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27일(현지시간) 바티칸의 성베드로 광장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을 기원하는 전세계 특별 강복을 거행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27일(현지시간) 바티칸의 성베드로 광장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을 기원하는 전세계 특별 강복을 거행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전 세계 종교단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종교활동을 잠정 중단하면서 내부 분열이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0일(현지시간)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최신호에 따르면 같은 종교를 믿는 신도들 사이에서 코로나19에 맞서기 위해 결속하기보다는 신앙심을 표출하는 방식에서 이견을 드러내며 대립하는 모습이 세계 곳곳에서 포착됐다.

세계 종교계에선 보건 당국의 권고에 따라 성당, 교회, 회당, 사원 등에 모여서 기도하는 것을 자제하고 각자의 집에서 기도하자고 제안하고 있다.

문제는 이를 그대로 따르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거역하는 이들도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미국 플로리다주의 탬파에 있는 ‘리버’ 교회의 로드니 하워드 브라운 목사가 지난달 29일 주(州) 정부의 행정명령을 무시하고 수백명이 모이는 예배를 두 차례 강행했다가 경찰에 체포된 사례가 있다.

러시아에서도 정부의 지침을 따르지 않는 사례가 발생했다. 정교회 키릴 총주교는 지난달 29일 “교회에 나오지 않아도 구원받을 수 있다”며 신자들에게 당분간 교회 방문을 자제해달라고 간곡히 요청했지만, 조지아(러시아명 그루지야) 등 일부 동방기독교 국가에서는 이 지침을 따르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바티칸에서 오는 12일 부활절 미사를 신자 없이 인터넷으로 중계해야 하는 상황을 두고 일부 동유럽 국가에서는 “공산주의자들조차도 부활절 미사를 완전히 금지하지는 않았다”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내부 분열 현상은 유대교 신자들 사이에서도 나오고 있다. 온라인으로 예배 정족수를 채우는 데 동의하는 유대인들도 있지만, 정통파 유대교인들은 이스라엘 정부의 봉쇄령에도 기도, 결혼식, 장례식 참석을 고수하고 있다.

이와 관련 이코노미스트는 “결국 앞으로 종교의 생존은 신자들에게 그간 필수적이라고 여겨온 의식을 중단한 이유를 자신의 관점에서 자신의 용어로 설명할 수 있느냐에 달려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