 피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시에 따르면 남강이 합류한 지점 직후인 밀양 삼랑진에서 양산 물금까지 20㎞ 구간은 강폭이 500∼800m에 불과하다. 시는 밀양강·양산천이 곧바로 낙동강으로 합류한다는 점을 감안할 시, 남강 본류 방류량의 증가가 강 유역에 사는 도민들의 물적 피해뿐 아니라 생존권과도 직결된다고 봤다. 재난관리의 기본이념인 피해 최소화 기준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진주시 시민안전과 담당자는 “재난 상황에서 남강 본류 방향 방류량을 추가로 늘리면 남강·낙동강 유역에 거주하는 106만명에 달하는 진주·김해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앗아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강수량은 해를 거듭할수록 늘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에 따르면 최대가능강수량은 지난해 673mm로 전년 566mm 대비 20% 가까이 증가했다.

남강 유역의 최대강수량이 점차 증가하고 가능최대홍수량(PMF)까지 초과하는 사례가 수차례 계측되면서 수자원공사는 치수능력증대 사업을 착수했다. 이 사업은 지난 2018년 재입안된 이후 2019년 12월 기본계획 수립용역을 마쳤으며, 올 상반기까지 사업 기본계획 고시 후 연내 착공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

조규일 진주시장이 9일 내동면 양옥마을을 찾아 복구현장을 점검하고 이재민들을 격려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8.9
조규일 진주시장이 9일 내동면 양옥마을을 찾아 복구현장을 점검하고 이재민들을 격려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8.9

남강댐 방류량 증대가 가시화되자 진주시는 지난해 2월부터 5차례에 걸쳐 수자원공사를 찾아 남강 본류 방류량 증가 방안에 대한 ‘절대 수용 불가’ 입장을 전했다.

특히 지난주 지자체 검토의견 과정에서 가화천과 비교해 유로 연장 18배(190㎞), 유역 면적 128배(3468㎢)에 달하는 남강 본류에 방류량을 늘리면 피해 규모가 천문학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점을 피력했다.

또 과거 재난상황 통계를 토대로 낙동강 전체 유량 중 남강의 비중이 홍수 때 55%가량 증가(27→42%)한다는 사실을 방류량을 확대하면 안 되는 근거로 제시했다. 이와 함께 진주시는 피해 최소화와 사업비 절감을 위한 지하수로 신설과 노선안 변경 등의 대안을 수자원공사 측에 제안하기도 했다.

그동안 수자원공사에 수차례 입장을 전해왔던 조규일 시장은 26일도 남강댐지사를 찾아 남강 본류 방면 방류량 증대안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전달했다. 조 시장은 과거 지역 국회의원과 진주시의회, 수자원공사 본사 임원 및 지사장 등과 함께 한 자리에서도 절대 양보할 수 없는 사안이라고 알린 바 있다.

시는 향후 사업계획안이 남강 유역 거주민들의 안전을 확보하는 방안으로 변경되지 않을 경우 지역 국회의원과 시의회, 시민사회의 역량을 한데 모으고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 계획변경을 촉구할 방침이다.

[천지일보 진주=최혜인 기자] 8일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서부경남 지역에 밤새 최고 300㎜가 넘는 집중호우가 내리자 진주시 소재 남강댐이 수문 15개를 개방하고 물을 방류하고 있다.한국수자원공사 남강지사는 지난 7일 새벽 4시부터 진주 본류 방면으로 남강댐 수문 3개소에서 초당 600톤을, 사천만 방면으로 수문 12개소에서 초당 5400t을 방류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8.8
[천지일보 진주=최혜인 기자] 8일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서부경남 지역에 밤새 최고 300㎜가 넘는 집중호우가 내리자 진주시 소재 남강댐이 수문 15개를 개방하고 물을 방류하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 남강지사는 지난 7일 새벽 4시부터 진주 본류 방면으로 남강댐 수문 3개소에서 초당 600톤을, 사천만 방면으로 수문 12개소에서 초당 5400t을 방류 중이다. ⓒ천지일보 2020.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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