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속으로] 스포츠 댓글의 편집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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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수 한체대 스포츠언론정보연구소장

스포츠 포털 사이트에 올라온 기사를 읽고 난 뒤 맨 밑에 붙은 댓글을 자주 읽는다. 5월 들어 코로나19의 규제가 조금 완화되면서 프로축구, 프로야구, 골프 등 주요 스포츠가 대회를 본격적으로 열게 됨에 따라 다양한 기사가 쏟아진다. 자연 코로나19 대유행 때 뜸했던 댓글도 많이 올라온다. 기사에서 댓글이 없으면 없는 대로, 많으면 많은 대로 꼭 챙겨보려 한다. 기사에 대한 독자들의 생각을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여자골프에서 ‘깜짝 스타’로 떠오른 유현주와 안소현에 대한 댓글 반응에 많은 관심이 갔다. 둘이 실력으로보다는 미모로 주목을 받는 관계로 댓글의 반응은 대조적이다.

둘의 기사나 사진이 올라오기라도 하면 댓글이 정말 새까맣게 달린다. 인터넷 실검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모으며 상위권을 곧바로 차지할 정도이다. 그만큼 팬들의 관심이 높다는 것을 반증하는 셈이다. 문제는 댓글이 찬반으로 나뉘고 있다는 점이다.

둘을 좋아하는 팬들이 호감을 표현하는 글들이 물론 많이 올라온다. “‘둘 다 이쁘다, 유현주, 안소현 파이팅’ ‘유현주 짱이다’ ‘여자골프 선수도 이뻐야 한다’”는 등으로 둘에 대한 뜨거운 지지를 보낸다. 하지만 한쪽에선 ‘외모 지상주의, 미모 우월주의는 옳지 않다’ ‘어떻게 우승자보다 기사가 더 나올 수가 있는가’ 등의 반대 의견을 보이는 글도 보인다.

인터넷에 올라온 기사를 작성한 기자가 어떤 의도를 갖고 썼는지 모르겠지만 댓글은 확연히 두 쪽으로 나뉘어 갑론을박을 뜨겁게 벌인다. 둘의 미모를 찬양하는 댓글이 올라오면 곧바로 미모 중시에 대해 우려하는 반대 글이 이어지는 식이다.

댓글은 재미 수준을 넘어 확연히 다른 가치의 이원화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만하다. 좋아하는 이들은 골프 자체를 즐기기 보다는 선수 자체를 보고 감상하는 경향이 짙다. 싫어하는 이들은 외모를 중시하기보다는 실력으로 봐야한다는 생각이 강하다.

수년 전 김연아, 박지성을 따르는 광팬들이 있었다. 이들은 김연아, 박지성이 세계적인 경기력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우상화를 넘어 신격화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여신 김연아’ ‘소리없는 영웅 박지성’ 등 절대 지존으로 떠받들기도 했다. 당시에는 실력을 발판으로 좋아하는 팬들이 팬심을 모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여자골프에서 드러났듯이 실력, 성적과는 관계없이 빼어난 미모를 가진 선수들에게 관심이 쏠리고, 기사와 댓글이 집중적으로 모아진다. 미디어와 팬들의 자유로운 판단에 의해 좋아하는 선수에게 스포트라이트가 비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관심이 상식선을 넘어서면 그건 곤란하지 않을 까 싶다. 자칫하면 일부의 우려처럼 ‘관음증’으로 스포츠의 본질을 훼손하는 상황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적당한 수준에서 격려하고 관심을 가지는 정도가 아닌 노골적으로 호감을 표시하며 댓글에 구체적인 글까지 올리는 것은 곤란하다.

여기에는 일부 인터넷 미디어의 선정주의도 한몫한다고 본다. 조회수를 올릴 목적으로 선수들의 얼굴과 몸매만을 지나치게 돋보이게 하는 사진과 기사를 쓰는 미디어 보도가 이어지는 한 댓글의 편협성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것이다.

프로골프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이며 선수들은 상품이라는 점을 감안한다고 하더라도 선수들의 실력보다는 용모에만 집중하는 것은 올바른 모습이 아니다. 둘의 실력이 뛰어나면 비난할 여지가 없겠지만 실상은 둘은 성적보다는 미모로만 관심을 더 끌고 있다는 데 문제가 있다. 여자골프대회가 열릴 때면 용모가 뛰어난 둘에게 시선이 쏠릴 때마다 낯 뜨거워지는 것은 이러한 것을 우려하는 노파심 때문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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