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 

 

2019년 연말을 기준으로 통일부가 집계한 데 따르면 북한을 탈출해 대한민국에 입국한 탈북민 수는 무려 3만 4500여명에 달한다. 우리나라 강원도 인제군의 인구가 3만 1715명인 것과 비교해 볼 때 한 개 군보다 많은 사람들이 북한을 떠나 이 땅에 정착해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지금껏 우리나라 정당들은 선거철만 되면 탈북민들을 보기 좋게 이용했다. 그들은 가족까지 포함해 양 7~8만여 표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탈북민들은 선거철만 되면 좀 당황망조한다. 북한의 100% 찬성과는 워낙 다른 선거제도 때문이다.

얼마 전인 3월 6일 탈북민들은 분단사상 최초로 탈북민 정당 남북통일당을 창당했다. 그러나 이 당은 탈북민들만 참여하는 당이 아니다. 말 그대로 통일을 원하는 국민 누구나 당원이 될 수 있는 당이며 심지어 북한에 지하당원까지 둔다고 하니 가히 통일준비당이 확실해 보인다.

남북통일당 창당식은 6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전경련 컨퍼런스 센터 다이아몬드홀에서 열렸다. 200여명의 당원과 간부들은 선거관리위원회 규정에 따라 당 대표 선출, 강령 채택 등의 의사 절차를 거쳤다. 조갑제 조갑제 닷컴 대표, 태구민(태영호) 미래통합당 강남 갑 후보, 김문수 자유통일당 대표도 창당을 축하하기 위해 참석했다.

조갑제 대표는 “이 정당은 문재인 정권이 아닌 김정은을 주적으로 삼고 싸우기 위해 만들었다”면서 “탈북민들이 모여 창당을 한 것은 북한 노동당 정권을 반드시 무너뜨리고 자유통일을 이루겠다는, 위대한 결단을 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조 대표는 “당에 참여한 사람들의 면면을 보니 제가 북한인권 문제를 30년 넘게 다루면서 봤던 친숙한 이름들이 다 있다. 저 뿐만 아니라 국민들에게도 친숙한 이름이 많다”며 “선거의 본질은 이름을 알리는 것인데 신생정당 가운데 이렇게 알려진 이름이 많은 정당은 없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남북통일당은 창당과 동시에 절반은 성공한 셈”이라고 했다. 계속해 그는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정당을 만드는 것이 군대를 창설하는 것과 같다”며 “군대가 전쟁을 위해 창설되고 이기듯 정당은 선거를 통해 정권을 잡기 위한 수단이다. 남북통일당 또한 반드시 선거에서 이기라”고 조 대표는 덕담을 건넸다.

남북통일당은 창당식에서 이승만 대통령과 박정희 대통령의 정신을 계승해 김정은 체제를 무너뜨리고 북한을 발전시키겠다는 각오를 거듭 밝혔다. 이들은 창당 취지문에서 “한때는 귀순용사였던 탈북민들이 오늘날 자살하고 굶어죽을 정도로 비참한 대우를 받고 있다”며 “선거철에만 아쉬운 소리를 하고, 평소에는 배운 것 없다고 탈북민을 무시하던 기성 정치권을 대신해 우리는 이승만 대통령의 자유민주주의 애국정신, 박정희 대통령의 부국 정신을 계승하여 대한민국 발전에 기여하고, 자유통일의 대업을 이뤄내겠다”고 밝혔다.

또한 당 강령에서 대한민국 헌법 제3조를 기반으로 만든 정당임을 강조하며, 전 세계 탈북자, 북한에 있는 지하당원, 그리고 대한민국의 모든 애국세력과 뜻을 모아 북한의 적화통일 기도를 끝내고, 북한 인민해방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그 과정에서 자유시장을 통한 경제발전, 튼튼한 한미일 동맹을 기반으로 한 안보체제 확립을 추구하며 주체사상 세력과의 싸움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거듭 다짐했다.

한편 지난 2월 18일 탈북민들이 남북통일당 창당을 준비한다는 소식에도 침묵하던 북한이 3월 5일 대외선전매체 ‘메아리’를 통해 이들을 맹비난했다. ‘메아리’는 “인간쓰레기들의 구역질나는 창당 놀음”이라는 논평에서 남북통일당 창당을 가리켜 “가장 더러운 추물들의 눈뜨고 봐주지 못할 광대극”이라고 비하하면서 한국 정부가 이를 막으라고 요구했다.

우리는 묻고 싶다. 탈북민들이 누구인가? 그들은 3대세습의 인간생지옥 북한을 탈출해 대한민국 진정한 조국의 품으로 찾아온 사람들이다. 감히 누구에게 ‘인간쓰레기’란 표현을 쓰는가. 김씨 왕조 70년 장기독재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굶어죽고 맞아죽고 병들어 죽었는지 정녕 모른단 말인가. 아직도 평양에 둥지를 틀고 앉은 너희들이 바로 인간쓰레기들이다. 이제 북한 조선노동당은 남북통일당에 정권을 넘길 준비나 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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