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규 대중문화평론가 

 

코로나19로 마스크를 구입하기 위해 5시간 이상 줄서는 시민들이 곳곳에서 눈에 띈다. 정부가 마스크를 넉넉하게 확보하고 전국에 유통하겠다고 했지만, 시민들이 실생활에서 느끼는 마스크 구입 체감은 최저치며 큰 분노를 사고 있다.

우체국 직원은 3월 초중순이나 돼야 서울이나 경기권 우체국에서 마스크를 구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코로나19 전국 확산으로 지금 대구 의료진들이 사투를 벌이고 있는 현장은 난리다. 필자와 잘 알고 있는 호흡기내과 원장은 당분간 의원을 잠정적으로 휴원하고 자발적으로 대구 전장으로 떠났다.

가족의 만류도 있고 스스로도 두려움에 밤잠을 설쳤지만 국가가 위기에 처했을 때 조금이라도 힘이 되고 싶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밖에 전문 감염내과, 호흡기내과 전문의가 아니라도 조금이라도 도움의 손길을 주고자 타전공 의료진들도 속속들이 대구 현장을 찾고 있다. ‘병상 대란’에 맞서 간호사들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대구 현장에 간호사들이 부족하자, 100여명의 간호사들이 자발적으로 대구를 방문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 외 군의관, 공공의료진, 학생 자원봉사 등 자원해서 내려가는 인력들이 증가하고 있다. 감염 가능성이 가장 높은 현장에 고군분투하는 의료진에게 전 국민이 안타까운 마음으로 박수를 보내고 있다. 아무런 대가도 없이 온몸을 던지는 의료진은 우리의 이웃사람이며 누군가의 아버지, 어머니일 것이다. 오직 의무감과 사명감으로 이번 코로나19 사태가 진전되고 더 이상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한 순수한 마음과 행동이다.

그동안 정치적으로 욕을 많이 먹었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선의적인 태도도 주목되고 있다. 안 대표는 정치적인 논리를 떠나 국민이 어려운 상황에 처하자, 당에도 알리지 않고 유증상자를 치료하기 위해 사투 현장으로 떠났다. 입만 벙긋하는 일반 정치인들과는 크게 대조적인 모습이다.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국민께 봉사하는 그의 모습에 야당들도, 반대표를 던진 시민들도 경의를 표하고 응원하고 있다.

정부의 움직임이 더딘 상황에서 감염병 전문가들은 시민들에게 마스크 사용법과 손위생 관리, 개인물품 위생관리 등을 더욱 철저하게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지하철을 타보면, 2월 말이 넘어 확연히 마스크를 착용하는 승객들이 늘어났으며, 출퇴근 시간을 체크해보면 지하철 승객의 반 이상이 줄어든 것을 인지할 수 있다.

이런 와중에 마스크 착용 논란의 중심에 선 인물이 있다. 코로나19 확산 저지에 국민과 정부가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이 상황에 “마스크를 왜 쓰느냐”고 주장한 김승환 전북교육감의 행동과 인식이 크게 부적절하다. 그는 정부와 보건 당국의 지침을 반항이라도 하듯, 수백명이 모인 행사 참석자 대부분이 마스크를 쓰지 않은 모습을 찍은 기념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올리고, 마스크를 하지 않은 직원들에게 지시하는 모습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러한 전북교육감의 행동은 정부의 방역 방침을 정면으로 거스르고 국민이 이 위기 속에서 극복해나가는 과정에 혼란을 부추길 뿐이다.

김승환 전북교육감의 가장 큰 문제는 본인의 생각이 절대적으로 맞고 교육감 생각을 직원들에게 강요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본인이 싫으면 착용하지 않으면 된다. 그러나 마치, 사진 속 그 모습은 직원들에게 “사무실안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말고 일하라”라는 이미지로 비쳐지고 있다. 직원들은 교육감의 눈치를 보며 마스크를 착용하고 싶어도 착용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 교육감은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냐며 떳떳한 행동을 보인다. “이 시기에 거의 모든 사람이 마스크를 써야 하는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라는 초등생도 이해하지 못하는 답변을 늘어놓으며 국민의 분노를 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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