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호익 동북아공동체ICT포럼회장/한국디지털융합진흥원장 

 

대한민국 경제의 핵심 산업인 전자산업이 올해로 60주년을 맞았다. 전자산업은 그간 세계 역사상 유례없는 성장을 거듭하면서 국가의 경제발전을 견인해 왔다. 선진국보다 뒤늦게 출발한 우리 전자산업이 글로벌 최고 수준의 전자강국으로 성장한 것은 모든 전자산업인의 헌신과 노력의 결과이다.

1959년은 금성사(현 LG전자)가 처음으로 만든 국산 라디오가 나온 해다. 전자제품이라고는 외국산 라디오와 미제TV가 전부이고 부품 하나 만들지 못하는 시절에 자체 라디오 생산은 기적에 가까웠다. 라디오 생산을 계기로 정부도 1969년도 ‘전자공업진흥법’을 제정하면서 전자산업 발전에 힘을 모았다.

라디오 국산화 10년 후인 1969년에 처음으로 제1회 박람회가 열렸다. 이 행사에는 금성사 등 83개 업체가 참가해 흑백 TV와 라디오, 스피커·콘덴서 등을 전시했으며 10만명이 넘는 관람객이 방문했다. 올해 전자산업 60주년을 맞이하여 코엑스 전시장에서 제50회 ‘한국전자산업대전’이 19.10.8(화)∼11(금)까지 열린다. 총 1900개 부스, 750개 업체가 참여한다. 전자산업 60주년 역사를 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고 AI, IoT, VR·AR,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최신 제품과 기술도 선보인다.

우리나라 전자산업은 60년 동안 성장하면서 세계 최고의 ‘IT 강국’ 만들었다. TV와 냉장고·세탁기 등 생활가전은 물론 반도체·휴대폰 등 주요 전자제품이 세계 최고 경쟁력을 갖추면서 ‘한강의 기적’을 만드는데 크게 기여했다. 1980년대까지는 중화학공업, 건설업 등에 이어 1990년대 이후는 전자산업이 우리의 경제성장을 주도한 것이다.

우리나라 전자산업은 연평균 10%가 넘는 고속 성장하면서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의 30%차지했으며 성장 기여율은 30.8%에 달했다. 전자 산업은 국내 생산과 고용 비중에서도 1위다. 1960년대 국민소득 60달러에 불과하던 대한민국을 3만달러,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으로 이끈 일등 공신이다.

수출 중심 산업 구조인 우리나라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절대적이다. 1977년 10억달러를 기록한 전자 산업 수출은 1987년 100억달러를 넘어섰고, 고속 성장을 이어가며 지난해에는 2204억달러 규모로 성장했다. 전자산업은 지난해 우리나라 총 수출의 36%를 기록했으며 무역흑자의 70%, 차지했다. 1988년 이후 30년 이상 국내 산업 가운데 수출 1위이며 현재는 스마트폰, TV, 반도체 등 고부가 가치 핵심 품목에서도 세계 1위를 점유하며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전자산업은 가전으로 시작해 TV, 다시 반도체와 스마트폰 등으로 세대교체를 이루면서 최고로 성장했지만 이제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 스마트폰과 반도체 이후에 성장 바통을 이을 제품이나 기술이 잘 보이지 않는다. 전자 산업이 국가대표 산업으로서 경제성장을 이끌며 지속 성장하려면 더 늦기 전에 전자산업의 미래를 고민하고 미리 대비해야 한다. 기술 발전 속도가 빠르고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 한순간도 방심할 수 없다.

전자산업 60주년을 맞이해 정부와 전자업계가 힘을 모아 ‘흔들림 없는 전자강국’으로 거듭나야 한다. 일본의 전자 핵심소재 수출규제, 중국의 추격 등으로 어려운 시기에 전자산업 60주년을 계기로 전자업계가 자발적인 상생협력 방안 마련 및 대·중소 동반성장 협약체결을 체결한 것은 매우 뜻 깊고 다행한 일이다. 전자산업은 명실상부 국가대표 산업이다. 정부와 업계는 힘을 모아 ‘전자산업과 다른 산업과의 융합’ ‘소재·부품·장비의 기술 혁신과 국산화’ ‘산업 생태계 육성’을 통해 한국의 미래 산업으로 지속 성장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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