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 

 

북한이 21일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2발을 또 다시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올해 들어와 벌써 세 번째 군사적 도발이다.

우리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전 6시 45분과 6시 50분께 북한 평안북도 선천 일대에서 북동쪽 동해상으로 발사된 발사체 2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합참은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이 발사체 비행거리는 약 410㎞, 고도는 약 50㎞로 탐지됐다”며 “이 발사체에 대한 세부제원은 한미 정보당국이 정밀분석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쏜 발사체는 북한이 지난해 함경남도 함흥과 강원도 통천에서 두 차례에 걸쳐 시험 발사했던 신형 전술지대지미사일인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은 지난해 8월 10일 함흥에서 동해로 400여㎞(고도 48㎞), 16일 통천에서 북동쪽 동해로 230여㎞(고도 30㎞)를 각각 비행한 발사체를 쏘았다. 이번 발사체 2발은 5분 간격으로 발사됐다. 이에 우리군은 연속 발사 성능 시험보다는 내륙을 관통해 동해상으로 낙하하는 사거리 측정 시험을 위한 것으로 보고 정밀분석을 하고 있다.

북한의 발사체 발사는 지난 9일 초대형 방사포를 쏜 지 12일 만이다. 북한은 지난 2일에도 초대형 방사포를 발사했다. 우리 군과 정보 당국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번 발사현장에서 직접 참관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현재 진행 중인 북한군 동계훈련 일환도 있어 보이지만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인한 내부 결속력 강화의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또 대북제재 불만 표출 등 다목적 의도로 발사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합참은 “코로나19로 인해 세계보건기구에서 ‘세계적 대유행’을 선포하는 등 전 세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북한의 이 같은 군사적 행동은 대단히 부적절한 행위이고 즉시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다른 북한 전문가들은 북한의 잦은 군사적 도발이 북한 당국의 중국에 대한 일종의 ‘불만’을 토로하는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북한은 이제 자신들의 군사적 능력을 아무런 제한을 받지 않고 과시하고 있다. 솔레이마니 암살 직후, 국내 미디어나 유튜브 등에는 잇달아 김정은 참수 작전에 드론이 동원될 것이라는 내용이 홍수를 이루었다. 하지만, 솔레이마니 암살과 김정은의 경우는 여건이 다르다는 것을 간과한 주장이다.

군사 칼럼니스트 최현호는 그 이유에 대해 분명히 밝히고 있다. 솔레이마니 암살에 동원된 MQ-9 리퍼는 2017년 10월 예멘에서 후티 반군에 의해 격추됐다. 가장 높이 올라가는 미 공군 RQ-4 글로벌호크도 이란에 격추된 사례가 있다. 최근 시리아군도 터키군 무인기를 여럿 격추했다. 최근 미 공군은 MQ-9 리퍼를 대체하기 위한 연구를 시작했다. 낡아서 대체하는 것은 아니다. 첨단 방공능력을 갖춘 중국과 러시아를 상대하는 전쟁에서 리퍼의 생존 가능성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다. 생존성에 대한 우려는 하늘에서 지상의 전장을 지휘 통제하는 조인트스타스(JSTARS)에서도 나오면서 대체 전략을 마련하는 데 큰 영향을 끼쳤다.

한국과 총부리를 겨누고 있는 북한은 어려운 경제 여건에도 탄도미사일 뿐 아니라 지대공 미사일도 현대화하고 있고, 앞으로도 이런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GPS 방해는 이미 여러 차례 성공한 전력이 있다. 이 때문에 드론에 대한 장밋빛 미래 전망에 앞서 위협을 먼저 살펴야 한다.

인공지능(AI)에 대한 열광도 지나치다. 인공지능은 만능이 아니다. 매사추세츠공대(MIT) 미디어랩 디렉터 알렉스 샌디 팬트랜드 교수는 이달 초 중앙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AI를 어떻게 봐야 할지를 잘 드러냈다. 팬트랜드 교수는 “대중이 AI에 대한 지나친 환상을 가지고 있다”며 “AI는 방대한 데이터를 가장 효율적으로 분석하는 도구에 지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최첨단 기술을 가진 우리와 미군을 북한이 무시하는 이유가 잘 설명되고 있다. 결론적으로 우리의 북한에 대한 억제력은 경제제재 외 다른 대안이 없다고 보는 것이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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