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 52곳 공격” 경고
로하니 “미, 이란 민항기 격추”
韓 파병·원유수급 등 파장 일어
[천지일보=이솜 기자] 미국이 지난 3일 이라크에서 거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을 암살한 이후 미국과 이란 간 전운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과 이란은 솔레이마니 사망을 계기로 과거 양국 간 충돌했던 일들을 되새기며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6일(현지시간) AP통신과 이란 국영방송 등 외신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일 솔레이마니 사후 보복을 다짐하고 있는 이란을 향해 이란이 미국 시설들을 타격할 경우 미국은 신속하고 강력하게 이란 목표물들 52곳을 겨냥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서 “미국은 이미 이란과 이란 문화에 매우 중요한 52곳의 목표물들을 선정해 놨다”며 “이란이 미국을 공격한다면 매우 신속하고 강력하게 이들에 대한 공격이 가해질 것이고 미국은 더 이상 위협받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목표물 52곳에 대해 1979년 이란 혁명 이후 테헤란 주재 미 대사관 외교관 직원 52명이 400여일간 인질로 붙잡혀 있던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하산 로하니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 대사관 인질 사건을 언급한 것에 대응하며 1988년 미 해군이 오인 사격해 이란 민간항공을 격추하면서 어린이를 포함한 290명이 숨진 사건으로 응수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숫자 52를 언급하는 사람들은 290이라는 숫자도 기억해야 한다”며 “절대 이란을 위협하지 말라”고 맞대응했다. 이란 국영방송과 워싱턴포스트(WP) 등은 290 숫자가 1988년 7월 이란 영공 호르무즈해협 상공에서 미국 해군 이지스함 빈센스함이 미사일을 발사해 이란항공 655편 승무원과 승객(어린이 60여명 포함) 등 290명의 사망자를 낸 사건을 뜻한다고 전했다. 미국은 잘못이 없다고 주장했고, 이란 유가족들은 1989년 미국을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제소했다. 결국 1996년 양국 정부는 합의하면서 소송은 취하됐다. 미국은 격추사건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다만 유감을 표하며 6180만 달러를 위자료로 지불했다.
양측의 앙금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미국과 이란 간 긴장고조로 한국을 비롯해 미국의 동맹국들은 호르무즈 해협 파병 문제와 이란 지역 원유 수급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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