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내란선동과 집시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12일 서울 종로구 종로경찰서에서 조사를 마친 뒤 지지자들에게 둘러싸여 귀가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2.12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내란선동과 집시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12일 서울 종로구 종로경찰서에서 조사를 마친 뒤 지지자들에게 둘러싸여 귀가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2.12

100년 전 3.1운동 주도한 종교계, 지금은 제각각

사회법‧교회법 어겨 두들겨 맞은 유명 목회자들

탄핵사태 맞고 분열됐던 태고종, 봉합수순으로

[천지일보=강수경 이지솔 임혜지 기자] 천지일보는 다사다난했던 2019년을 돌아보며 올 한해 종교계를 뜨겁게 달궜던 이슈 5가지를 뽑아봤다. 근래 소식으로는 연말 종교계와 사회를 뒤흔든 한기총과 신천지의 대비된 행보가 이목을 끌었다. 연초에는 종교계가 3.1운동을 재조명하며 각종 활동을 해 의미가 남달랐다. 또 종교계를 넘어 국민들에게까지 구설수에 오른 명성교회와 사랑의교회, 총신대 등 각종 이슈가 넘쳤다.

[천지일보=정다준 기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총괄하는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가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문재인퇴진국민대회’를 열고 있는 가운데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2.28
[천지일보=정다준 기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총괄하는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가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문재인퇴진국민대회’를 열고 있는 가운데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2.28

1. 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 정교유착에 막말까지

올해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의 행보는 교계 안팎에서 가장 큰 화두였다. 그는 올해 문재인 대통령을 주사파로 규정하고 하야를 요구하는 시국선언문을 발표함과 동시에 정치 전면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급기야 그는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라는 단체를 만들어 매주 토요일 문 대통령 하야 집회를 주도했다. 제1야당 대표이자 유력한 대권후보인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회동하는 등 관계를 맺으며 지지 세력을 넓혀갔다. 교계 안팎에서는 전 목사의 행보가 정교분리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특히 올해 전 목사는 막말로 숱한 논란을 낳았다. 이 중에서도 “하나님도 까불면 나한테 죽는다”는 그의 발언은 “신성모독” “사이비 교주” “과대망상의 극치” 등 기독교계로부터 수많은 비난을 받으며 외면 받았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10일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예수교회) 시온기독교선교센터 110기 수료식이 진행되고 있다. 신천지예수교회에 따르면 수료 인원은 총 10만 3764명으로, 1년여 만에 10만 수료식을 열었다. 장소 사정상 현장 참석은 6만여명, 지방 및 해외는 생중계로 동시 수료했다. ⓒ천지일보 2019.11.10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10일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예수교회) 시온기독교선교센터 110기 수료식이 진행되고 있다. 신천지예수교회에 따르면 수료 인원은 총 10만 3764명으로, 1년여 만에 10만 수료식을 열었다. 장소 사정상 현장 참석은 6만여명, 지방 및 해외는 생중계로 동시 수료했다. ⓒ천지일보 2019.11.10

2. 신천지 사상 최대 ‘십만 수료식’

유독 기득권 종교계로부터 경계와 배척을 받았던 신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예수교회)은 10여개월만에 시온기독교선교센터 수료생 10만명을 배출하는 기염을 토했다. 연간 수만명의 교인이 교단을 등지는 한국교회와는 판이하게 다른 현상으로 이미 종교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창세기부터 계시록까지 성경 전반에 걸친 시온기독교선교센터 교육 과정은 초·중·고급으로 6~7개월간 진행되고, 각 과정마다 시험이 있으며 모든 과정을 마친 후 수료시험을 통과한 후에야 수료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수료생이 갖는 의미가 남다르다.

신천지예수교회는 이 수료생들만 정식으로 입교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단순한 교인 수 증가가 아닌 ‘말씀으로 거듭난 신앙인 창조’에 목적을 둔 신천지교회의 입교 원칙이다. 이처럼 어려운 과정을 거쳐서 수료한 수료생이 10개월만에 10만명이 배출됐다는 사실 자체가 한국종교계에서는 이 같은 사례가 전무하다.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한국 7대 종단 협의체인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가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3.1운동 100주년 세계종교인 평화기도회 환영만찬’을 열고 있다. ⓒ천지일보 2019.2.18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한국 7대 종단 협의체인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가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3.1운동 100주년 세계종교인 평화기도회 환영만찬’을 열고 있다. ⓒ천지일보 2019.2.18

3. 종교계 주도 3.1절 100주년 기념

올해는 3.1운동 100주년을 맞는 뜻 깊은 해였다. 특히 3.1운동은 일제강점기 해방을 위해 종교계가 주도해 나서 목숨을 걸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 때문에 종교계는 100년 전 종파를 초월해 하나가 됐던 3.1정신을 기리겠다며 학술대회, 강연회 등 그 어느 때보다 다채로운 행사들을 기획, 진행했다. 특히 3.1운동 100주년 당일, 전국 교회, 성당, 사찰 등 종교시설에서는 각종 퍼포먼스가 진행됐다.

천도교는 100년 전 천도교를 중심으로 종교계가 손잡고 3.1운동의 도화선이 됐던 것처럼 올해도 7대 종단을 모아 독립선언서를 낭독함으로 그 정신을 구현하고자 했다. 그러나 이 행사에선 종단을 대표하는 지도자들의 참여는 찾아볼 수 없어 아쉬움을 남겼다.

반면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는 이날 현 정권에 반기를 드는 ‘문재인 탄핵 3.1절 국민대회’를 개최했다. 이 집회에선 3.1절을 기념하는 발언보다 문재인 대통령을 비난하는 막말과 폭언이 쏟아졌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장로회신학대학교(장신대) 신학생들이 명성교회 세습 재판이 열리는 5일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 앞에서 ‘목회세습은 성직매매입니다! 기자회견’을 열고 피켓을 들고 있다. ⓒ천지일보 2019.8.5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장로회신학대학교(장신대) 신학생들이 명성교회 세습 재판이 열리는 5일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 앞에서 ‘목회세습은 성직매매입니다! 기자회견’을 열고 피켓을 들고 있다. ⓒ천지일보 2019.8.5

4. 법 위에 군림하는 목사들

올해 유독 교회법 혹은 사회법에 심판을 받는 유명 목회자들이 눈길을 끌었다.

먼저 김삼환-김하나 부자(父子) 목사의 명성교회 세습은 지난 8월 초 소속 교단의 심판을 받았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교단 재판국은 교단헌법을 위반했다며 무효라고 선언했다. 그러나 교단 총회는 9월 정기총회에서 명성교회의 세습을 인정하는 수습안을 의결하면서 부자세습을 사후 승인한 꼴이 됐다.

특혜로 비쳐진 공공도로 점용 논란에 휩싸이며 소송공방을 벌인 사랑의교회 역시 대법원이 9년 만에 사랑의교회의 도로점용 허가처분 취소를 확정하는 판결을 내렸지만, 원상복구 움직임 없이 또다시 허용 요구하고 있어 사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

총신대 김영우 전 총장은 부정청탁성 자금 2000만원을 건넨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았다. 항소에 상고를 거듭했지만 법원은 유죄를 판결했다. 김 전 총장은 신학대학인 총신대에 용역을 동원하는 등 파란을 일으켰다.

저명한 목회자들이 교회법과 사회법에서 판단을 받으면서 올한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한국불교태고종 총무원장 호명스님 집행부가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사간동 총무원 앞에서 건물 내부에 있는 전임 총무원장 편백운스님 측에 강제 진입 계획을 알린 뒤 출입문을 뜯고 건물 안으로 들어가고 있다. ⓒ천지일보 2019.12.19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한국불교태고종 총무원장 호명스님 집행부가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사간동 총무원 앞에서 건물 내부에 있는 전임 총무원장 편백운스님 측에 강제 진입 계획을 알린 뒤 출입문을 뜯고 건물 안으로 들어가고 있다. ⓒ천지일보 2019.12.19

5. ‘한 지붕 두 가족’ 봉합수순 밟는 태고종

작년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설정스님에 이어 올 초 한국 불교계에서는 두 번째 탄핵이 발생했다. 제26대 총무원장 편백운스님이 지난 3월 회계부정과 문서 위조 등으로 국회격인 중앙종회와 원로회의로 부터 파면을 당했다.

종단은 호명스님을 제27대 총무원장으로 새로 선출했다. 그러나 편백운스님은 총무원장 불신임안을 원천무효라고 주장하며 총무원 청사를 비워주지 않아 호명스님 집행부와 총무원장 자리를 놓고 대립각을 세웠다.

1종단 2총무원장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종도들의 불편과 혼란이 가중되자 두 집행부는 종단을 화합할 수 있는 국회의장격인 중앙종회의원을 각각 선출했다. 그러던 도중 지난 19일 종무행정 방해를 금지한 법원 가처분 결정이 나면서 편백운스님은 호명스님과 대화 끝에 자진 퇴거하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태고종의 내분 사태는 9개월 만에 일단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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