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국민이 북한군에 의해 피격되고 시신까지 화장당했다. 이 천인공노할 만행을 대한민국 정부는 ‘월북하다 그리됐다’고 발표했다. 적군에 국민이 피살됐는데 앞뒤 확인도 없이 북한의 주장을 사실처럼 공식 발표한 것이다. 정녕 대한민국 정부의 발표가 맞는지 의심스럽더니 진실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군 당국에 따르면 해양수산부 소속 어업지도원 A씨는 지난 21일 인천 옹진군 소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돌연 실종됐다. 당시 그는 어업지도선에서 어업지도 업무를 수행 중이었다. 정부 발표 이후 드러난 사실은 아이 둘의 아빠이자 평범한 공무원이던 A씨가 월북을 시도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유를 떠나 국민이 피살을 당했는데, 북한의 역성을 드는 듯한 정부의 발표는 무슨 의도인가. 정부 발표로 인해 국민들은 숨진 A씨는 죽어도 할 말이 없다는 인식을 갖게 됐다. 그 가족은 가장을 잃은 슬픔을 표현도 못 하고 월북자의 유족이라는 주홍글씨를 달게 됐다.

여론이 급변하자 국방부는 24일 오전에야 부랴부랴 유감을 표명했다. 국방부는 다양한 첩보를 정밀 분석한 결과, 북측 해역에서 발견된 우리 국민에 대해 총격을 가하고 시신을 불태우는 만행을 저질렀음을 확인했다면서 만행을 규탄하고 북한 측에 해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우리 국민을 대상으로 저지른 만행에 따른 모든 책임은 북한에 있음을 엄중히 경고했다.

2년 전 문재인 대통령 유엔연설을 블룸버그 통신이 ‘김정은 수석 대변인’이라고 평했던 기억이 난다. 최근 유엔연설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다시 ‘종전선언’을 꺼내 들었다. 종전선언 역시 북한이 오랜 세월 주장해왔던 내용이다. 그러나 발표 후 정작 미국의 반응은 시큰둥하고 북한은 아예 반응이 없다. 또 북한 대변인 역할만 한 꼴이 됐다.

북한과의 관계 개선에만 목을 매는 듯한 정부의 태도는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국민이 적에게 무참히 피살됐는데도 유야무야 넘어간다면 나라가 있을 이유가 없다. 무엇보다 이번에 왜 정부가 그런 발표를 한 것인지 누가 그렇게 발표하게 한 것인지 배경을 밝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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