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논단] 북한 정권 80% 간부 교체와 다운사이징
[통일논단] 북한 정권 80% 간부 교체와 다운사이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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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 

 

북한의 정부 다운사이징이 현실로 드러났다. 지난해 여름부터 김정은 위원장은 ‘작은 정부’를 주장하며 고위 간부 3분의 1 이상을 축소한다는 방침을 내리고 꾸준히 추진해 왔다. 방만한 정부도 문제지만 더 이상 고위간부들을 먹이고 대우해줄 여력이 상실됐기 때문이다.

이번에 통일부가 밝힌 북한 정권 엘리트 교체에서 그 다운사이징의 속살이 대부분 드러났다. 대남·해외 공작 활동을 총괄하는 북한 정찰총국장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경호부대를 지휘하는 호위사령관이 모두 교체된 것으로 확인됐다. 통일부는 5월 13일 2019년 이후 북한의 주요 인물 활동 및 신규인물 23명 등을 추가한 ‘2020 북한 인물정보’와 ‘2020 북한 기관별 인명록’을 발간했다.

이 가운데 군부 인사로는 림광일(정찰총국장)과 곽창식(호위사령관), 김정관(인민무력상), 위성일(제1부총참모장) 등 4명이 기재됐다. 정찰총국장은 지난 2016년 김영철 당시 총국장이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에 임명된 이후 장길성 상장이 맡아왔다.

통일부는 장길성에 대해 “2019년 해임(추정)”으로 표기했다. 림광일은 지난 2016년 1월 총참모부 제1부총참모장 겸 작전총국장을 맡았던 인물로, 지난해 12월 열린 노동당 전원회의를 계기로 상장 진급과 함께 당중앙위 위원으로 승진했다. 곽창식은 이력이 거의 알려지지 않은 인물로, 림광일과 마찬가지로 지난해 말 당 전원회의를 계기로 상장 계급장을 달았고 당 중앙위 위원으로 올라섰다.

통일부는 호위사령관 교체가 지난해 4월 이뤄진 것으로 분석했다. 김정은 체제 출범과 함께 호위사령관으로 발탁된 윤정린 대장의 거취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82세의 고령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일선에서 물러났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에 새로 이름을 올린 당 주요 인사는 김영환(평양시당 위원장), 김조국(당 제1부부장), 리호림(당 부장), 장금철(통일전선부장), 허철만(당부장·간부부장 추정), 현송월(당 부부장) 등이다. 내각 주요 인사는 김일철·양승호(내각 부총리), 김정호(인민보안상), 오춘복(여, 보건상), 전학철(석탄공업상) 등이 새롭게 반영됐다. 북한에서 국방사업 전반을 지도하는 기구인 당중앙군사위의 최근 재편 결과도 이번 자료에 반영됐다. 중앙군사위원은 기존 13명에서 12명으로 1명 줄고 7명이 교체됐는데, 최룡해 국무위 제1부위원장, 박봉주 전 내각 총리, 김영철 당 부위원장, 황병서(전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 등이 제외되고, 김재룡 내각 총리와 김조국, 김정관, 박정천(인민군 총참모장), 위성일, 림광일 등이 새로 이름을 올렸다.

통일부 당국자는 지난 1년 사이 당 정치국의 교체비율은 80% 가까이 되고 국무위원회 11명 중 9명이 교체돼 변동률은 82%라며 최근 들어 계속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고 실용주의 인사 패턴이 강화되는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친정체제가 공고화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통일부는 선전선동부에서 조직지도부로 자리를 옮긴 것으로 추정되는 김여정 당 제1부부장에 대해서는 ‘소속 불명’으로 분류하고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으로는 김조국과 조용원을 명시했다. 김여정에 대해서는 ‘1988년생 평양(출생)’으로 파악했고, 그동안 40대로 알려져 온 현송월 나이에 대해서는 1977년생(평양시)으로 기재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김여정의 소속 부서와 관련, 조직지도부나 선전선동부 혹은 확인되지 않은 지위 등 세 방향으로 보고 있다면서 계속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북 당국 간 공식채널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위원장도 공석으로 남겨뒀다. 조평통 위원장은 리선권 전 위원장이 외무상으로 이동한 뒤 후임자 임명 여부조차 불분명한 상황이다.

통일부는 이 밖에도 북한이 기존 공업성을 더욱 세분화한 선박공업성과 개성특별시를 신설했다고 설명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아직 조평통 위원장을 임명하지 않았다면 이것은 달라진 대남 자세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다. 즉 남북관계를 경시하면서 오직 미국과의 관계 개선에만 주력하겠다는 의지로 해석할 수 있다는 말이다. 아무튼 요동치는 북한의 엘리트 교체와 최근 김정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은 북한 정권이 벼랑 끝으로 가고 있다는 숨길 수 없는 반증으로 된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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