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30일 청와대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초선 의원들을 찾아 격려하고 있다. (제공: 국민의힘)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30일 청와대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초선 의원들을 찾아 격려하고 있다. (제공: 국민의힘)

“코로나 확산세에 장외투쟁은 고려 안 해”

초선 의원, 연풍문 이동 도중 경찰과 대치

文대통령, 사실상 추미애 의견에 동의해

배준영 “사실상 검찰에 백기투항 종용한 것”

[천지일보=이대경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직무배제에 문재인 대통령의 침묵이 길어지자 국민의힘 초선 의원 중심으로 청와대 1인 시위를 지속하며 투쟁력을 높이고 있다.

다만, 대규모 장외투쟁을 진행하는 것에는 부담을 느끼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대유행 상황에서 잘못하면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30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지난 27일부터 초선 의원들이 릴레이 1인 시위를 이어가는 한편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제안한 윤 총장 의혹에 대한 국정조사 수용을 압박하는 ‘투트랙’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특히 이날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은 문 대통령에 질의서 전달을 위해 청와대 연풍문으로 이동하는 도중 경찰과 대치하는 상황도 벌어졌다.

이에 배현진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꼭꼭 숨은 대통령을 찾아가니 길을 막았다”며 “불통의 숲에 꼭꼭 숨은 대통령을 찾고 있다. 그런데 도저히 못 찾겠다 꾀꼬리”라고 비꼬았다.

이어 “국민의힘 초선 의원 10여명이 청와대 연풍문으로 향하는 길을 동원된 경찰병력이 막아섰다”면서 “국민 누구라도 지날 수 있는 서울 종로구 효자동의 한 보행로가 갑자기 대한민국 야당 의원들이 지날 수 없는 불통로가 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추미애(왼쪽)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천지일보 DB
추미애(왼쪽)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천지일보 DB

코로나19 방역 이유로 야당 의원들을 만나지 않았지만, 이후 지역구 조기 축구에 참석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었던 최재성 정무수석을 향해서는 “27일 면담을 거부했던 대통령의 메신저 정무수석은 정녕 코로나가 무서웠던 것인가 아니면 국민의 분노를 전달하려는 야당 의원들이 무서웠던 것인가”라고 일갈했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도 이날 “정부는 윤석열 검찰총장을 꼭 내쳐야겠다고 하는 근본적 이유가 무엇인지 국민께 소상히 설명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추 장관에 대해서 수많은 사람이 부당하다며 중지를 요구하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고 직무배제 철회를 촉구했다.

민주당 이낙연 대표를 향해서는 “남아일언 중천금이라고 했는데 신속히 국정조사에 응해 달라”고 압박의 수위를 높여갔다.

김 위원장은 현재 당 소속 의원들이 청와대 앞에서 릴레이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는 것에 대해선 “문재인 대통령이 어떤 반응을 보이느냐에 따라서 1인 시위는 지속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대규모 장외투쟁에는 “코로나19 사태도 있는데 장외투쟁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정치권에서는 코로나19 3차 대유행인 상황에서 국민의힘이 장외투쟁을 나설 이유가 없기 때문에 청와대 앞 1인 시위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투쟁의 방향성을 잡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동시에 정부‧여당의 약점인 부동산 정책 등을 비판하고 대안을 제시하면서 대안 정당의 이미지를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모든 공직자는 오직 국민에게 봉사하며 더 나은 나라를 만들어 가는 소임을 다해야 할 것”이라며 “진통이 따르고 어려움을 겪더라도 개혁과 혁신으로 낡은 것과 과감히 결별하고 변화하려는 의지를 가질 때 새로운 미래가 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최근 추 장관의 직무정치 조치에 대한 윤 총장과 일선 검찰의 집단 반발을 간접 비판하며 추 장관의 손을 들어준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배준영 대변인은 “오랜 침묵 끝에 나온 메시지는 결국 검찰을 향해 스스로 정권 앞에 굴복하고 백기 투항하라는 종용이었다”며 “검찰을 겨냥한 메시지는 내용 자체도 부적절하고 윤 총장의 직무배제 집행정지에 대한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시점이기에 더욱 위험하다”고 비판했다.

오랜 기간 침묵을 지키던 문 대통령이 사실상 추 장관의 손을 들어준 발언을 하면서 검찰의 단체 반발에도 불구, 윤 총장의 직무배제와 징계는 이뤄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윤 총장의 해임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여당이 정치적 비판과 여론 악화라는 후폭풍을 감수하면서 윤 총장의 해임을 진행할지 관심이 쏠린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제공: 국민의힘) ⓒ천지일보 2020.11.30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제공: 국민의힘) ⓒ천지일보 2020.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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