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머무는 詩] 별은 영원히-권숙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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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은 영원히

권숙월

 

실로 얼마 만인가 이렇게 많은 별을 본 것이, 성탄절 새벽 할머니 몇 분과 새벽송을 하다 문득 쳐다본 하늘, 맑은 별 얼굴로 반겨주었다 “아이 숨차, 내년에는 안 되겠네” 유모차에 굽은 몸을 기대고 온 권사님이 발길을 멈추고 잠시 허리를 편다 “내년에는 나도 안 될 것 같아요” 다른 유모차 집사님이 맞장구친다 내일조차 장담할 수 없는 게 인생인데, 빈집이 삼분의 일인 우리 마을도 그렇다 할머니 혼자 사는 집이 삼분의 일, 나머지 집도 두 식구가 손주 이야기꽃 피우는 재미로 살고 있다 십 년 후면 빈집이 절반을 넘지 싶은데 그때도 별은 오늘처럼 빛나겠지 수십 년 후에도 그러하겠지

 

[시평]

우리의 어린 시절, 일 년에 통행금지가 풀리는 날은 크리스마스 이브와 12월 31일 뿐이었다. 특히 크리스마스이브 늦은 밤에는 교회마다 작은 선물과 함께 크리스마스 성가를 준비하고는 교인들의 집을 찾아, 그 집 앞에서 성가를 부르고 선물을 놓고 가는 것이 교회마다 큰 행사의 하나였다. 지금도 일부 지방의 작은 교회에서는 크리스마스이브를 맞아 목사님을 비롯해 성가대를 구성해 마을의 집집을 찾아다니며, 그 집 앞에서 성가를 부르며 성탄을 축하하는 행사를 하는 듯하다.

우리의 어린 시절, 못된 젊은이들 개중에는 교회 선물 보따리를 자청해서 짊어지는 봉사를 하는 척하다가, 골목을 돌아갈 때 뒤처졌다가는 선물 보따리를 짊어지고 줄행랑을 치는 일도 없지 않아 있었다. 너무 가난했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리라. 그래서 고요한 밤이 가난으로 인해 난리가 나곤 했었다.

지금은 이렇듯 가난한 밤은 결코 아니다. 그런데 연세가 높은 노인분들, 또는 유모차에 굽은 몸을 기대 다녀야 하는 할머니, 할아버지나 참여해 다니는, 외로운 밤이 되고 있다. 젊은이들이 모두 큰 도시로 떠나고 연세가 높은 할머니, 할아버지만이 지키며 사는 시골 마을, 그래서 십 년 후면 빈집이 절반을 넘지 않을까 걱정되는 시골 마을.

이 시골 마을에 오늘도 별은 빛난다. 마을의 젊은이들이 자꾸 떠나고, 마을의 빈집이 절반 그 이하가 된다고 해도, 별은 오늘같이 밤하늘을 수놓으며 빛나리라. 내일조차 장담할 수 없는 게 인생이라지만, 우리 모두 반짝이며 빛나는 밤하늘의 별 마냥, 영원하리라는 그 마음, 성탄을 맞아 우리 모두 한번 먹어봄이 어떨까.

 

윤석산(尹錫山)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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