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피해 생존자인 이용수 할머니가 7일 오후 대구시 남구 한 찻집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수요집회를 없애야 한다고 주장하며 관련 단체를 비판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일본군 '위안부' 피해 생존자인 이용수 할머니가 7일 오후 대구시 남구 한 찻집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수요집회를 없애야 한다고 주장하며 관련 단체를 비판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최빛나 기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92) 할머니가 “수요집회 기부금 사용이 불투명하다”며 정의기억연대(정의연)를 비판한 가운데 윤미향 정의연 전 이사장이 본인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활동과 회계 등은 철저하게 관리, 감사, 보고하는 과정을 거친다”고 해명했다.

8일 윤 전 이사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할머니의 기억이 달라져 있음을 알았다”며 “정의연은 1992년부터 할머니들께 드린 지원금 등의 영수증을 할머니들 지장이 찍힌 채로 보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할머니는 전날 대구 남구 한 찻집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30년 가까이 위안부 대책 관련 단체에 이용만 당했다며 “현금 들어오는 거 알지도 못하지만, 성금·기금 등이 모이면 할머니들에게 써야 하는데 할머니들에게 쓴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관련 단체에서 출판한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사례를 엮은 책에 대해선 “내용 검증이 제대로 되지 않은 채 나와 판매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21대 총선에서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로 당선된 윤 전 이사장을 향해 “위안부 문제는 정대협 대표였던 윤미향씨가 와서 해결해야 한다. 국회의원 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 할머니는 윤 전 이사장이 언론과의 인터뷰 중 ‘이 할머니가 윤 당선인을 지지하고 덕담을 나눴다는 얘기’에 대해 “모두 윤 당선인이 지어낸 말”이라고 비난했다.

윤 전 이사장은 주변에서 대응을 하라는 조언이 있었다면서도 “오늘도 저는 이렇게 소극적으로 제 생각과 마음을 담아내는 글로 대신할 수밖에 없다”며 “대응을 해야 할 상대가 피해자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1992년 이 할머니가 신고전화를 했을 때 제가 사무실에서 전화를 받았고, 모기소리만한 목소리로 떨면서 ‘저는 피해자가 아니고, 제 친구가요…’하던 때의 상황을 바로 어제 일처럼 기억하고 있다”면서 “수요시위에서 경과보고를 하고 나면 꼭 안아주며 최고라고 하던 할머니의 말에 다 큰 어른인, 저는 그저 어린 아이처럼 좋아라 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015년 한일합의로 박근혜 정부가 받은 10억엔에 대해서 할머니와 통화를 하는 중에 할머니의 기억이 달라져 있음을 알았다”며 “다시 기억을 끄집어내어 설명해 드렸지만 아니라고 하셔서 더 이상 대화를 이어갈 수 없었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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