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성 전 울산시장 비서실장이 8일 검찰조사를 앞두고 서울중앙지검 1층 현관에서 취재진에 질문에 답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박기성 전 울산시장 비서실장이 8일 검찰조사를 앞두고 서울중앙지검 1층 현관에서 취재진에 질문에 답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첩보 생산·이첩 후 경찰 수사 과정 파악

檢, 송병기 압수수색에 추가 소환조사도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청와대 하명 수사 의혹’ 사건을 수사하는 검찰이 김기현 전(前) 울산시장 주변 비리 의혹의 핵심 인물로 지목돼 경찰 수사를 받았던 박기성 전 울산시장 비서실장을 이틀 연속으로 조사했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김태은 부장검사)는 정오께 출석한 박 전 실장을 상대로 오후 5시까지 약 5시간가량 조사했다.

이날 검찰은 박 전 실장에게 황운하 대전지방경찰청장(전 울산경찰청장)을 고발하게 된 경위와 지난해 김 전 시장을 둘러싼 경찰 수사가 이뤄졌을 당시의 상황을 집중적으로 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천지일보
검찰. ⓒ천지일보

조사실로 들어가기 전 검찰청사 현관에서 기자들을 만난 박 전 실장은 “황운하 대전지방경찰청장을 고발한 고발인으로서 조사를 받으러 온 것”이라며 “알고 있는 내용에 대해 충실히 답변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과거 경찰은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의 진술을 받으면서 조서에 적절한 이유 없이 가명을 사용했었다. 누군가의 지시를 받은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며 “이제는 황운하 청장이 답변을 내놔야 할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자신과 관련한 의혹이 이미 지역 언론을 통해 잘 알려진 ‘일반화된 내용’이었다는 송 부시장의 주장에 대해선 “내 사건과 관련한 단 하나의 언론 보도도 없었는데 울산사람들이 다 알고 있었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반박했다.

앞서 박 전 실장은 전날 밤 9시께도 약 3시간가량 검찰의 조사를 받았다. 그는 당시 조사에서 황 청장을 고발한 배경과 더불어 경찰 조서에 익명으로 박 전 실장에 대한 비리의혹 관련 진술을 남긴 인물이 송 부시장임을 파악한 경위 등에 대해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실장은 지난 2017년 울산의 아파트 건설공사 관련 특정 레미콘 업체와 유착했다는 의혹으로 울산경찰청 수사를 받았다. 경찰은 지난해 울산시청 비서실 등을 압수수색하고 조사해 박씨를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 하지만 검찰은 지난 3월 무혐의 처분했다. 이 과정에서 지난해 6.13 지방선거에서 김 전 시장은 낙선했고, 송철호 현 울산시장이 당선됐다.

당시 울산경찰청은 청와대가 경찰청에 전달한 첩보를 바탕으로 수사를 벌였다. 최근 이 첩보는 송병기 부시장이 2017년 10월께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문모 행정관에게 제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행정관은 관련 제보를 요약·정리해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에게 보고했고, 박형철 반부패비서관을 통해 경찰청에 하달된 것으로 전해졌다.

입장 표명하는 송병기 울산 부시장(울산=연합뉴스)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이 5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김기현 전 울산시장 측근 비리 제보와 관련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송 부시장은 청와대에 최초로 김 전 시장 측근 비리 의혹을 제보한 인물로 알려졌다.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이 5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김기현 전 울산시장 측근 비리 제보와 관련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송 부시장은 청와대에 최초로 김 전 시장 측근 비리 의혹을 제보한 인물로 알려졌다. (출처: 연합뉴스)

검찰은 송 부시장이 자신의 첩보로 시작된 수사에서 참고인으로 나섰던 점과 더불어 경찰이 진술 조서에서 익명을 사용해 송 부시장의 신원을 가렸던 점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검찰은 당시 경찰 수사가 정치적 의도 속에서 진행된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때문에 이미 조사를 받은 송 부시장도 추가 소환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송 부시장이 김 전 시장 측 비리 의혹을 제보한 핵심 인물이고 청와대와 관련돼 있는 만큼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추가 조사 가능성이 있다.

앞서 검찰은 지난 6일과 7일 연속으로 송 부시장을 불러 조사했다. 6일에는 울산시청 집무실과 자택 등에 대한 압수수색도 진행했다.

지난해 6.13 지방선거를 전후해 김 전 시장 주변의 비위 의혹 수사를 담당했던 울산청 소속 경찰 10명에 대해서도 검찰은 소환을 통보했다. 검찰은 최근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할 것을 통지했지만 해당 경찰관들 중 소환에 응해 조사를 받은 사람은 아직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김 전 시장 주변 비리의혹 수사를 진두지휘했던 황운하 청장과 비리 첩보 이첩에 관여한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 등의 소환을 검토하고 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이정섭 부장검사)는 이날 유재수(55)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개인비리와 감찰무마 의혹 수사와 관련해 오전 청와대 압수수색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4일 오후 청와대 전경의 모습.ⓒ천지일보 2019.12.4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이정섭 부장검사)는 이날 유재수(55)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개인비리와 감찰무마 의혹 수사와 관련해 오전 청와대 압수수색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4일 오후 청와대 전경의 모습.ⓒ천지일보 2019.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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