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김현진 기자] 천지TV의 경제 프로그램 ‘이인철의 경제인사이트(insight)’가 지난 13일 오후 1시 첫 닻을 올렸다.

천지TV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첫 방송에서는 홍춘욱 EAR리서치 대표(전 국민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이 패널로 참석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국내외 경제 진단과 포스트 코로나 과제를 분석하는 시간을 가졌다.

진행자인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장은 “지금 전 세계경제 패러다임이 코로나19 전후로 바뀌고 있다. 20년 넘게 경제 분야에 몸담아 왔지만 이번 감염병 위기는 처음이다. 대외적으로 글로벌 G2(미국, 중국)가 모두 1분기 마이너스 성적표를 받아들이며 흔들리고 있으며, 전 세계 100여개국이 IMF(국제통화기금)에 도와달라고 아우성이다. 내부적으로는 방역과 경제활성화 두 마리 토끼를 다잡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고 운을 뗐다.

이어 “정부의 재난지원금 지원이 시작되면서 약간의 변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기업들은 코로나 이후를 대비해 물밑 경쟁이 한창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런 상황에서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경제회복 극복을 위해 어떤 과정과 해법이 있는지 알아보는 시간을 준비했다”고 소개했다.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장. '이인철의 경제인사이트' 방송캡처 ⓒ천지일보 2020.5.15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장. '이인철의 경제인사이트' 방송캡처 ⓒ천지일보 2020.5.15

◆한국판 뉴딜정책 성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앞서 지난 10일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3주년 특별연설에서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제 위기를 1930년대 대공황에 버금가는 경제 전시 상황이라고 정의하며 코로나 이후에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한국판 뉴딜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혀 화제가 되고 있다.

홍 대표는 “1930년대 대공황 시절 새롭게 취임한 루즈벨트 미국 대통령이 ‘뉴딜’이라는 새로운 약속을 펼쳤는데, 주핵심이 정부가 적극적인 재정을 써서 경기를 부양하겠는 것, 농산물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해 농촌 부흥을 위한 정책 투입, 노조의 결성을 자유화시키고 근로자들이 소득 증가를 위한 보조정책을 펼친 것이다”고 소개했다.

이인철 소장은 “루즈벨트 대통령이 내건 뉴딜은 국가 재건 프로젝트다. 그 공약을 6년 가까이 실천하면서 뉴딜이 지금의 미국을 만드는 발판이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부연했다.

홍 대표는 “이번 문재인 정부가 발표한 3대 프로젝트는 디지털 인프라, 비대면산업, SOC(사회간접자본) 디지털화다. 정권을 2년 남겨둔 상황에서 경기부양도 부양이지만 한국경제의 어떤 성장잠재력을 부각시키기 위해 적극적으로 추진하자는 모습으로 보인다. 이전 YS(김영삼)와 DJ(김대중)정부 때 초고속통신망을 추진하면서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먹거리 산업들을 만들어내는 데 기여했다라는 점을 생각하면 적극적인 추진 가능성이 있다. 한국판 뉴딜TF에서 자세한 내용들이 논의되자 관련주들이 시장에서 크게 반응하는 모습을 보며 이런 정책에 대한 기대들이 꽤 높아져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이 소장은 “비대면 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시장에 어느 정도 반영은 되고 있지만, 규제와 기득권층에 막혀서 굉장히 답보상태인 것도 꽤 된다”고 지적했다. 그 사례로는 원격의료나 ‘타다 금지법’에 막힌 공유경제 등을 꼽았다.
 

홍춘욱 EAR리서치 대표. '이인철의 경제인사이트' 방송캡처 ⓒ천지일보 2020.5.15
홍춘욱 EAR리서치 대표. '이인철의 경제인사이트' 방송캡처 ⓒ천지일보 2020.5.15

황 연구위원은 “일단 뉴딜이 성공하려면 관련된 산업정책의 변화도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면서 “디지털 인프라 확충은 방향성 자체는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 인프라를 갖고 새로운 창의적인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는 수단이나 산업적 규제들이 완화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우리나라의 산업규제는 상대적으로 조금 경직돼 있다는 평가들을 많이 받는다. 원격의료도 여러 가지 이유 때문에 정상적으로 진행이 안되고 있고, 타다의 경우는 아주 대표적인 사례라고 볼 수 있다”면서 이에 “조금 더 적극적으로 이러한 인프라 개발사업, 비대면 산업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결국은 관련 산업 규제들이 조금 더 유연하게 바뀌는 모습들이 수반될 때 더 극적인 효과들이 나타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홍 대표는 “현재 ‘언컨택트’라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돼 있기 때문에 본격 추진해 볼 수 있는 방향은 잡았고, 새로운 국회가 개원하게 되면 정책을 추진할 수 있는 동력도 확보돼 있기 때문에 기대는 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전 국민 고용보험시대’ 실효성은?

문 대통령은 또한 전 국민 고용보험시대를 열겠다고 3주년 취임 특별연설에서 강조했다. 고용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에게는 굉장히 좋은 취지지만, 재정을 투입해야 하는 재원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왜 이 시점에서 ‘전 국민 고용보험시대’를 연다고 강조했을까.

황 연구위원은 “결국은 ‘사회안전망의 강화’라는 의미를 부여할 수가 있다. 사회안전망을 강화시킴으로써 위기에 대한 내성을 증가시킬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 될 것이다. 지금 이같이 내부적인 큰 충격이 왔을 때 실업자가 늘어나는 건 불가피하다. 또 자영업자가 어려움에 빠지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다.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 계속해서 최소한의 수준에서라도 이전 경제상태 내지는 소비상태로 유지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볼 수가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 소장은 “고용보험은 회사원이라면 본인의 소득에서 0.8%, 회사가 0.8%씩 반반씩 부담하는 구조지만 자영업자는 본인이 다 물어야 한다. 고용보험에 가입하게 되면 자동으로 4대보험에 다 가입해야 하는 수준이라 자영업자의 가입 비율은 1%가 채 되지 않는다. 이런 사각지대 놓인 이들을 고용보험의 테두리 안에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결국 재원이 연속선상에서 답보가 되는 것 아니냐”고 문제를 제기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이인철의 경제인사이트' 방송캡처ⓒ천지일보 2020.5.15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이인철의 경제인사이트' 방송캡처ⓒ천지일보 2020.5.15

홍 대표는 “선의는 굉장히 좋은데, 쉽지 않은 일이다. 지금 같은 국면에서는 증세에 대해 신중해야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본 이야기를 잠깐하면, 일본경제가 잃어버린 30년으로 접어드는 게 확실해 보인다. 명목 GDP 기준으로 일본 경제가 가장 좋았던 게 1997년이다. 그러다가 경제가 회복된 게 2008년과 2018년이었는데, 글로벌 금융위기 터지고 이번에는 코로나 사태까지 터져서 일본 경제가 저렇게 됐다”면서 “왜 이같이 긴 기간 동안 도대체 회복을 못하는지 조사를 해보니까 그 사이에 3번의 세금 인상을 단행했다. 다시 말해 경제가 디플레이션 늪에 빠져 온실을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소비세를 기존 3%에서 10%까지 올렸다. 결국 그 재원이 마련돼 있지 않은 상황에서 경기가 조금만 살아난다 싶으면 금리나 세금 인상을 하더니 늪에 빠져 버린 셈이다”고 말했다.

이에 “우리나라 입장에서 일단 우선순위를 정해서 했으면 좋겠다. 선의를 부인하자는 게 아니라 일단 재원의 문제들이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지원들은 확충해 나가면 된다. 세금문제가 부각이 될 수 있는 상황에서 경기부양을 위한 적극적인 재정 지출 이후 차근차근 추진하는 방향으로 갔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당부했다.
 

'이인철의 경제인사이트' 방송캡처 ⓒ천지일보 2020.5.15
'이인철의 경제인사이트' 방송캡처 ⓒ천지일보 2020.5.15

한편 ‘이인철의 경제인사이트’는 유튜브와 네이버TV, 천지일보 홈페이지에서 생중계 및 녹화중계된다. 오는 20일 두 번째 방송에서도 홍춘욱 EAR리서치 대표와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이 참석해 ‘포스트 코로나’ 해법에 대해 계속 살필 예정이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