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이성윤 신임 서울중앙지방검찰청장이 1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누리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1.13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이성윤 서울중앙지방검찰청장이 올해 1월 1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누리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기 위해 이동하는 모습. ⓒ천지일보 2020.1.13

전날 검찰인사위 열고 고위간부 인사 논의

법무부 “윤석열 검찰총장 의견 들었다” 강조

지난 1월 ‘검찰 인사 놓고 충돌’ 모습은 피해

이창재 위원장 “공정한 인사 권고하겠다”

다만 보직 의견은 안 물어 ‘반쪽짜리’ 수렴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검찰인사위원회 논의가 마무리되면서 7일 검찰 고위간부 인사가 발표된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 취임 이후 두 번째다. 첫 인사 때와 달리 이번엔 윤석열 검찰총장의 의견을 청취한 것으로 알려져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의 승진 여부도 상당한 주목을 받는다.

법무부는 전날인 6일 정부과천청사에서 검찰인사위원회를 열고 검사장급 이상 고위간부의 승진·전보 인사를 논의했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7일 검사장급 인사를 공개한다.

특별히 법무부가 강조한 점은 윤 총장 의견 수렴이 이뤄졌다는 사실이다.

법무부는 “공정하고 투명한 검찰 인사를 통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법무부장관의 인사제청권을 행사하기 전에 법률상 규정된 검찰총장의 의견 청취 절차를 투명하고 내실있게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인사위에 참석한 조남관 법무부 검찰국장도 “윤 총장에게 인사 관련 의견을 들은 것은 사실”이라며 “법무부 검찰과장이 대검에 가고, 대검 정책기획과장이 법무부에 와서 의견을 냈다”고 밝혔다.

구본선 대검 차장검사도 검찰인사위에 참석했다.

검찰인사위 위원장인 이창재 전 법무부 차관도 “공정한 인사가 이뤄지도록 권고하겠다”고 강조했다.

[과천=뉴시스] 이창재 검찰인사위원장이 6일 오후 검찰인사위원회를 마친 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를 나서고 있다. 2020.08.06.
[과천=뉴시스] 이창재 검찰인사위원장이 6일 오후 검찰인사위원회를 마친 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를 나서고 있다. 2020.08.06.

추 장관 취임 직후인 지난 1월 이뤄진 첫 인사에선 윤 총장 의견 반영을 두고 갈등을 빚어 논란이 되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검찰 인사에 윤 총장 의견은 반영되지 않았고, 결국 대검 간부 5명이 부임 6개월 만에 줄줄이 교체되고 말았다.

이번 인사에선 윤 총장 의견 수렴이 이뤄지면서 당시의 극한 대립은 피하게 됐다.

다만 검사장들의 구체적인 보직을 나누는 수준의 의견 수렴이 이뤄진 건 아니라고 전해졌다. 단순히 검사장 승진 명단 추천 수준에만 그쳤다고 알려졌다.

가장 큰 관심은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의 승진 여부다. 이 지검장은 윤 총장과 같은 사법연수원 23기다. 유력한 차기 검찰총장 후보이자 고검장 승진에 전혀 무리가 없는 인물이지만, 윤 총장 견제 차원에서 유임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최근 법무·검찰개혁위원회에서 발표한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을 고검장들에게 넘기는 개혁안과 맞물려 서울고검장 승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3일 오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열린 신임 검사 신고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윤석열 검찰총장이 3일 오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열린 신임 검사 신고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이른바 ‘검언유착’ 사건으로도 불리는 ‘채널A 강요미수 의혹’ 사건의 지휘 책임자인 이 지검장과 함께 이 사건 수사 지휘 라인의 승진도 주목받고 있다.

이정현(27기) 1차장은 이번 인사 검사장 승진 대상으로 불리는 27~28기에 속한다. 수사팀을 맡은 정진웅 부장검사는 29기지만, 검사장 승진 가능성이 거론되기도 한다. 다만 최근 한동훈 법무연수원 연구위원(검사장)과의 몸싸움을 벌인 점, 이동재 전 채널A 기자를 기소하면서 한 검사장의 공모 여부를 입증하지 못한 점 등의 이유로 승진이 힘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번 인사에선 여성 검사장 발탁도 관심사다. 지금까지 여성 검사장은 단 3명이었다. 그마저도 현역 검사장은 노정연 전주지검장이 유일하다. 박소영(27기) 서울고검 공판부장과 고경순(28기) 서울서부지검 차장이 검사장 승진 가능성이 점쳐진다.

형사·공판부 경력이 많은 검사의 승진도 주목받는다. 전부터 형사·공판부 우대 방침을 법무부가 공공연히 해왔고, 전날 검찰인사위도 지난 5월 검찰개혁위가 권고한 검사 인사제도 개혁안에 대한 논의도 진행했다.

당시 개혁위는 기관장의 5분의 3 이상에 형사·공판부 경력검사를 임용해야한다고 권고했다. 전체 검찰 내 분야별 검사 비중을 반영한 권고였다. 지금까지 검찰은 대부분을 차지하는 형사·공판부 검사들 대신 소수의 특수·공안 검사들이 승진의 혜택을 많이 누려왔다.

현재 검사장급 이상 공석은 모두 11자리다. 서울·부산고검장, 서울남부지검장, 인천지검장, 대검 인권부장, 서울·대전·대구·광주·부산고검 차장, 법무연수원 기획부장 등이 공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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