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1일 새벽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주최로 ‘전국 연합 2020년 송구영신 예배’가 열리고 있다. ⓒ천지일보 2020.1.1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1일 새벽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주최로 ‘전국 연합 2020년 송구영신 예배’가 열리고 있다. ⓒ천지일보 2020.1.1

1일 광화문광장 송구영신 예배서 총선 겨냥 발언 

전광훈 “한국, 기독당 없어 빨갱이 득세” 또 막말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창당한 기독자유당이 올해 21대 총선을 앞두고 국회 입성에 대한 유리한 조건을 과시하며 자신을 드러냈다.

기독자유당 고영일 대표는 1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전 목사의 주도로 열린 ‘전국 연합 2020년 송구영신 예배’에 참석해 “300만 교인들의 표를 얻어 원내 교섭단체 20석을 확보해 국회 내 주사파들을 없애버리겠다”는 등 총선을 겨냥한 발언을 쏟아냈다. 

고 대표는 “기독자유당 올해 여의도 입성합니까?”라는 전 목사의 질문에 “당연하다”면서 “기독교인 표만 996만 7000에 달하기 때문에 이중 3분의 1만 투표해주셔도 원내 교섭단체의 20석을 얻을 수 있다”며 호기로운 모습을 보였다.

고 대표는 히브리서 11장 16절 말씀을 인용해 “단순히 이 땅의 본향이 아닌, 더 나은 본향, 하늘의 본향을 생각하고 (표를) 찍으시면 하늘에 큰 성이 예비된다”며 “(교인들이) 하늘의 본향을 생각하고 표를 찍게 되면 대한민국을 살리고 ‘예수한국 복음통일’을 이룰 수 있다. 하늘의 본향을 생각하고 표를 찍는다면 반드시 이뤄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1일 새벽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전국 연합 2020년 송구영신 예배’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1.1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1일 새벽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전국 연합 2020년 송구영신 예배’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1.1

아울러 전 목사는 미국, 독일 등 해외의 사례를 들며 대한민국에도 기독당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가 기독당이 없어 빨갱이들이 득세하게 됐다”며 기독자유당이 원내 교섭단체가 되면 “‘빨갱이’를 다 없앨 수 있겠다”고 했다.

이에 고 대표 역시 “(기독자유당이 국회에 입성하면)주사파가 완전히 사라지게 될 것”이라며 “주사파가 뭘 할지 저희는 다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독자유당은 우파의 모든 가치의 핵심을 지닌 정당이며 예수 정당”이라며 “때문에 어떤 전쟁도 영적으로 바라보고 나가서 좌파를 완전히 끝장낼 수 있다”고 했다.

기독자유당의 국회 입성은 전 목사의 오랜 숙원이기도 하다. 전 목사는 이를 위해 일찌감치 ‘전국 253개 지역연합회’를 만들어 선거운동을 본격화했다. 전국에 있는 목사들을 동원해 선거구마다 지역장을 세우고 있다. 여기에 평신도, 어머니 기도회, 유튜브방송 청년 등을 조직하며 점차 세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뿐 아니라 매 집회에서는 “극우 통합”을 외치며 극우 세력이 뭉쳐야 한다는 주장을 펼친다. 산발적으로 흩어진 태극기부대를 흡수해 정치권에 뛰어들겠다는 야심찬 계획인 것이다.

이 같은 전 목사의 행보에는 전국적인 조직을 구축해 기독교정당 자체적으로 국회의원을 만들거나 보수 정당에 힘을 보태 그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목적이 고스란히 보인다.

특히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도입되는 21대 총선에선 3%를 넘기면 1석이 아니라 3~5석 가량 국회의원을 확보할 수 있다. 하지만 기독자유당은 그간 늘 3%의 장벽을 넘지 못했다. 지난 18대 총선에서 기독자유당의 지지율은 2.59% 그쳤고, 19대 총선에선 1.2%, 20대 총선에선 2.6% 지지를 받았다.

지난 18일 한기총은 롯데호텔 라세느 회의실에서 제30-4차 임원회를 열고 기독자유당과의 업무협약을 진행하고 있다. (출처: 한기총 홈페이지) ⓒ천지일보 2019.3.20
한기총이 지난해 3월 20일 롯데호텔 라세느 회의실에서 제30-4차 임원회를 열고 기독자유당과의 업무협약을 진행하고 있다. (출처: 한기총 홈페이지)

무엇보다 다수의 개신교인들이 전 목사의 주장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고 있고, 목사의 정치개입에 싸늘한 시선을 보내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기독자유당의 국회 입성이 실현 가능성이 없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종교인들의 정당 결성, 국회 입성 등 정치적 행보와 관련한 우려의 목소리는 점점 커지고 있다.

송기춘 전북대 법학전문대 교수는 최근 ‘종교인의 정치 개입의 한계와 정치적 표현의 헌법적 통제 가능성’을 주제로 열린 한 토론회에서 “자신들의 종교적 비전을 실현하고자 만든 정당은 종교와 매우 긴밀한 관계를 맺고, 극단적인 경우 민주적 운영을 불가능하게 한다”며 “종교와 정치가 결합해 권력화 할 경우 이것이 다른 종교와 갈등을 일으켜 사회적 불안의 원인이 될 수 있다”며 “이 경우는 정교분리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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