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한국기독교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3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린 청와대 진입 발대식에서 규탄 발언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8.31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한국기독교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3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린 청와대 진입 발대식에서 규탄 발언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8.31

전광훈 목사, 네차례 경찰 소환에 불응… 경찰, 구속 카드 꺼낼까

범투본 사무실 확보 자료… 구속영장 신청 여부 관건될 듯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최근 ‘극우계의 아이콘’으로 떠오르고 있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를 향한 고발이 교계 안팎에서 줄줄이 이어지고 있다. 이 가운데 경찰은 전 목사가 총괄대표로 있는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단행하는 등 본격적으로 압박에 나섰다.

일각에선 경찰이 조만간 전 목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는 상황. 최근 한기총 직무대행까지 검찰에 넘겨진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기총 위기론’까지 떠오르고 있는 등 한기총이 벼랑 끝에 선 모양새다.

지난 1일 경찰에 따르면 종로경찰서는 앞서 네 차례 소환 통보에 불응한 전 목사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을 검토하고 있다.

전 목사는 더불어민주당 김한정 의원 등으로부터 내란선동 혐의로 고발된 상태다. 이뿐 아니라 광화문 집회에서 헌금을 걷은 일과 관련해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 위반(기부금품법 위반)으로도 고발됐다.

경찰은 전 목사에 대해 이미 네 차례의 소환 통보를 했지만 전 목사는 “문재인 대통령을 먼저 조사하기 전까지 출석하지 않겠다”며 불응해왔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교보빌딩 앞에서 열린 ‘문재인 하야 광화문 100만 투쟁대회’에서 박수치고 있다. 전 목사는 보수 성향 단체 및 인사들로 구성된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투쟁본부)에서 총괄 대표를 맡았다. ⓒ천지일보 2019.10.3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교보빌딩 앞에서 열린 ‘문재인 하야 광화문 100만 투쟁대회’에서 박수치고 있다. 전 목사는 보수 성향 단체 및 인사들로 구성된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투쟁본부)에서 총괄 대표를 맡았다. ⓒ천지일보 2019.10.3

통상 경찰은 피고발자가 소환에 세 차례 이상 불응할 경우 강제수사로 전환하기 위해 구속영장을 신청한다. 일례로 국회 패스트트랙 처리 과정 중 폭력사태로 고발된 국회의원들의 경우 대부분 3차 소환 통보까지 받은 상태였다가 지난 9월 검찰로 사건이 넘어갔다. 그때도 경찰은 3차 소환 통보까지 거부하면 절차대로 구속영장을 신청할지를 고민했었다.

하지만 전 목사의 경우, 이미 네 차례나 소환에 불응한 상황이다. 따라서 경찰이 다섯 차례씩이나 소환을 요청할지는 미지수라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특히 이번에 경찰이 범투본 사무실 1곳에서 PC 저장자료 등 관련 자료를 확보한 것은 향후 구속영장 신청을 할 경우 뒷받침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경찰은 전 목사 측근 인사의 휴대전화도 압수수색해 불법집회를 주도한 정황 등을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개신교계에선 전 목사의 구속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개신교 시민단체 평화나무는 지난 28일 서울 종로구 종로경찰서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 목사의 구속수사를 촉구했다. 이들은 “작년 말부터 이어져 온 전광훈씨의 막말과 행동들이 그냥 웃고 넘길 일이 아니라고 판단했다”며 전 목사가 ‘청와대 진격 투쟁’을 통해 실제로 ‘내란 선동’을 부추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최근 전 목사의 직무대행까지 검찰에 넘겨진 것으로 알려지며 일각에선 ‘한기총의 위기론’까지 나오고 있다.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조사위원회 위원장인 이병순 목사(가운데) 등 한기총 조사위원회가 29일 서울 종로구 혜화경찰서 앞에서 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의 횡령 등 의혹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7.29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조사위원회 위원장인 이병순 목사(가운데) 등 한기총 조사위원회가 29일 서울 종로구 혜화경찰서 앞에서 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의 횡령 등 의혹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7.29

3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 혜화경찰서는 지난달 업무상횡령 혐의로 현 한기총 대표회장 직무대행 박중선 목사 등 전·현직 임직원 5명을 일부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앞서 올해 초 한기총 전 조사위원회(조사위)는 이들이 재난 성금 및 후원금 등 2억 9900여만원을 가로챘다며 검찰에 고발했다. 지난 5월부터 수사에 나선 경찰은 고발된 이들이 이중 일부 사안에 업무상횡령 혐의가 있다고 판단했다. 

특히 박 목사는 전 목사가 대표회장으로 선출된 이후 한기총 공동회장으로 임명된 인물로 전 목사의 최측근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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