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 첫 신상공개 ‘부따’ 강훈… “진심으로 죄송”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성 착취물을 만들게 하고 유포한 텔레그램 ‘박사방’의 운영자 조주빈(24)을 도운 혐의로 구속된 닉네임 ‘부따’ 강훈(18)이 얼굴이 공개된 채로 검찰에 넘겨졌다.

강훈은 17일 오전 8시쯤 서울 종로경찰서에 마련된 포토라인에 섰다. 강훈의 신상공개가 최종 결정된 전날 이후 처음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었다.

강훈은 취재진에게 “죄송하다. 정말 진심으로 사죄드리고 죄송하다”고 밝혔다.

‘혐의를 인정하는지’ ‘미성년자로 처음 신상공개된 것에 부당하다고 느끼는지’ 등에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고 호송차량에 탑승했다.

앞서 강훈은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지난 9일 구속됐다. 구속 수사를 이어가던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안전과는 이날 강훈을 검찰에 송치했다.

송치 전날인 16일 신상공개위원회 논의 결과 강훈의 신상공개가 결정됐다. 미성년자 가운데에선 처음 있는 일이다.

경찰은 “범죄 수법이 치밀하고 계획적이며 아동·청소년을 포함한 다수의 피해자에게 지속해서 심각한 피해를 야기하는 등 범죄가 중하다”면서 “국민의 알 권리, 동종 범죄의 재범 방지 및 범죄 예방 차원에서 공공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결정 사유를 밝혔다.

이에 강훈은 경찰의 결정 2시간 만에 법원에 신상공개 처분 취소 소송과 집행정지 신청을 했지만, 서울행정법원은 같은 날 곧바로 집행정치 신청을 기각하면서 이날 강훈의 얼굴이 언론사에 포착됐다.

신청을 기각한 법원은 “공공의 정보에 관한 이익이 신청인의 명예, 미성년자인 신청인의 장래 등 사익에 비해 압도적으로 우월하므로 피의자인 강훈의 신상을 공개할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판단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강훈의 공범 조주빈이 먼저 신상공개된 것처럼 그에 대해서도 신상공개 여론이 존재했지만 미성년자라는 점 때문에 경찰은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신상공개 근거가 되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25조엔 피의자의 신상 공개에 대해 규정하면서도 청소년보호법 2조1호의 ‘청소년’에 해당하는 경우엔 공개할 수 없도록 했다.

특례법이 청소년 기준으로 따르는 청소년보호법 2조1호에선 만 19세 미만인 사람을 청소년으로 본다. 다만 ‘만 19세가 되는 해의 1월 1일을 맞이한 사람’은 제외한다. 즉 올해 19세가 되는 사람이라면 청소년으로 간주하지 않고, 따라서 신상 공개 대상이 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2001년생인 강훈은 올해 만 19세가 되고, 이 때문에 경찰은 신상공개가 가능한 것으로 판단했다.

강훈은 텔레그램 박사방에서 ‘부따’라는 닉네임을 쓰며 박사방 참여자들을 모집·관리하고, 범죄 수익금을 조주빈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았다.

유료회원들이 가상화폐(암호화폐)를 보내면 이를 현금화해 조주빈에게 넘긴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조주빈에 의해 공동 운영자 3명 중 한명으로 지목된 강훈이지만, 본인은 이런 혐의들을 부인하고 있어 검찰에서 추가적인 조사가 이뤄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