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왼쪽)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천지일보 DB
추미애(왼쪽)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천지일보 DB

추 장관 취임 두 번째 인사

조남관 법무부 검찰국장

신임 대검 차장으로 승진

이성윤은 서울지검장 유임

윤 총장 견제 역할 지속

대검 부장 대거 물갈이

이성윤 휘하 차장들 포진

호남 출신들 약진 주목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 취임 이후 두 번째 검찰 고위간부 인사가 7일 단행됐다. 검찰 내 주요 보직이 이른바 ‘추미애의 사람들’이라고 부를 인물들로 채워지면서 윤석열 검찰총장은 더욱 외로운 신세가 됐다.

법무부는 이날 대검 검사급(검사장) 간부 26명의 인사를 오는 11일자로 낸다고 밝혔다.

관심을 모았던 이성윤(사법연수원 23기) 서울중앙지검장은 유임됐다. 조남관(24기) 법무부 검찰국장이 고검장으로 승진하면서 대검찰청 차장검사로 간다. 검찰국장은 심재철(27기)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이 대신한다.

◆윤석열에겐 보직 의견 안 물었다

법무부는 이번 인사에서 “공정하고 투명한 검찰 인사를 통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자 법률상 규정된 검찰총장의 의견청취 절차를 투명하고 내실 있게 진행했다”며 윤 총장의 의견을 반영했음을 강조했다.

하지만 윤 총장에게 보직 관련 의견은 받지 않으면서 윤 총장은 고립무원 신세가 됐다.

이 지검장은 전국 최대 검찰청이자 각종 중요 수사를 담당하는 서울중앙지검을 지키면서 윤 총장을 견제 역할을 계속할 전망이다.

법무부는 “현재 진행 중인 주요 현안사건 처리 및 수사권 개혁에 따른 후속 작업에 만전을 기할 수 있도록 서울중앙지검장, 대검 기획조정부장 등을 유임시켰다”고 설명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이성윤 신임 서울중앙지방검찰청장이 1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누리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1.13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이성윤 서울중앙지방검찰청장이 지난 1월 1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누리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1.13

◆윤석열 근거리서 견제할 인물들

조남관 법무부 검찰국장은 대검 차장으로 발령되면서 근거리에서 윤 총장을 견제할 것으로 관측된다. 조 국장은 노무현 대통령 시절 청와대 사정비서관실 행정관으로 근무했는데, 이때 문재인 대통령은 민정수석과 비서실장을 차례로 역임하고 있었다.

검찰 핵심 요직으로 꼽히는 법무부 검찰국장은 계속 중용 받던 심재철 반부패부장이 가면서 지속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요구받을 것으로 보인다. 심 부장은 반부패부장으로 일하면서 과거 조 전 장관의 불기소 의견을 내 당시 양석조 대건 반부패·강력부 선임연구관에게 “당신이 검사냐”는 항의를 듣기도 했다. 추 장관은 이를 “상갓집 추태”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윤 총장을 보필하던 대검 부장(검사장급)들도 대거 물갈이 됐다. 이정수 기획조정부장을 제외하면 대검 부장들이 모두 자리를 옮겼다. 빈자리는 추 장관 라인이라고 할 수 있는 인사들이 채웠다.

이른바 ‘검언유착’ 수사의 지휘라인인 이정현(27기) 서울중앙지검 1차장이 검사장으로 승진, 대검 공공수사부장으로 발령됐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관련사건 지휘라인인 신성식(27기) 서울중앙지검 3차장은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을 맡는다.

이로써 이 지검장을 보필하던 차장 검사 둘이 대검의 핵심 부장 자리를 꿰차면서 윤 총장을 포위한 형국이다. 윤 총장 취임 당시 ‘오른팔’ ‘왼팔’ 등으로 비유됐던 박찬호 제주지검장과 한동훈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이 각각 대검 공공수사부장과 반부패·강력부장을 맡은 것에 비춰 두 자리의 그 중요도를 엿볼 수 있다. 공공수사부는 과거 공안부로 불렸고, 반부패·강력부장은 특수수사를 책임지는 자리다.

조남관 법무부 검찰국장이 지난 3월 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답변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2020.3.4
조남관 법무부 검찰국장이 지난 3월 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답변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2020.3.4

◆호남 출신 약진과 형사·공판부 우대

대검 형사부장이 된 이종근(28기) 서울 남부지검 1차장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취임 직후 구성된 ‘검찰개혁추진지원단’ 부단장을 역임한 바 있다. 박상기 전 법무부 장관 정책보좌관 경험도 있다. 그는 유사수신·다단계 분야의 1급 공인인증검사이기도 하다.

주목할 점은 호남 출신의 약진이다. 전북 고창 출신인 이 지검장을 비롯해 조 국장은 전북 남원, 심재철 검사장이 전북 완주 출신이다. 이정현 1차장이 전남 나주, 신성식 3차장은 전남 순천이 고향이다.

그 밖의 대검 부장 인사를 보면 이철희(27기) 광주지방검찰청 순천지청장은 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대검 과학수사부장으로 자리를 옮긴다. 이 지청장은 부정의약품 분야 2급 공인인증검사다.

대검 공판송무부장을 맡게 된 고경순(28기) 서울 서부지검 차장은 여성으로서 역대 네 번째 검사장의 주인공이 됐다.

김지용(28기) 수원지검 1차장은 서울고검 차장검사로 승진했다 이로써 28기에서 총 3명이 검사장이 됐다.

◆전보된 인사들

서울동부지검 검사장은 김관정(26기) 대검 형사부장이 맡는다. 그는 검언유착 사건 관련 윤 총장과 의견을 달리하던 인물이다. 서울동부지검은 추 장관의 아들과 관련된 ‘군 휴가 미복귀 무마 의혹’을 수사하는 곳이라 그 역할이 주목된다.

문찬석(24기) 광주지검 검사장은 법무연수원 기획부장으로 전보됐다.

서울남부지검 검사장은 박순철(24기) 의정부지검 검사장이, 서울서부지검 검사장은 노정연(25기) 전주지검 검사장이, 의정부지검 검사장은 이주형(25기) 대검 과학수사부장이, 인천지검 검사장은 고흥(24기) 울산지검 검사장이 맡는다.

이밖에 문홍성(26기) 창원지검 검사장이 수원지검 검사장으로, 노정환(26기) 대검 공판송무부장이 청주지검 검사장으로, 조재연(25기) 수원지검 검사장이 대구지검 검사장으로, 이수권(26기) 대검 인권부장이 울산지검 검사장으로, 최경규(25기) 청주지검 검사장이 창원지검 검사장으로, 여환섭(24기) 대구지검 검사장이 광주지검 검사장으로, 배용원(27기) 대검 공공수사부장이 전주지검 검사장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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