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을 격려한 후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을 격려한 후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윤석열 국조‧여론전으로 존재감

초선 의원 중심으로 1인 시위

부동산 대응팀도 출범시킬 전망

[천지일보=이대경 기자] 내년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정부 견제론’이 탄력을 받는 가운데 거대 여당 앞에 무기력한 모습만 보여준 국민의힘이 모처럼 화색을 보이고 있다.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각종 사태에 침묵하는 문재인 대통령을 비판하는 여론전과 윤석열 검찰총장 직무배제에 대한 국정조사를 수용하면서 대여 압박을 강화하면서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

특히 21대 국회 동안 거대 여당의 상임위 독식과 입법 독주에도 속수무책으로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국민의힘은 이번 사태를 정면으로 돌파하면서 ‘대안 정당’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또한 한국갤럽이 지난 24~26일 전국 18세 이상 성인 100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내년 재보궐 선거에서 여당과 야당 중 어느 쪽이 더 많이 당선돼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야당 승리’라는 응답이 50%, ‘여당 승리’는 36%로 집계된 것도 고무적이다(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 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하면 된다).

이번 조사 결과를 두고 정부‧여당의 폭주를 막기 위해 야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결과가 나온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추미애(왼쪽)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천지일보 DB
추미애(왼쪽)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천지일보 DB

정부‧여당의 각종 실책에 여권 지지층과 중도층의 이탈이 가속했지만, 국민의힘은 지지율로 흡수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여당의 입법 폭주와 정책 실패, 각종 현안에 침묵으로 일관하는 문 대통령에 대한 실망이 커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 같은 여론에 힘입어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은 지난 27일부터 청와대 앞에서 릴레이 1인 시위에 돌입했다. 이들은 ‘무엇이 그렇게 두려우십니까? 대통령은 답하십시오’, ‘참 무서운 침묵전문가! 문재인 대통령’ 등이 쓰인 피켓을 들고 장외투쟁에 나섰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과 과거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시절 잦은 장외투쟁으로 민심 이반이 가속한 상황을 우려해 장외투쟁 대신 ‘원내투쟁’을 강조했다.

다만, 초선 의원들이 자발적으로 장외투쟁에 나서면서 오히려 진정성을 보였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기회를 제1야당의 야성을 보여줄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한다.

발언하는 문 대통령(서울=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청와대에서 2050 탄소중립 범부처 전략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발언하는 문 대통령(서울=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청와대에서 2050 탄소중립 범부처 전략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초선 의원들의 자발적 장외투쟁에 힘입은 국민의힘은 지역에서도 ‘피케팅’ 시위를 진행하며 여론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번 초선 의원들의 ‘피케팅’에 지도부와 중진 의원들의 격려가 이어졌다. 전날(28일)에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김성원 원내수석부대표가, 시위 첫날인 27일 오후에는 주호영 원내대표와 4선 중진인 권영세 의원, 당내 최다선인 5선 중진 정진석 의원 등 현장을 찾아 시위 중인 초선 의원들을 직접 격려하기도 했다.

주말을 맞아 지역구인 경북 포항으로 내려간 국민의힘 김병욱 의원은 포항시청 앞에서 시민들을 상대로 사태의 심각성을 전했다. 이외에도 강원 춘천철원화천양구갑의 국민의힘 당협위원장인 김진태 전 의원은 춘천 하이마트사거리에서 피케팅을 진행했다.

정치권에서는 내년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모처럼 국민의힘에 찾아온 호재들을 중도층의 지지율 흡수 계기로 삼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러한 상황을 반영하듯 최근 국민의힘은 지도부 차원에서 부동산 현장 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아울러 국민의힘 정책위원회는 부동산을 포함한 분야별 대응팀을 산하에 둔 공약단을 출범시킬 예정이다. 공약개발단은 집값 상승과 전세난을 불러온 정부·여당의 부동산 규제 정책을 비판하는 한편 규제 완화·공급 확대 정책을 대안으로 제시하면서 민주당과 부동산 정책 대결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화상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제공: 국민의힘) ⓒ천지일보 2020.11.27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화상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제공: 국민의힘) ⓒ천지일보 2020.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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