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제1443차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가 열리고 있다. 한편 지난 6일 숨진 정의기억연대(정의연) 마포쉼터 소장 손영미씨의 발인이 이날 엄수됐다. ⓒ천지일보 2020.6.10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제1443차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가 열리고 있다. 한편 지난 6일 숨진 정의기억연대(정의연) 마포쉼터 소장 손영미씨의 발인이 이날 엄수됐다. ⓒ천지일보 2020.6.10

“무차별접근·불법촬영 이어져”

“모욕·명예훼손에 비통할 따름”

[천지일보=최빛나 기자] 정의기억연대(정의연)가 마포 쉼터 ‘평화의 우리집’ 소장 손모(60)씨의 죽음을 애도하는 추모 분위기 속에 수요집회를 열고 정의연에 대한 취재 경쟁을 벌여온 언론의 행태에 대해 강력하게 비판했다.

이나영 정의연 이사장은 10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1443차 수요집회에서 “고인의 죽음 뒤에도 각종 예단과 억측으로 무분별한 의혹제기, 책임전가, 신상 털기, 유가족과 활동가들에 대한 무차별적 접근과 불법촬영까지 언론의 취재형태가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여신학자협의회 주관으로 열린 이번 수요집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온라인으로 진행됐지만, 정의연을 지지하는 시민들과 취재진 등 100여명이 자리를 꽉 채웠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제1443차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가 열리고 있다. 한편 지난 6일 숨진 정의기억연대(정의연) 마포쉼터 소장 손영미씨의 발인이 이날 엄수됐다. ⓒ천지일보 2020.6.10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제1443차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가 열리고 있다. 한편 지난 6일 숨진 정의기억연대(정의연) 마포쉼터 소장 손영미씨의 발인이 이날 엄수됐다. ⓒ천지일보 2020.6.10

검은 상복을 입은 이 이사장은 “광란의 칼끝에 가장 천사 같은 분이 희생자가 됐다”며 “사회적 살인행위에 반성은커녕 카메라와 펜으로 다시 사자에 대한 모욕과 명예훼손을 일삼고 있어 참담하고 비통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앞서 오전 8시쯤에는 손씨의 발인이 ‘여성·인권·평화·시민장’으로 엄수됐다. 2004년부터 마포 쉼터에서 소장으로 일한 손씨는 지난 6일 오후 10시 35분경 경기도 파주시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우리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음을 지녔던 한 사람을 하늘나라로 떠나보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며 “그의 죽음을 애도하며 고인의 가시는 길을 명예롭게 지켜주신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고 밝혔다.

손씨와 나눈 마지막 문자메시지를 읽으며 흐느끼던 이 이사장은 “피해자와 운동 뒤에서 묵묵히 자신의 일에 충실하셨던 소장님의 역할들 너무도 당연시 했던 저희들을 용서해 달라. 이 끔찍한 일들이 모두 부족한 저희 때문인 것만 같다”며 “당신을 잃은 우리 모두는 죄인이다. 애통하다”고 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주한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 주변에 지난 6일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한 정의기억연대 마포쉼터 소장 고 손영미씨를 추모하는 노란 꽃 화분이 놓여 있다. ⓒ천지일보 2020.6.10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주한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 주변에 지난 6일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한 정의기억연대 마포쉼터 소장 고 손영미씨를 추모하는 노란 꽃 화분이 놓여 있다. ⓒ천지일보 2020.6.10

그러면서 “한가운데서 매일 상처 받으면서도 일상의 업무에 성실히 임하고 검찰과 언론의 공격을 최전선에서 온몸으로 막으며 버텨내는 사무처 모든 활동가분들께 감사드린다”며 “그들의 안녕을 위해 기도 해 달라. 이 참혹한 어둠의 터널 끝에 여전히 건강하게 손잡고 서 있길 간절히 기원해 달라”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지난 달 이용수 할머니의 기자회견 이후 수요시위를 그만둬야 한다는 소리도 일고 있지만 우리는 결코 그렇게 할 수 없음을 이 자리에서 밝힌다”며 수요집회를 이어가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였다.

이들은 “궁극적으로 이웃과의 진정성 있는 화해와 미래 세대의 평화를 갈망하는 이들의 호소와 분노, 사정에 일본정부는 하루속히 응답하기 바란다”며 “한국정부도 더욱 적극적으로 이 문제의 해결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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